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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탈북자 위장간첩 사건, 어떻게 볼 것인가?북한․통일 오늘 이 뉴스

검찰이 다급하긴 다급했던 모양입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위조증거 제출 논란이 대통령 유감 표명과 국정원 압수수색, 여당 내 국정원장 책임론으로 번지자 또 다른 탈북자 위장 간첩 사건을 터뜨린 겁니다.

검찰은 “북한 보위사령부 공작원 홍모씨를 국가보안법상 목적 수행, 간첩 미수, 특수잠입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발표했습니다. 탈북자 대열에 끼어 남한에 침투해 탈북자 정보와 국정원 정보망, 통일․애국세력 등을 파악하라는 지령을 받았다는 겁니다. 홍씨는 2012년 5월 북한군 보위사 공작원으로 선발됐고 탈북자 합동신문 통과 방법 등을 배웠다고 합니다. 북한 보위사로부터 “지령을 받은 사실 외에 나머지는 사실 그대로 말해 거짓말 탐지기를 피하라”고 교육을 받았지만 홍씨가 간첩이라는 첩보를 입수한 국정원에게 덜미를 잡혔다는 게 검찰 발표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이 시점일까요? 이에 대해서는 증거위조라는 국기문란 사건으로 목을 죄여오는 국정원과 검찰의 물타기란 게 중론입니다. 서울신문 11일자 “왜 하필 이 시점에…”란 기사는 ‘검찰, 北 보위사령부 직파 간첩 발표…공안1부 ‘물타기’ 논란이란 부제를 달고 이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의 증거 조작을 묵인,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 수사를 받아야 하는 공안1부가 새로운 간첩 사건을 발표해 ‘물타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 탈북자 위장간첩 홍모씨 사건을 보도한 11일자 조선일보(위)와 서울신문 기사 제목 ⓒ유코리아뉴스

이에 대해 검찰은 “엄중한 상황 속에 간첩 사건 발표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지만 유씨 사건과 별개로 이미 착수해 법원의 구속영장까지 받은 사건이고, 또 대공수사에 대한 국민 불안을 어느 정도 안심시킬 필요도 있다고 판단해 공개하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국정원의 증거조작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공안1부는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말입니다.

한편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검찰 발 탈북자 위장 간첩사건을 보도하면서 “南 구치소 밥, 北 명절 때보다 좋아 14㎏ 쪄” “합동신문 두 달간 체중 14㎏ 늘어”란 제목을 뽑아 눈길을 끄네요. 기사 내용에서는 “남한 구치소 밥이 북한 국경절이나 명절에서나 먹을 수 있는 밥보다 맛있어 몸무게가 14㎏이나 늘었다”는 홍씨의 검찰 진술이 등장합니다. 증거조작 물타기뿐만 아니라 대북 메시지까지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인 셈이죠.

탈북자 위장 간첩사건은 거의 해마다 등장하는 공안기관의 단골메뉴입니다. 참여정부인 2003년부터 2012년까지 49명의 간첩이 구속됐고 그 중 21명이 탈북자로 위장해 잠입했다는 게 검찰 발표였습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4명의 간첩이 검거됐고, 전부 탈북자 위장간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탈북자 위장 간첩사건에 대해 탈북자들은 어떻게 볼까요? 두 가지 정도로 요약되는 것 같습니다. 우선 북한에서 고도로 훈련받은 간첩이 어떻게 합동신문센터 심문과정에서 정체가 드러날 수 있냐는 겁니다. 그 정도라면 간첩깜냥도 안된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탈북자 중에 ‘같잖은’ 간첩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탈북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남한에서 잘 정착하는 탈북자들에 대해 신뢰도를 떨어뜨리게 하기 위한 북한의 고도의 술책이라구요. 일부러 간첩으로 걸리게 해서 모든 탈북자들을 의심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반면, 민변 같은 인권단체에서는 국정원의 조작에 의해 간첩들이 양산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결정판이 유우성씨 사건이라는 것이죠. 앞서 홍씨의 경우도 지난해 8월에 합동신문센터에 들어와 6개월 가까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강압과 회유가 있을 거라는 게 민변 측 변호사들의 판단입니다. 우성씨 사건에서 보듯 그 여동생 또한 그런 강압과 회유를 폭로한 바 있기 때문이죠.

아무튼 간첩은 어느 사회에나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런 간첩에 대해서는 가려내고 실정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멀쩡한 탈북자를 간첩으로 뒤집어 씌우거나 이 사건을 선거나 정권교체기에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일입니다. 국가보안법은 12조에서 “타인을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범죄 증거를 날조하면 해당 범죄와 같은 형에 처한다”고 명시해 놓고 있습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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