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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정치학 말고 인류학으로 접근해야 "탈북작가 최진이 북한선교전략학교서 "북한 문학, 여성의 이해" 주제 강의

 북한선교전략학교(학교장 조요셉) 4주차 강의가 지난 29일 물댄동산교회에서 열렸다.

이번 강의는 “북한문학의 이해”와 “북한여성의 이해”라는 주제로 탈북 시인이자 작가인 최진이씨가 맡았다. 남한에 온 지 15년쯤 되어간다는 그녀는 지식에 대한 갈급함으로 북한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주는 계간지 <임진강>을 세상에 내놓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북한선교전략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탈북 작가 최진이 씨  ⓒ 유코리아뉴스 최승대 기자
 
최 작가는 북한사회를 전달하는 사명 가운데 살다 보니, 정작 한국사회를 잘 모르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얼마 전 겪었던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얼마 전에 공항에서 택시를 잡기 위해 기다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나가는 택시마다 설 듯 말 듯하다가 그냥 지나쳐 버리는 거예요. 그러기를 한참 동안이나 반복하다 보니 마음 속으로 탈북인이라 무시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택시를 기다리는 제가 탈북인이라는 것을 택시기사분들이 알턱이 없었죠. 그러다가 겨우 잡은 택시를 타고, 택시기사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왜 손을 흔드는데도 택시들이 안서고 그냥 가는지 모르겠어요.' 택시기사는 '손을 앞으로 내밀고 정지 신호를 하지 않고, 손을 좌우로 그렇게 흔들면 그냥 지나가라는 표시죠.'라고 하더군요."
 
15년 가까이 살아온 남한 사회와 문화를 모르고 있는 자신을 다시금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 그녀는 자신은 탈북인의 옷을 입고 유학을 온 사람이고, 문학적 접근을 통해 북한사회와 한국사회를 이해할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춘 지적 양식과 교육을 탈북인들에게 전달하고자 지금의 작업들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작가는 사회에 대해 “한국사회는 한국사회에 관심 있는 것이 당연하고, 미국사회는 미국사회에 관심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한국사회는 남한사람이 일궈 놓은 것이다. 탈북인들이 남한사회가 자신들에게 관심이 없고, 이해해주지 않는다며 여러 불만을 내놓는 것은 그래서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진이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북한사회는 스스로의 감각이 없다. 사회적 감각을 느껴볼 시간이나 기회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언론이 사회를 정화시켜야 하는데, 북에는 썩었다는 언론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루소나 꽁트에 따르면 이론이 있어야 집단행동이 일어난다고 하는데, 북한은 그러한 지식을 배우거나 공유할 할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에 신념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과거 역사와 사회관련 지식을 차단한 사회에 속해 있었던 탈북민들이 사회, 국가라는 단어 자체의 의미를 모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그녀는 “프라이버시가 사라지면 윤리가 없다. 북한사회는 생활총화 같은 것을 통해 자신과 타인을 비판하면서도 윤리의식은 사라졌다”라고 전하며, 이는 각 개인에게 분노만을 만들어 낼 뿐, 듣기가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또한 많은 탈북인들이 그와 같은 습관 속에 현실을 벗어난 이상에 젖어들어있으며,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남한 언론을 통해 부풀려진 이념적 상황을 늘어놓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남한 사회에 대한 비판도 덧붙였다. “한국 사회는 정밀하지 못한 사회다. 그런 거짓말을 받아주는 남한 사회 역시, 정밀하지 못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북한문학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을 이어갔다. “북한 문학은 공식적으로는 권력에 집중된 수령문학, 환상 문학이다. 하지만 종종 그러한 문학 속에도 많은 고민 속에 녹여낸 깊이 있는 문학도 존재하고 있다."
 
북한여성에 대한 이해부분에서는 “고난의 행군과 7.7조치 이후 장마당 시장경제가 들어서면서 여성의 위치가 가정에서 직장으로 옮겨갔고, 여성들의 자립성이 강화되면서 여성들의 위치가 변해왔다”고 설명하면서, "현재 북한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리설주만 보아도 북한사회에 여성에 대한 역할이 변화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여성의 의식 속에는 지적 능력이 아닌, 몸으로 남성을 정복한다고 생각하는 성향이 있다는 게 그녀의 지적이다. 그러면서 “북한 여성은 남성문제와 자식문제에 대한 관념이 부족하다. 이런 것을 고쳐 자립성, 독립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북한 남성에 대해서는 "관념적 통치 시야에 머물러 있고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진이 작가의 강의를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는 북한선교전략학교 참석자들 ⓒ 유코리아뉴스
 
탈북자의 변화와 관련해서는 “많은 탈북자들이 모이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제대로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사회에서 겪는 어려운 점으로는 “소통의 문제”를 꼽았다. 이는 문화적, 사회가치적 환경에서 형성되는 “경우(境遇)”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성숙하는 만큼, 내가 성숙해진다는 것을 알았다”며 "자신의 성숙을 위해서라도 기대를 두고 소통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 말미에 최 작가는 “'알다'라는 것은 '앓다'라는 것에서 시작된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앓게 되면서 알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이다”라는 점을 참석자들에게 거듭 강조하며, “이런 점에서 통일은 정치학적이 아닌, 인류학적 접근을 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아직까지 통일을 위한 한국의 인류학적 수준이 다른 나라에 비해 뒤쳐져 있음을 안타까워 하기도했다.
 
그녀는 “힘들게 일할 때 삶과 사회가 다가온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통일이라는 또 다른 사회 정체성을 만들어간다는 것은 그 만큼 힘듦이 전제가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리기 위한 정체성을 찾기 위한 통일의 과정은 분명 필요해 보인다. 어쩌면,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금의 수많은 진통들은 보다 성숙한 통일을 위해 발생되는 필연적인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승대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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