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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4월인가여객선 침몰로 스러져간 젊은 넋들을 추모하며

어제는 바람도 불지 않는데
종로 거리의 벚꽃들이 일제히 눈 되어 흩어지는 것이었다.
그 모양이 하도 아름다워
가는 길 멈추고 연신 스마트폰을 눌러댔건만.

그건 아름다움이 아닌
벚나무의 슬픈 장례식이었구나.
가슴 저린 봄의 고별식이었구나.

왜 하필 4월인가

이제 올 연둣빛 산천일랑 어찌하라고
눈부신 대지일랑 어찌하라고
모두 다 팽개치고 그렇게 한꺼번에 가버린 것이냐

고장 난 기관차처럼 민주주의를 위협하던 이승만 독재에 맞서
“물러가라” 들고일어났던 십대의 젊음들이 총칼에 스러져간 것도
지금처럼 벚꽃이 꽃눈으로 날리던 4월이었을 터,
고향 땅 제주에서 하루아침에 빨갱이 폭도가 되어 억울하게 죽어갔던

그때도 노란 유채가 물결치던 4월이었을 터.

왜 하필 4월인가

개나리, 진달래, 벚꽃, 복사꽃 눈부시게 만발하는 시절에
까닭모를 슬픔이 복받치는 이유가.
유난히 화려한 봄날 뜻하지 않게 사랑을 떠나보낸 이들이 많은 이 땅에,
그토록 노랗고 붉은 봄꽃이 흐드러지는 이유가.

4월의 아침 한 많은 진도 앞바다에 산화한 젊은 넋들,
부디 반도 지천에 진달래로, 산벚으로, 목련으로, 민들레로 피어날지어이.
오랜 고질병을 앓는 분단조국 산하를 고이 덮을지어이.
나뉘었던 모든 것들 하나로 이을지어이.

   
▲ 탑승자 462명을 태운 채 4월 16일 오전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하고 있는 여객선 세월호

김동환  bamby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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