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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그 적대와 갈등의 악순환을 어떻게 끊을 것인가?동아시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한국 크리스천의 역할

전쟁이라는 유령이 아시아를 배회하고 있다

2014년 음력 1월 1일 오전, 동중국해 연안에 있는 중국전투기들이 비상 출격했다. “공역(댜오위다오)에 불명의 목표가 출현했으니 긴급 발진해서 확인하라!”는 명령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한 중국전투기 편대는 일본전투기에 맞서 견제 비행을 벌인 끝에 결국 일본전투기의 기수를 돌리게 했다. 한편 일본전투기도 중국전투기가 센카쿠 열도 상공에 출현했을 때 비상 출격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10월에서 12월 사이 일본 자위대 소속 전투기들이 모두 138회나 긴급 발진했다.

2014년 2월 1일, 미국의 국무장관이었던 헨리 키신저는 독일에서 열린 세계안보회의에서 “현재 아시아의 상황은 19세기 유럽의 상황과 비슷하다.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키신저의 발언과 같은 맥락에서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는 1월 2일 ‘2014년은 한바탕의 전쟁이 벌어지는 한 해가 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기사를 썼다. “올해는 1914년 세르비아에서 울린 한 발의 총소리를 시작으로 1차 세계대전이 터진 지 100년이 되는 해이며, 1894년 중국과 일본간의 갑오전쟁(청일전쟁)이 개전된 지 120년이 되는 해이다.......2014년에 중국과 일본 사이에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가장 큰 광경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에서 양국 전투기들 사이의 공중전이나 해상 전투가 발생해서 수십 명 정도가 사망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키신저는 앞에서 언급한 회의에서 “중국과 일본 사이의 긴장 국면이 고조되면서 전쟁이라는 유령이 아시아를 배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 모두가 무력으로 갈등을 풀려는 시도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회의에 참석한 중국의 외사위원회 주임 푸잉은 “일본 지도자들이 잔혹한 대외 침략 전쟁의 죄행을 부인한다. 전후 출생한 일본 지도자들이 양심이 결핍된 태도를 갖고 있는 것은 일본의 역사 교육이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의 침략역사와 잘못된 역사인식이 오늘날 중일갈등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본 외무상 기시다 후미오는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2차 대전과 식민 지배를 사과했다. 아시아가 세계에서 군비지출이 가장 많이 늘고 있다”고 반격했다. 연평균 10% 이상의 군비증액으로 세계 2위의 군사비 지출 국가가 된 중국이 갈등의 근원임을 주장한 것이다.

   
동북아와 United Korea. 통일코리아협동조합 편집

역사전쟁, 영토전쟁, 군비경쟁 그리고 ‘정신적 외상’과 ‘불안’

동아시아에서 태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들은 역사전쟁과 영토분쟁 그리고 군비경쟁을 겪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쟁과 경쟁의 심리 속에는 강한 역사적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와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 2천년 이상 동아시아에서 패권을 누리며 황제로 군림해온 중국에게 19세기 중엽 이후 150년간의 역사는 치욕이었다. 취임 직후 <부흥의 길>이라는 전시회를 관람한 시진핑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근대에 이르러 중화민족은 파란만장한 길을 걸어오면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희생을 치러야 했다. 하지만 중국 인민은 굴하지 않고 맞서 싸워 마침내 자신의 운명을 좌우지할 수 있게 됐으며, 국가 건설이라는 위대한 노정에 오르게 됐다.” 이러한 역사인식 위에서 시진핑은 ‘애국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위대한 민족정신’으로 ‘중국의 꿈’인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그는 이 ‘중화의 꿈’이 실현되는 시점을 건국100주년이 되는 2049년으로 잡았다.

그러나 중국지도부가 외치는 중국의 위대한 부흥은 중국으로부터 2천년간 압박을 받아온 주변국 모두에게는 불안과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역사에서 ‘중국의 부흥’은 동북공정, 서남공정, 단대공정 등 주변국의 역사를 무시하는 중국 중심의 역사서술로 나타난다. 이는 또한 강력한 경제력을 토대로 한 군사력 증강으로, 나아가 막강한 군사력을 통한 일방적 영토주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나아가 강대국이 된 중국이 동아시아 국제관계를 수직적으로 재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베트남처럼 중국과 국경을 맞대며 오랫동안 갈등했던 나라들은 강대해지는 중국에 마음이 편할 수만은 없다.

한편 중국 중심의 조공체제 밖에 존재하면서 마침내 중국을 침략하고 지배했던 일본에게는 중국의 부흥이 악몽처럼 인식된다. 일본이 청일전쟁을 필두로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을 통해 중국을 지배했던 시기는 일본의 주류들에게는 역사상 가장 영광스러운 시기였다. 그러나 중국에게 이 시기는 심각한 트라우마를 남긴 악몽의 시간이었다. 일본의 영광은 중국의 악몽이다. 그러나 중국의 영광은 일본의 악몽이다. 일본은 한편으로는 강대국이 된 중국이 역사를 기억하며 보복할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일본은 자신의 영광스러운 과거를 잊지 못하고 오매불망 꿈에 그리며, 아시아침략을 주도한 인물들을 선양한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그 상징이다. 일본은 독일처럼 마음 속 깊이 침략의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역사가 부흥하는 중국을 맞설 수 있는 자신감으로, 또 맞서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부각된다.

과거 일본이 이룬 ‘제국의 꿈’은 중국과 한국에게는 치욕이다. 그렇지만 미래 중국이 도달하려는 ‘중화의 꿈’은 일본과 한국에게는 불안이다. 역사문제는 과거에 대한 기억에 머물지 않는다. 곧 바로 현실의 영토문제와 군사문제로 연결된다. 센카쿠 문제는 1894년 청일전쟁의 결과물이었고, 독도문제는 1904년 러일전쟁의 결과물이었다.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영토쟁탈전 또한 역사의 산물이다. 그러나 이 영토문제는 곧 바로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해양지하자원이라는 경제적 문제와 연결된다. 뿐만 아니라 영토문제는 주권, 국민과 함께 국가의 사활적 요소이기도 하다. 즉 영토문제는 국가의 존립과 위신에 관계되고, 이 문제에 관한 한 어떤 나라도 양보하지 않고 결사의 각오를 다진다.

동시아의 평화, 동북아의 평화, 한반도의 평화

20세기 초의 유럽처럼 전쟁의 위기가 감도는 동아시아에 평화는 가능한가? 청일전쟁이 발발한 지 60갑자를 두 번 돈 지금 역사는 다시 반복되는가? 잠정적인 결론은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평화는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역사의 패턴이 다시 반복한다는 점이다. 역사의 관성이 역사의 변화보다 강력하고, 역사에는 선순환도 있지만 악순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는 물리적 현실보다는 심리적 상상 속에 존재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심리적 상상 속에 있는 영적인 문제에 고리의 근원이 있다. 결국 동아시아, 동북아, 한반도에 전쟁의 유령이 배회하고 있는 것은 영적인 문제이다. 서로를 미워하는 적대감과 복수를 꿈꾸는 증오심 때문이다. 자국의 영광스런 과거에 대한 달콤한 추억과 현재의 힘에 대한 교만과 주변국을 지배하려는 미래의 야망 때문이다. 이 영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적대와 증오, 교만과 야망이 서로 얽히면서 상승 작용하여 역사의 악순환, 군사적 충돌의 악순환을 강화한다. 결국은 전쟁이고 파멸이다.

해결책은 영적인 것에서 출발한다. 핵심은 “미워함이 살인이 이른다.”는 하나님 말씀에 따라 회개하는 것이다. 누가 회개해야 하는가? 먼저 일본이 과거 침략의 역사를 되새기며 상대방이 받아줄 때까지 마음으로부터 거듭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일본은 진정으로 회개할 마음이 없다. 그 다음 회개의 주체는 중국이다. 중국은 수천년간 주변국을 깔보며 침략했던 중화주의, 대국주의를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역사공정을 추진하면서 ‘중화민족의 영광’에 몰두하는 중국은 이를 회개할 마음이 없다. 정복으로 확보한 오늘날의 거대한 대륙에 더해 해양까지 더하려 한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누구일까? 중국과 일본에 이은 동아시아의 핵심 행위자는 코리아이다. 코리아의 남과 북 중 누가 회개해야 하는가? 북한이 회개해야 한다. 북한이 6.25 남침으로 한반도를 전쟁터로 만들고 엄청난 피해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존에 몰두하는 북한은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핵무기를 만들지언정 자신의 침략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다.

마지막 남은 것은 남한, 대한민국이다. 그러나 남한은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이 없다. 오히려 침략을 당했다. 대국이 되어본 적도 없다. 대부분은 약소국이었다. 그래도 한국이 회개해야 하는가? 그렇다. 왜냐하면 회개할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이 상황을 회개하지 않으면 동아시아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이 회개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죄로 인해 가장 고통받는 사람이 회개하기 때문이다. 회개는 악(순환)의 한 가운데에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악순환의 끝에서 새로운 선(순환)의 빛을 본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인 중에서도 회개를 해야 하는 핵심세력은 크리스챤이다. 하나님의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미워함이 살인에 이른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 크리스챤은 한반도의 남과 북, 좌와 우, 동과 서, 여와 여가 서로 미워하여 살인한 죄를 회개해야 한다. 그리고 일본의 침략으로 촉발된 한일 간의 적대감과 증오심을 우리가 떠안고 회개해야 한다. 그래야 얽힌 한일관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나아가 중국의 동북공정과 중국에 대한 한국의 비하로 촉발된 한중간의 적대와 증오를 우리가 회개해야 한다. 중국의 죄까지도 우리의 죄로 짊어지고 회개할 때 한중관계가 더욱 개선된다.

우리의 회개를 통해 우리는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롭고 통일된 코리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중일관계와 미중관계를 개선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결국 우리 한국인에게, 특히 크리스챤에게 한반도와 동아시아에서 전쟁과 공멸이라는 악순환을 끊고 평화와 번영이라는 선순환을 만드는 사명이 있다.  

배기찬 기자  baekich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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