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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덴선언, 북한에 진정성 보여줄 조치 못담았다"경실련 통일협회 주최 '드레스덴선언 이후 남북관계와 대북정책의 방향' 열린좌담회에서 전문가들 비판 쏟아져

“잘 사는 우리 집 옆에 정말 못 사는 이웃이 있다. 보아하니 깡마른 얼굴에 행색까지 초라하다. 그래서 ‘이러다 애들 죽이겠다. 내가 좀 도와줄게’라고 그 부모에게 말하면, 그 부모가 선뜻 그 자식들을 내게 맡기겠는가. 제대로 된 부모라면, 자존심 상해 그 제안을 받지 않을 거다.”

15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경실련 통일협회(이사장 이종수) 주최 좌담회에서 패널로 참석한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은 이산가족 상봉,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 주민간 동질성 회복 등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선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전 연구원장은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뿐 아니라 청와대에 있는 사람들의 대북인식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 15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경실련 통일협회 주최로 열린 '드레스덴선언 이후 남북관계와 대북정책의 방향' 열린 좌담회 모습 ⓒ유코리아뉴스 최승대 기자

‘드레스덴선언 이후 남북관계와 대북정책의 방향’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좌담회에서는 지난 3월 28일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과 관련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서보혁(서울대통일평화연구원 교수) 경실련 통일협회 정책위원장은 드레스덴 선언에 북한 당국과의 대화제안과 비핵화 문제가 빠져 있음을 지적하면서, “투 트랙으로 해석해도 되는지, 비핵화가 전제된 건지, 북한만이 아닌 다른 국가를 고려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발표자로 나선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드레스덴 제안이 나름대로 고민의 흔적을 담았으나 결국 북한은 격렬하게 거부했다”면서 북한의 거부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 정부에 대해 불신의 골이 매우 깊은 상태 ▶현재 한미 군사 연합훈련에 대해 맞대응의 무력시위 상태 ▶남북 당국간 기대의 우선순위 격차가 상당히 크다는 점.

이어 발표한 이상만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가 예상한 대로 흡수통일에 대한 북한의 알레르기적 반응이 나왔다”면서 "이번 드레스덴선언에는 북한에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조치가 전혀 담기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드레스덴 선언에 5.24 조치가 언급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청중 발언에 참여한 최요식 금강산기업협의회 회장은 “이산가족 정례화만 포함됐을 뿐, 5.24 조치에 대해선 전혀 언급이 없었고, 금강산 재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면서 “현재 남북관계는 빵점이고, 이런 상황에서 드레스덴이 아닌 평양에서 이 선언을 했다 하더라도 효과가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유코리아뉴스
   
▲ 이상만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유코리아뉴스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 역시 5.24 조치 해제에 대한 언급이 포함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정상회담, 고위급 회담 등 남북 대화를 요구할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접근 또한 필요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드레스덴선언에 대해 “실천성을 담보하지 않은 단순 과시용이었고, 남북관계 개선과 당면한 난국 돌파를 위한 진정성을 담지 못했다. 그 결과로 나타난 북한의 거부반응이었고, 이에 따라 대통령의 선언이 여지없이 빛이 바랜 건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평했다.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서도 김 회장은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북한의 핵문제가 문제인 것은 사실이나 북한이 왜 핵을 가지려고 하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며, 이를 돌파할 수 있는 국정권자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대통령의 획기적이면서도 적극적인 리더십을 강조한 것이다.

서주석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대통령 제안이었음에도 아직까지 후속조치가 없는 상황”이라며 “드레스덴선언에 대해 북한이 부정적 태도를 보인다 하더라도 이미 제안된 이 방안에 대해 후속조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 책임연구위원은 이어 “4월 위기가 일단 넘어가면, 대통령 연설에 대해 남북고위급 접촉을 재개해야 한다. 그래서 그 배경과 의미, 북한 입장을 함께 듣고 후속조치를 검토해 나가는 진화적 대북정책을 지속 추진해 나가야한다”고 밝혔다.

서 책임연구위원은 또 오는 18일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종료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최단시간 내 미사일 발사에서 실험 수순으로 가기는 힘든 상황이다. 최근 김정은 체제의 돌발적 태도에 비추어 볼 때, 오바마 대통령 방한이 예정된 주말 즈음에 일정한 무력시위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무인기 사건’과 관련해 서 책임연구위원은 “국내 불안감이 고조돼 있다. 하지만 현재 군사위협 수준이나 북한 국방위의 검열 주장으로 미루어 볼 때, 당장 고강도 위협이 발생할 가능성은 미흡하다”고 밝혔다.

성상현 기자  jacksung8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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