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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누고 이야기하는 통일을 꿈꾸며계간 '통일코리아'‧온라인 '유코리아 뉴스' 수습기자의 변

지난 주 목요일 오후 12시. 면접을 마치고, 정동 길을 걸었습니다. 점심시간이라 건물 곳곳에서 나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그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옷차림은 가벼웠고, 겨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따스한 봄의 기운이 완연한 날씨였습니다. 그래도 길가에 늘어선 가로수의 앙상함을 보니 아직은 이른 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기자’의 길을 걷기엔 아직은 너무나 부족한 저를 보았습니다. 길가에 우뚝하게 서 있는 저를 보노라니 나무 하나 하나에 정이 갔습니다.

저 멀리 한 아저씨가 나뭇가지에 휴대폰을 들이밀고 무언가를 열심히 찍어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곳에는 무뚝뚝한 고동색의 틈에서 용케도 하얗게 피어난 벚꽃이 있었습니다. 중간고사가 시작되던 4월에야 볼 수 있던 그 꽃이 3월 끝 무렵에 일찍도 피었던 겁니다. 온난화에 도시열섬 현상이 봄과 봄꽃의 시간을 앞당겼지만, 거기서 조금은 이른 봄에도 꽃이 필 수 있다는 사실이 제게는 참 반가웠고, 고마웠습니다.

돌아보면 본격적으로 기자의 꿈을 꾸고 도전하는 제게 ‘통일’에 대한 뜨거운 마음만 있었지, ‘통일’을 삶으로 부딪혀 보려는 행동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지식과 능력을 핑계대며 이 일을 잘 감당해낼 수 있을지 염려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생각과 달리 이른 햇살과 이른 비로 봄을 깨우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보면서 조심스레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 성상현 수습기자 ⓒ유코리아뉴스

면접결과를 기다리면서 엊그제 영화 한 편을 보았습니다. 영화 <라자르 선생님>입니다. 제목 그대로, 라자르 선생님이 주인공입니다. 라 선생님은 처음부터 선생님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일자리를 구하던 중에 신문에서 ‘교실에서 목매 자살한 초등학교 선생님’ 사건을 보게 됩니다. 신문을 본 모두가 ‘자살한 선생님’에 집중했을 때, 그는 자살한 선생님이 가르쳤을 ‘아이들’을 떠올립니다. 그리곤 모두가 기피하는 그 반의 선생님이 되기로 자원합니다.

첫 수업시간, 라 선생님은 꾹꾹 눌러 감춘 아이들의 깊은 상처를 보게 됩니다. 하지만 학교는 ‘선생님의 자살'이란 트라우마를 페인트칠로, 전문 상담가로 얼른 덮어버리려 합니다. 라 선생님은 학교의 아이들 모두가 함께 그 죽음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한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지만, 교장선생님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비중 있는 또 한 명의 인물이 나옵니다. 그 반의 똑순이 알리스입니다. 그녀는 반 아이들 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용기있게 고백합니다. 모두가 침묵하는 그것을 꺼낸 겁니다. 그녀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하는 전문 상담가나 위험부담을 피하려는 교장선생님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작은 소녀가 문제 해결의 스타트를 끊은 겁니다.

통일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통일은 대박의 꿈을 향한 통합의 과정이 아닌, 분단 치유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가진 공통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면, 먼저 문제를 꺼내 놓고 함께 이야기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알리스의 고백이 큰 파문을 일으켰듯이,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막연하기만 한 '통일'에 대해 저의 진실된 고백과 다른 이들의 고백들을 앞으로 이곳에서 최선을 다해 담아내고 싶습니다.

라 선생님의 말처럼 '통일'을 함께 이야기하지 못한다면 결코 아름다운 통일을 이룰 수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고, 정치인들이 만나고, 선생님들이 만나고, 학생들이 만나서 함께 통일을 말하고 꿈꾸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함께 나누는 그런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성상현. 올 2월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CCC편지> 학생기자, <뉴스파워> 기자를 거치며 통일의 꿈을 키워왔다. 이번 계간 <통일코리아>, 온라인 <유코리아뉴스> 첫 공채 기자모집에 합격했다. -편집자 주

성상현  jacksung8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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