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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의 눈으로 본 북한 “급변사태는 없다”북한·통일 오늘 이 뉴스

북한은 스스로를 너무 과대 평가하고, 남한은 북한을 너무 과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럴 때는 북한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제3자의 시각이 필요하죠. 우리 정부가 ‘통일 대박’에 연일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이는 북한의 급변사태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북한의 급변사태, 이를 통한 통일 대박이 과연 현실성이 있을까요? 오늘 신문에서 글린 포드 전 EU 의원 관련 기사가 눈길을 끄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 글린 포드 전 EU의회 의원의 방북 평가를 소개한 3월 13일자 <중앙일보> 기사

중앙일보에 따르면 포드 전 의원은 지난 3~7일 평양을 방문해 강석주 부총리,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 이종혁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고위 인사들을 만났습니다. 1997년 첫 방북 이래 지금까지 30여 차례나 방북한 그는 유럽의 대표적인 북한통. 동아시아재단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방한에서 그는 “지난해 여름 방문했을 때보다 평양은 훨씬 차분하고 안정된 분위기였다”고 북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평양 시내가 차량 혼잡이 빚어질 정도로 발전했고, 직불카드로 대부분 상점과 식당 결제도 가능하다네요.

북한이 개혁·개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분위기도 전했습니다. “경제 특구 운영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교육을 위해 20~30명을 유럽에 보냈지만 13개 특구를 운영하려면 200~300명 이상을 유럽에 보내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법적인 문제나 불확실성으로 인해 운영과 투자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입니다.

남한 사회가 가장 궁금해하는 북한의 급변 사태 가능성은 어떻게 보고왔을까요? “특별히 불안한 모습은 없었다. 군부·당·내각의 관료들을 두루 만나본 결과 권력 이양은 꽤 안정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평양 주재 유럽 외교관들도 매우 안정적이거나 안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장성택은 김정은의 멘토였을 뿐 섭정은 아니었다. 급변사태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류길재 통일부장관을 비롯한 북한·통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 그리고 과거에도 되풀이해서 북한의 급변사태를 제기해오고 있는 것은 희망사항이 너무 큰 나머지 현실에 대한 착시현상을 일으킨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혹시나 통일 대박이 북한의 급변사태를 전제로 한 것이라면 이 같은 북한의 현실을 토대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할 거라고 봅니다.

이밖에 북한핵 문제, 남북 관계 해법에 대해서도 비록 기사에서는 다 드러나지 않았지만 행간을 통해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포드 전 의원은 “신뢰는 남북이 같이 쌓아야 한다. 한쪽에 먼저 요구만 해서는 신뢰 프로세스가 작동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남북을 동시에 지적한 것이지만 신뢰프로세스가 이명박 정부의 ‘비행개방 3000’처럼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상황에서 남한의 선(先)조치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 선 조치는 영유아만 대상으로 한 기존의 대북 인도적 지원폭을 넓히는 것, 그러니까 쌀 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죠. 이밖에 그의 언급 속엔 개성 관광이나 금강산 관광도 의미하고 있다고 봅니다.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해 그는 “북한도 핵 개발을 중단할 용의는 있다고 본다”며 “포기가 물론 최선이지만 그게 어렵다면 일단 동결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 10개 내외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이 향후 10년 후에는 10배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게 그의 경고입니다. 북핵을 중단시킬 수 있는 해법은 9·19 공동성명, 2·13 합의 등을 통해 이미 여러 차례 제시된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6자 회담이든 북미 회담이든 어떤 형식이든지 북한과 미국이 서로 만나 대화하고 다시 합의정신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필요합니다. 남북 당국자간 교류의 선행이 그래서 더욱 절실한 시점인 것입니다.

영국 노동당 소속으로 유럽의회(EU) 의원을 역임한 글린 포드 전 의원은 북한핵·인권 문제를 거론하면서도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인물입니다. 2011년 중반에 이미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과 김정일의 김정은 체제로의 안정적 후계구도를 전망한 바 있습니다. 저서로는 <벼랑 끝에 선 북한>(2009)이 있다는데 저도 한번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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