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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음식전문가 이애란 박사의 남한 살이 "팍팍하지만.."무관심 저수익 속 몇 개월째 임대료 밀려.."그래도 중단할 수 없는 사명"

 지난 26일, 이애란(47․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 박사를 만나기 위해 종로를 찾았다. 이 박사는 국내 여성 탈북자 1호 박사로서 북한전통음식을 남한에 소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종로3가에 위치한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은 활력이 넘쳤다. 탈북 여성들 4~5명이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있고, 다른 사무실 한켠에는 ‘개성 약과’가 더미로 쌓여 있었다.

“음식 주문은 많지요?” 이 박사야 남한에서는 상징적인 인물이고 개성약과는 이번 설날에도 TV에 소개됐던 터라 당연히 주문이 많을 줄 알고 던진 질문이었다. “없어요.” 이 박사의 답변은 짧으면서도 싸늘했다. 엄살이 아니라는 얘기다.

   
▲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 이애란 박사.

'설마'라는 생각에 다시 물었다. “박사님은 상징성도 있고 개성약과는 그래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도 주문이 많지 않다구요?” “우리만 안되는 게 아니잖아요. 대기업이 순대장사까지 하려는 마당에 우리처럼 남한 사회에 기반이 없는 회사가 될 리가 있겠어요.” 이 박사의 답변이 길어졌다. “남한 사회가 북한음식에 대해 마인드가 없어요. 더군다나 북한 주민들이 굶어죽고 있는 마당에 북한 음식이 뭐가 인기가 있겠어요. 탈북자들을 데리고 하니까 툭하면 아프다고 하고 노동력의 효율성도 떨어지고. 제가 지금 사업을 하는 건지 구제를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많아요. 아무리 뜻이 좋아도 정부에서 관심도 해주는 것도 없고….”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에는 이 박사를 포함해 11명의 직원이 있다. 그 중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탈북자들이다. 직원수에 비해 수입이 턱없이 모자라다 보니 벌써 몇 개월째 임대료도 못내고 있는 형편이다. 잘 나가는 탈북자인 줄 알고 왔지만 실상을 들으니 더 궁금한 게 많아졌다. 다시 물었다. “남한의 음식전문가 중에는 그래도 도와주는 분이 있을 것 같은데?” “남한 사람 중에 그래도 관심있는 사람은 정치인인데 별로 도움이 안되요. 궁극적으로는 표에 관심이 있죠. 복지 관계자들도 관심이 있는데 북한 음식에 대한 관심보다는 돈 타 내는 데 주로 관심이 있고, 몇 분들이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관심을 갖지만 별 도움은 안되죠.”

이 박사의 표현에 따르면 4년 전 연구원을 만들고서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일 ‘이 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해 왔다고 한다. 이 박사는 현재 경인여대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그 일 하나만으로도 이 박사가 남한에서 생활하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다. 그럼에도 그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을 놓을 수 없었던 이유는 ‘사명’ 때문이었다.

“제가 지고가야 할 사명이니까 하긴 해야죠. 제가 이 일을 통해 돈을 벌겠다는 것도 아니고 통일에 기여하고 싶다는데 하나님께서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어요.”

이 박사가 연구원을 설립한 건 2008년 9월이다. 설립 당시 이름은 ‘북한음식문화연구소’였다. 북한 신의주경공업대학 식료공학부를 졸업하고 관련 분야에 일을 하던 그는 1997년 출신성분이 좋지 않아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갈 위기에서 극적으로 탈북했다. 남한에서 아들을 데리고 살아가기에도 버거운 상황이었지만 한 교회의 기도회에 참석했다가 “너는 통일을 위해 뭘 준비하고 있니?”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연구원 설립의 비전을 갖게 됐다. 이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탈북 여성들을 교육하고 자활시켜 통일의 역군으로 삼는 일에 주력해왔던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연구원의 표어는 ‘통일은 밥상에서부터’다. 남북 통일에 음식이 왜 중요하다는 걸까. “음식은 정이고 고향입니다. 음식은 함께 먹으며 외로움을 달래고 서로를 위로하는 위로제입니다. 탈북자들이 권하는 음식은 남쪽사람들과 더 가까워지기 위한 사랑이고 다가감입니다.”

이 박사에게 음식은 곧 남북을 잇는 통일의 가장 끈끈한 매개체다. 남북이 각각 서로 다른 이념을 갖고 있는데 그게 가능할까. “남북의 이념 차이? 그딴 것 없습니다. 남한에 와서 보니까 누구보다도 내 속에 자본주의 이념이 있더라구요. 난 북한 사람이지만 사회주의 이념, 너무나 싫어합니다.”

예술에 대해서도 이 박사는 “난 지금도 북한예술단의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나지만 남한 가수나 개그맨들을 보면 공감이 안가요. 예술로 통일이 되겠습니까? 어렵죠. 하지만 먹거리에는 애나 어른이나 누구나 관심이 많고 공감을 합니다.”

이 박사는 북한에서는 식품 공학을, 남한에서는 식풍영양학을 전공했다. 북한에서는 음식 만드는 법을 배웠다면, 남한에서는 음식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배웠다. 이 박사는 북한 음식이나 남한 음식이나 차이가 없다고 했다. 남한 음식이 서구화됐다고 하지만 불과 몇 십년일 뿐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서양음식이 판을 쳐도 수천년 동안 이어져오는 몸속 DNA는 바꿀 수 없다는 논리다. 거기에 남북한 음식의 공통점이 있고, 통일이라는 미래지향성이 있다는 게 이 박사의 설명이다. 음식 얘기를 하니 이 박사의 표정도 한층 밝아지고 말수도 많이 늘었다.

   
▲ 이애란 박사는 '통일은 밥상에서부터'라는 신념으로 남한 사회에 북한 음식을 소개하고 남북의 차이점을 극복하는 데 앞장서오고 있다. 구윤성 기자

인터뷰 중간에 이 박사가 개성약과와 블랙커피를 내왔다. 이 박사가 직접 개발한 개성약과는 전통의 맛을 그대로 살린 것이다. 거기에 블랙커피를 곁들여 개성약과의 전통은 살리면서도 현대인의 입맛을 고려했다. 개성약과는 남한의 약과처럼 달거나 쫀득거리지는 않았다. 약간 파삭거리면서 상대적으로 밋밋한 맛이었다. 북한의 음식이 전통에 가깝다면 그만큼 남한의 음식이 전통에서 멀어진 또 다른 방증으로 해석했다.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에는 개성약과 외에도 북한식 찌개, 된장 비빔밥 등 이 박사가 직접 선보이는 다양한 북한 음식을 직접 맛볼 수 있다. 음식 준비 때문에 식사 한 시간 전에 주문 예약을 해야 한다(02-733-9905).

29일 밤, 이 박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오늘 온누리교회 서빙고 성전에서 개성약과를 팔았다. 생각보다 성도님들의 호응이 좋아 일찍 판매를 끝냈다. 개성약과가 옛날의 명성을 되찾고 남한의 주민들에게 북한에 대한 관심과 통일에 대한 열의를 북돋는 것도 내가 해야 할일이고 탈북자가 해야 할 일이다. 그 일을 위해 나는 이 시대에 부름을 받아 남한으로 남보다 먼저 온 것일 거라고 생각한다. 날씨가 추워서 손이 곱아들고 발이 시려 감각을 잃어가는 것 같은 고통도 있었지만 그래도 약과를 다 팔아서 오늘은 너무 기쁘다. 밀린 월세도 내고 조금 절약해서 통일을 위한 한민족의 문화적 정통성을 위한 카페 리모델링 공사도 해야겠다.” 지금은 보이지 않는 탈북자들의 몸부림이 통일한국의 큰 초석이 될 걸 믿으며….

김성원 기자  op_kim@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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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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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8-05-14 23:53:09

    김성원 대표님~!!!! 이 기사 무조건 삭제하세요~!!!!! 이애란 그 여자 죽어봐야되요~!!!!   삭제

    • 박혜연 2018-04-27 16:59:51

      게다가 리버티코리아해럴드? 내가 그 사이트에 들어가보니까 왠만한 보수언론들보다 해괴해보이더구먼? 내용이나 기사자체가 이애란씨 잘났어~!!!! 그애비에 그자식이라더니 보수우파들이 몰락하니까 돈도 떨어졌다면서? 참말로 안됐데이~!!!!   삭제

      • 박혜연 2017-12-23 17:35:08

        극우 팟캐스트인 이애란TV에서 이애란이 진행하는모습을 보니까 정말 보기 역겨워보인다~!!!! 이런년을 인터뷰해준 유코리아뉴스 김성원기자님, 너무하십니당~!!!!   삭제

        • 박혜연 2016-01-17 15:34:52

          나도 이애란씨가 운영하는 능라밥상에 가서 가족들과 같은교회에서 알고지낸 회령출신의 탈북여성과 같이 먹었는데 냉면맛은 그야말로 최악~!!!! 감자만두 너무 질겼고 순대도 별로~!!!! ㅡㅡ;;;;;;   삭제

          • 박영수 2015-12-16 23:31:24

            이애란씨 저 박영수입니다.기억 나시는지요 ??
            크게 성공의 길을 가셔서 넘 좋읍니다,
            항상 기도해 드릴테니 더욱 승리하시고
            가족모두 행복하세요 ^^   삭제

            • 박혜연 2014-11-23 16:44:32

              우리민족끼리에서 개제된 탈북자 넌 누구냐시리즈에서 이애란씨의 과거에 대해 나왔는데요? 알고보니 북한에서 살았을때 결혼을 두번씩이나 했고 특정직업도 없이 이곳저곳 다니다가 결국 아들이랑 가족들을 데리고 탈북을 했다네요? 우리민족끼리에서도 정확하게 알길이 없고 이애란씨도 이사실을 부인하다보니 어느것이 진실인지는 알수가 없네요?   삭제

              • 이애란 2012-02-01 00:47:24

                기자님 감사해요.. 그리고 너무 시니컬하게 맞아드려서 너무 미안하단 생각도 해요.. 인터뷰에 대해 제가 별로 호감이 없어요... 별로 잘하는것도 없는데 맨날 나가서 떠들어 대는것 같아 저 자신 스스로가 저에게 회의감이 들어서에요... 자신도 없으면서 맨날 좋은소리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 부담이 되어서 랄가요? 이해해주세요...   삭제

                • hephzibah 2012-01-30 19:16:17

                  “제가 지고가야 할 사명이니까 하긴 해야죠. 제가 이 일을 통해 돈을 벌겠다는 것도 아니고 통일에 기여하고 싶다는데 하나님께서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어요.”

                  아래와 같은 기쁨을 맛보게 하시려는 계획이 아니셨을까...   삭제

                  • hephzibah 2012-01-30 19:15:26

                    그래도 약과를 다 팔아서 오늘은 너무 기쁘다. 밀린 월세도 내고 조금 절약해서 통일을 위한 한민족의 문화적 정통성을 위한 카페 리모델링 공사도 해야겠다.” 지금은 보이지 않는 탈북자들의 몸부림이 통일한국의 큰 초석이 될 걸 믿으며….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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