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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핵무기 이야기[동화] 통일의 꿈을 키우는 어린이들(3)

5월이다.

온통 산과 들이 초록빛이다.

소풍을 나온 아이들.

선생님과 조촐한 도시락을 싸들고 학교 뒷산으로 소풍을 나왔다.

“선생님, 핵폭탄 무섭지요?”

“암, 무섭다마다.”

“북한이 핵무기 공장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면서요?”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국제핵사찰을 받기로 했다니까.”

“그거 믿어도 될까요?”

“정말 의심이 돼요. 몰래몰래 제일 무서운 핵무기 공장을 더 깊은 땅 속에 감추고 나서 오리발 내밀면 어떻게 알아요?”

“글쎄, 그렇게 의심하기로 하면 끝이 없겠지.”

“왜?”

“중국도, 일본도, 소련도 다 가지고 있거나 가질 준비를 하는데 우리만 가지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어요? 강대국들은 가지고, 약소국은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게 무슨 이유지요? 강대국들은 더 강해져야하고, 약소국들은 더 약해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지 않아요. 북한이 남한을 향해서 절대로 그 핵무기를 쓰지 않는다면 북한이 핵무기를 가져도 좋지 않을까요?”

“음....”

“야, 오늘 같은 날 할 이야기로는 맞지 않는다. 우리 노래나 부르자.”

“그래. 그런 어려운 문제는 대통령이나 국무총리나 국회의원들이 알아서 처리할 일이고.”

“아니야, 아니야. 그렇게만 생각하면 안돼. 우리들도 얼마 뒷면 이 나라의 주인이 된단 말야.”

“그런데 만약, 북한이 꼭 남한을 쑥밭을 만들기 위한 목적만으로 핵폭탄을 만들었다면 그거 참 큰 맹꽁이지.”

“도대체 누구 좋으라고 같은 동포끼리 물고 뜯고 싸우느냐고? 만약 남한 북한 다 싸우다 없어져 버리면 우리나라 땅은 누가 먹어 치울 건데 그러느냔 말야?”

“핵무기 만들어서 잘만 보관해 두라고 해. 주변의 강대국들이 이치에 맞지 않는 위협을 해 올 때 그걸로 한 몫 보는 거지 뭐. 사정거리 1,000㎞보다 더 멀리 가게 하는 거야. 5,000㎞∼10,000㎞도 더 넘게 보낼 수 있게....”

“네 생각 참 위험하구나.”

“왜 뭐가 위험해? 소련, 중국, 일본 이 세 나라 중에 과거에 우리나라 쳐들어오지 않았던 나라가 어느 나라야?”

선생님은 아이들의 열띤 토론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저 놈들이 제법이야? 저런 데 까지 생각이 미칠 줄은 나도 몰랐네. 그래, 저 아이들의 생각이 맞을 수도 있어. 만약 남한을 공격 목표로 삼지 않는다면 분명한 약속만 한다면 이왕 많은 돈을 들여 만들어 놓은 공장인데 주변의 강대국들의 위협이 있을 때 대응하는 무기로 쓸 수도 있을 거야. 우리나라가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중국, 소련, 일본이 알면 만만하게 넘볼 생각도 못하게 되겠지. 제발 저 북한이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져 주면 얼마나 좋을까?’

선생님도 아이들과 생각이 같았다.

‘만약 북한도 우리와 생각이 꼭 같다면 큰 맹꽁이가 아니라 그 땐 큰 지혜꾼이지.’

그러나 역시 너무 무겁고 큰 문제였다.

그리고 오늘에 맞지 않는 주제 같아 선생님은 화제를 딴 데로 돌렸다.

“얘 야외에 나왔으니 각자 동시를 한 편씩 써서 글 솜씨나 겨루어 보는 것이 어떻겠니?”

일러스트 by 한재진

그러나 민형이가 다시 핵무기 문제로 말꼬리를 잡았다.

“선생님 옛날에 한 양치는 아이가 혼자 양 지키기가 너무 심심해서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하여 동네 아저씨들이 다 몰려나오게 만들고 깔깔 웃어댔지요. 그 다음에도 또 거짓말로 동네 아저씨들을 골탕먹이고요. 그러다가 정말 늑대가 와서, ‘저 좀 살려 주세요.’하고 아무리 소리쳐도 아무도 나오지 않아 결국 늑대 밥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저 북한이 그동안 하도 거짓말을 많이 해서 좀처럼 믿으려 하는 사람이 없을 거예요.”

“어쨌든 핵무기는 없어야 해.”

“딴 나라들은 다 가지고 있는데도?”

“...보장이야 할 수 없지만....”

“보장을 해도 불안할 판인데, 보장도 못하는데 어떻게 믿어?”

“그렇다고 세계 모든 나라가 너도 나도 다 핵무기 만들어 가지면 어쩌자는 거야?”

“문제는 서로서로 믿지 못하는 데서 어려움이 생기는 거야. 내가 널 못 믿고 네가 날 못 믿는 그런 불신이 나라와 나라 사이의 불행의 씨앗이지.”

“그거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니?”

“서로 믿지 못하는 거, 이거 병치고는 아주 큰 병이지.”

“무슨 좋은 약이 없을까?”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있긴 있지. 그런데 좀 막연해.”

“그게 뭔데요?”

“그건 바로 사랑이란다. 생각해 봐라. 너희들 어머니께서 음식 만들어 주시면 아무 의심 없이 맛있게 먹지? 왜 그렇지? 어머니가 너희들을 사랑하시는 걸 믿기 때문이거든? 만약 어머니의 사랑을 의심한다면 그렇게 덥석덥석 맛있게 먹을 수 있겠니? 반대로 어머니가 음식을 만들어 내놓으실 때 식구들이 어머니를 미워하고 의심하면 어머니가 과연 식구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 내놓고 싶은 생각이 드시겠니? 사랑은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이긴다고 성경에 씌어 있거든. 사랑이 없는 가정, 학교, 사회를 상상해 보렴. 그게 사막이요, 지옥이지 뭐가 사막이며 지옥이겠니?”

해가 뉘엿뉘엿할 때까지 화제는 핵문제를 맴돌다 그쳤다.(계속)

 

박승일

1942년 12월 23일 평안남도 강서에서 태어났다. 실제는 1940년생이다. 교사로 18년, 목회자로 32년 일했다. 한국문인협회 및 국제PEN 한국회원이다. 저서는 동화, 수필집 등 65권이다. 현재는 춘천장로교회 은퇴목사다.

박승일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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