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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요청하는 투 트랙 전략평통기연 평화칼럼

남북관계에서는 한 끝 차이로 개선으로 가지 못하고 악화로 치닫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북한이 경제 보상을 조건으로 하지 않고도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응해주었을 때 북한이 달라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 적이 있다. 북한 측에서 보면 큰맘 먹고 응해준 것 같지만 남한을 감동시키려면 적어도 두세 번은 조건 없이 이산가족 상봉에 응해주었어야 했다.
 
그러나 북한이 보여줄 수 있는 아량은 딱 한 번이었다. 그후 남북관계는 급속히 냉각되어 지금은 치열한 대결국면이 진행중이다. 북한은 인도적인 조치와 정치군사적인 대결을 분리하여 한·미와 정치·군사적으로는 대결하면서도, 남한과 인도적인 교류협력은 지속하는 것을 배우지 못한 것 같다. 정치·군사적인 갈등이 고조되면 예외 없이 인도적인 교류협력도 중단시켜왔다.
 
대만과 중국의 관계에서는 투 트랙 정책이 잘 작동되는 것이 관측되지만 한반도에서 이 투 트랙 전략은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어떠한 선행조건 없이도 즉각 개시하여 지속할 수 있는 교류협력은 무엇인지를 남과 북은 상의해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정해진 항목은 한반도에 전면전이 발발하지 않는 한 정세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현재 한반도에서는 개성공단이 유일하게 전면전이 발발하기 전에는 중단되지 않을 것 같은 협력 사업이다. 그런 개성공단이 있다는 게 다행스럽지만 반대로 개성공단 외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풀어내려고 4차 핵실험을 한다면 관계가 풀어지기는커녕 더욱 악화될 것이 자명하다.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풀어내려는 의지가 약한 상태에서 미국에 집착하는 것도 남북관계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인다. 북한이 크든 작든 효과를 보려면 남한을 상대로 남한이 중요하게 여기지만 북한은 비용이 적게 드는 사안부터 개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북한은 덜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남한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 중 하나가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이다. 북한이 남한에 대하여 이산가족 상봉에 경제적 대가를 요구함 없이 제도적으로 부응해준다면 그것은 매우 효과적일 것 같다. 정례화된 이산가족 상봉은 다른 영역으로 파급효과를 끼칠 것이 자명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이산가족의 슬픔과 아픔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고 그에 대해서는 북한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인도적 사안과 정치·군사적 사안을 분리하여 대응하라고 북한에게 요구한다면 북한은 남한부터 그렇게 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말하자면 남한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책은 북한을 감동시키기 위한 선행조치를 예정하고 있지 않다. 즉 북한이 변하지 않는 한 앞으로 남은 4년 동안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북한이 투 트랙으로 분리 대응해 온다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작동될 것이다. 필자는 북한에게 투 트랙으로 대응해 달라고 요청하는 바이다.

최은상/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독인연대(평통기연) 사무총장, 뉴코리아미션 대표

최은상  dwarriorcho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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