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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성씨, 구치소 수감된 재벌 회장에게 “도와달라” 호소‘탈북자 출신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유우성씨 구치소 일기(10)

구치소에 수감되고 검찰에 기소된 뒤 유우성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변호사, 신부를 애타게 기다리고 도움을 호소했다. 그러한 격정은 3월 4일 증거보전심리를 위해 재판정에서 여동생을 만나면서 더해졌다. 그때부터 유씨의 일기장엔 ‘불쌍한 동생’ ‘내가 못난 놈이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교도소에서 신체적 구속뿐만 아니라 심적 괴로움이 컸다는 얘기다.

조급함이 컸을 것이다. 유씨는 처음에 민변 소속 변호인들에 대한 불만도 없지 않았다. 생각보다 자주 오지 않고, 속 시원한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 변호인들 사이에서도 이 사건을 기존의 간첩사건처럼 유죄가 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지금처럼 무죄 선고, 증거조작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국정원의 존립근거마저 흔들어놓을 줄은 전혀 몰랐던 것이다.

‘왜 내게 이런 일이?’라며 자책하던 우성씨가 이렇게 이슈의 한가운데 서게 될 줄은 본인도 변호사도, 우성씨를 구속하고 기소한 국정원이나 검찰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필자 주

2013년 3월 8일
오후 1시에 운동하러 나설 때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그분(재벌 회장)을 다시 만났다. 갑자기 머릿속에 ‘저분한테 도움을 청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돈도 엄청 많고 파워도 세 보였다. 지금 내 입장에 거미줄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10평도 안되는 작은 운동장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어떻게 말을 부치고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15분 정도 지났지만 말을 부치지 못했다. 용기를 내어 그분에게 소리쳤다. ‘9호방에 계시는 회장님’ 두 번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다. 또 두 번 불렀다. 더 큰소리로 ‘9호방에 계시는 선생님’ 하고 찾으니 작은 목소리로 회답하셨다. 나는 초면에도 불구하고 내 억울한 사정을 좀 들어보라고 소리 내어 나의 심정을 다 말씀드리고 ‘하나밖에 없는 동생을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그분은 담 너머로 펜과 종이를 넘겨주었다. 그리고는 ‘생각해 보겠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순간 작은 기대가 생겼다. 혹시 정말 날 도와줄 수 있을지. 운동 끝나고 그분에게 90도로 인사를 여러 번 드리고 나서 방으로 돌아왔다. 저녁부터 어떻게 하면 그분에게 알아듣기 쉽게 내 사연을 알릴까 하는 생각에 계속 편지를 썼다.

   
▲ 2013년 3월 8일,9일 유우성씨의 구치소 일기 ⓒ유코리아뉴스

2013년 3월 9일
책(편지가 든)을 챙기고 밖으로 나온 나는 계단에서 그분을 만났다. 인사드리고 함께 운동하러 이동했다. 그런데 그분 말씀이 ‘너의 사건이 공안사건이라 참 여러 가지로 어렵다’고 말씀하셨다. 그래도 화요일에 변호사를 불러 토론해보자고 하셨다. 그렇게 말씀하신 것만 해도 너무 감사하다. 가지고 갔던 편지는 드리지 못했다. 운동 끝나고 그분과 함께 다시 교도소 안으로 들어왔다. 왠지 그분도 여러 가지로 엄청 힘들어하시는데 내가 더 힘들게 만들어드리는 것 같았다.

2013년 3월 10일
오늘은 일요일. 하루종일 티비 보는 것도 재미있어서 좋지만 대신 일요일이라 밖으로 절대 못나간다. 나는 스스로 마음을 달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아니면 스스로 미쳐버릴 수 있다. 그리고 밖에 자꾸 나가고 싶은 마음을 참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아니면 나 자신만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다. 밖의 소식도 너무나 궁금하고 또한 중국의 아버지, 외삼촌 걱정이 된다. 도대체 왜 이런 엄청난 사건이 우리집에...

나는 왜 짓지도 않은 죄로 감옥에서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에 너무 억울하다. 정말 억울하다. 그래도 3월 4일 날보다 마음이 많이 진정된다. 나는 충격에 많이 익숙한 몸과 마음으로 변해 있는 것 같다. 사람이 세상에 살다보면 별 신기한 일이 다 있건만 나 같은 사건도 참 세상에 드문 사건이다. 혼자 생각인데 내 사연을 외국을 비롯한 유투브에 다 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억울하게 당하고 살 수만 없다는 생각에 그런 생각이 불끈불끈 든다. 일단 주중에 변호사님 오시면 토론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한국 뉴스는 어렵지만 외국에서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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