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곪은 상처에 새살을 돋게하는 느릅처럼 분단코리아에도..제3회 통통(通統)콘서트, ‘남·북, 코리아의 인권’ 주제로 서울시민청에서 열려

곪은 상처에 탁월한 효능. 느릅찐빵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느릅찐빵은 느릅냉면과 함께 북한에서는 인기있는 음식이다. 느릅나무 껍질을 벗겨 말려 빻은 가루로 만든다. 2월 26일 오후 7시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열린 제3회 통통(通統)콘서트는 느릅나무로 시작됐다.

참석자들은 입구에서 나눠주는 느릅찐빵을 먹으며 느릅찐빵의 맛과 의미를 되새겼다. 이 느릅찐빵은 탈북민이 운영하는 업체에서 만든 것이다. 곧 이어 인디밴드 ‘길가는 밴드’의 공연이 시작됐다. 리더 장현호 씨는 “남과 북, 좌와 우를 넘어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 모두가 하나되어 분단의 철조망을 뽑아내고 분단의 상처에 새살을 돋게 하는 느릅 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26일 저녁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열린 제3회 통통콘서트에서 길가는밴드가 공연을 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최승대


길가는밴드는 2년 전부터 북한에 쌀보내기 캠페인을 위한 후원콘서튼를 매월 개최하고 있다. 지금은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오후 7시 반 홍대 앞에 위치한 IVP 1층 북카페에서 정기 공연을 열고 있다.

이어진 테드 강연. 국민일보 김지방 기자가 ‘통일, 해서는 안되는 이유’라는 도발적인 제목을 들고 단상에 섰다. 김 기자는 며칠 전 다녀온 인도네시아 상황을 보여주며 “인구 2억 4000, 800여 부족, 500개 언어를 쓰는 인도네시아는 종족간 전쟁도, 여야간 긴장도 있지만 서로 타협하며 살아간다”며 “그 이유는 미소에 있다”고 강조했다. 2009년 조사에서 인도네시아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웃는 나라’였다.

김 기자는 “우리나라는 웃으면 어떻게 될까? 큰일 난다. 통일 되면 어떻게 될까?”라고 반문했다. 과거 청산과 관련해서는 “광주민주항쟁 때 북한 게릴라가 주도했다는 보도가 사람들을 분노하게 했다. 어버이연합, 재향군인회 분들도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다. 한국전쟁, 월남전을 겪은 사람들이기에 조금만 의심스러워도 거리에 나와서 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불신과 공포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서 서로를 향해 웃을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다음달 통통콘서트는 서울이 아닌 인천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으로 사회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통일 대박’에 대해서도 “사람이 사람을 향해 웃는 게 아니라 사람이 돈을 향해 웃는 통일이라면 그 통일이 과연 지속 가능할까”라고 반문하고 “인권은 다른 게 아니라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것, 사람을 적으로 숫자로 이념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사람으로 봐주는 것”이라며 “그때야 통일은 가능하고 통일은 해도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제3회 통통콘서트에서 김지방 국민일보 기자가 '통일, 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주제로 테드 강연을 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최승대

이어서 이번 통통콘서트의 주제인 ‘남·북, 코리아의 인권’을 주제로 토크가 진행됐다. 참석자는 남북한 인권의 최전방에서 뛰고 있는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 정베드로(북한정의연대 대표) 목사. 사회는 배기찬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이 맡았다.

두 사람은 기본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 개선의 필요성에는 공감을 표했지만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북한인권법에 대해서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정 목사가 UN 등 세계 보편적 가치의 관점에서 당연히 북한인권법이 통과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김 사무국장은 북한인권법의 실효성이 없는 만큼 관계 개선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두 사람은 남한과 중국에서 각각 감옥생활을 했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다음은 이날 진행된 토크콘서트 전문.

배기찬: 어떻게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나? 저는 1980년대 대학 처음 들어가서 느꼈던 가장 큰 문제가 민주주의, 얼마 안가서 민족주의 문제였다. 7년 전부터는 ‘모든 인간의 존엄’이 민족주의, 민주주의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런 관점으로 통일도 바라보고 있다.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에 들어온 지 13년 됐다. 학교 다닐 때 학생회 활동하면서 통일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학생회 일을 하다가 3년 감옥생활을 한 적 있다. 감옥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다양한 사람들 만나면서 저를 자극했던 질문이 있었다. 교도관이 던진 것이다. ‘당신같이 데모하다 들어온 사람들이 항상 교도소에서 처우가 안좋고 인권 개선 한다고 해놓고 막상 나가면 다시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했다. 오기가 생겼다. 출소하면 다 떼려치우고 감옥일만 신경쓰겠다고 다짐했다. 그 교도관을 국가인권위원회 외부조사관이 되어 찾아가 만난 적이 있다. 그때 그랬다. ‘당신 때문에 사람 구실 하게 됐다’고. 그것이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가 됐다."

정베드로: "제가 인권운동가라고 하지만 늘 나 자신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생각한다. 난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났다. 주일학교 교사하다가 신학교에 갔는데 신학을 하면서 북한에 대해, 민족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 북한 조선중앙TV 방송도 몰래 듣고, 북한 노래도 많이 듣고 나중엔 중국에도 가게 됐다. IMF 때 목사 안수 받았는데 국내 사정이 안좋았다. 국내에서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중국엘 갔다. 중국 대륙이 따스한 가슴처럼 느껴졌다. 다시 한국 와서 모금해서 중국 가서 신학 공부하다가 탈북자 만나서 북한에 대해 깊이 알게 됐다. 난 중국 감옥에서 1년 반 있었다. 그 감옥 안에 갇힌 분들 통해 탈북자에 대해 더 많이 관심 갖게 됐다. 한국으로 추방되어서 와보니 북한인권, 탈북자 문제에 자연스럽게 관여하게 됐다."

배기찬: 우리 사회의 특징이 북한인권을 얘기하는 분은 남한인권을 얘기하지 않고, 남한인권을 얘기하는 사람은 북한인권을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좋게 보면 역할 분담인데 서로에 대한 비난도 있다. 보편적인 잣대로 서로를 존중하고 공통의 목소리를 내는 방법이 없을까.

김덕진: “고민 많이 한다. 항의도 많이 받는다. ‘왜 북한인권 문제는 나서지 않고 밀양이나 제주도에만 가냐’고. 역할 분담이라면 서로 만나서 얘기해서 해야 하는데 만난 적이 없다. 만날 기회가 없었다. 인권의 문제라는 것이 남한, 북한, 미국, 중국 나라를 따지는 게 아니라 보편적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인권 문제나 제3국, 탈북민 문제 다 관심 갖고 나서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한국의 인권단체 규모가 작다. 천주교인권위원회도 천주교가 공식 지원하거나 월급을 받는 게 아닌 개인후원자들의 후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천주교인권위원회가 인권단체 중 가장 큰데 상근자가 5명밖에 안된다. 10년 전에는 북한인권이란 말을 꺼내는 게 반통일적이라는 얘길 많이 들었다. 학자들도 자기검열 차원에서 그러는 경우가 많았다. ‘통일’ ‘통일’ 하다가 북한을 적으로 삼는 것이 용납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 얘기되는 게 심각하게 왜곡되고 과장된 게 있을 수 있다고 보는데 국제사회에서 검증되는 것은 대부분 실제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본다. 북한인권 상황이 참담하다는 건 누구나 다 인정한다. 단지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정베드로: “재작년에 중국대사관 앞에서 강제북송 반대 운동을 6개월 이상 했었다. 정작 당사국인 대한민국 정부가 너무 외면했다. 역사는 항상 정의의 편에 선다는 것, 북한이나 탈북자 인권문제는 이 문제는 반드시 드러날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 이 상황에서 중요한 건 국내 2만 명 넘는 탈북민, 중국 내 탈북민, 북한 주민의 인권을 북한주민의 입장에서도 바라봐야 하지만 한국 사람들이 미래의 이 땅에서 다양한 스펙트럼 속에서 그 사람들이 기초가 될 수 있겠는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덕진: “전적으로 공감한다.”

   
▲ '남북, 코리아의 인권'을 주제로 한 토크 모습. 정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목사, 배기찬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왼쪽부터) ⓒ유코리아뉴스 최승대

-배기찬: 북한 인권이나 아프리카, 이슬람 인권도 다 똑같다. 남한인권을 거론하는 만큼이나 이란의 인권도 거론해야 한다. 그런 인식으로 북한이나 남한 인권문제를 봐야 하지 않을까.

김덕진: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제 생각은 좀 낭만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가까이 있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의 문제에 대해 얼마나 실효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의 문제다. 우리 헌법의 영토 조항은 좀 억지스럽다. 나눠진 지 60년 넘었고, UN에 동시 가입했고, 올림픽에 동시 입장하기도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남북은 분리된 국가로 본다. 그런데 그 조항에 얽매어서 하나로 본다는 것은 좀 억지스럽지 않나. 탈북자 북송에 대해 기본적으로 살고 싶은 곳에 살게 해주는 게 인권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실정법을 들어서 구속하지만 보편적 인권 잣대로 보는 게 맞다."

-배기찬: 지난 2월 17일 UN 북한인권조사위원회에서 북한인권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 결과를 내놨는데 이에 대해 얘기하신다면?

정베드로: “국내법이나 양국간 입장에서 보면 해결책이 없다. 보편적이고 세계에서 바라보는 가치가 바로 UN이다. 목사로서 UN헌장이나 인권규약을 성경에 버금가는 살아 있는 말씀으로 본다. 국제협약에 따라 인권문제가 잘 적용되었으면 좋겠다. 야당 대표나 여당 대표가 북한인권법 처리하겠다고 하는 것은 다 립서비스란 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북한의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우리가 그동안 목숨 걸고 자료화하고 정리하고 국제사회에 알리는 일을 했다. 그런 분위기에서 이번 보고서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보고서의 특이한 점은 두 가지다. 1990년대 북한에서 300만 명 이상의 대량 아사는 북한정권에 의한 반인도적인 범죄라고 규정한 것, 탈북난민에 대해 중국 정부의 책임 강하게 제기해 탈북민 북한에 돌려보내는 게 위법이라고 한 것이다. 대한민국에서는 북한주민의 인권문제와 관련, 북한에 대해 긴급조치를 해야 한다. 자국민 보호책임을 다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가 개입하겠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부끄럽지 않은 나라가 되고 통일을 바라본다면 북한인권법은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 저는 북한인권법 통과를 위해 올인했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6월 지방선거를 의색해 립서비스만 하고 있다.”

-배기찬: 여당의 북한인권법과 야당의 민생지원법 보니까 두 가지가 대립되는데 차라리 두 안을 다 합해서 법을 만들든지 아니면 두 개 법을 다 통과시키면 어떨까.

김덕진: “난 북한인권법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이다. UN 프로세스가 국제사회를 움직이는 역할 해왔다. 긍정적인 노력이다. 드러내야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한도 군사독재 시절에 외국에서 계속 터뜨리고 압박하면서 개선됐던 것이다. 북한도 인권문제 제기가 압박수단이 될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에서 만드는 북한인권법이 얼마나 북한인권을 개선할 수 있을지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UN의 북한인권 결의안에 찬성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회가 그것을 제정하는 것은 실효성이나 정치적 의도로 비쳐질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긴급조치를 우리가 군사를 동원해서 할 수 있나. 오히려 UN 안에서 그것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대한민국에서 북한인권법 만드는 게 실제 북한인권 개선도 안되고 남북관계도 안좋아지니까 국제사회를 끌어들이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정베드로: 미국 북한인권법을 봤지만 국제사회의 법 안에서 북한인권문제를 잘 정리해놓고 있다. 북한 헌법정신에 따라 북한주민 입장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추진하는 북한인권법은 형식적인 게 참 많다. 보편적인 정당성이 담겨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결여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이 통과되어야 하는 이유는 민주당 안은 인도적 지원 위주의 내용이다. 민생인권법 없어도 남북교류법 가지고도 지원할 수 있는데 왜 굳이 만드는지 이해가 안간다. 제 경험으로 보면 새누리당이 자꾸 보수적이고 정통적인 유권자들에 대한 표심이 있기에 민주당도 우클릭 하면서 이런 여러 가지 성향을 포용하려는 제스처이지 않나 싶다.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게 북한인권 대사, 단체 지원, 기록보존소 설치 등인데 이것들이 없어도 지금까지 북한인권 단체들 잘 활동해 왔다. 북한인권재단 설치 조항에 대해서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200억 이상 예산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드러났듯 대부분 재단 내 직원들 월급이나 프로젝트에 다 들어가고 탈북민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인권재단 만들어 자칫 퇴직 공무원 받아주는 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배기찬: 합의의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UN 조사보고서는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하면서 북한과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북한주민들이 외부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남한에 권고했다. 이게 두 가지가 조화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 북한인권법이 나중엔 결국 꽃을 피우는 씨앗이 될 수도 있다고 보는데?

김덕진: “과장되거나 왜곡된 게 있다고 본다. 그 북한상황 개선방법이 왜 법이어야 하는가. 그걸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어쨌든 이런 토크가 인연이 되어서 더 많은 기회의 자리에서 더 많이 얘기했으면 좋겠다. 기회가 되면 제네바 북한인권법 관련 상정이 되면 같이 가고싶다. 공연도 같이 하자.”

정베드로: “나 역시 이런 토론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김덕진: 남북관계가 안좋아질 때마다 남한사회가 경직됐다. 이것은 하나의 패턴이다. 남북관계가 좋아져야 남한 사람도 편하게 살 수 있다. 인권은 보편적이라고 판단했기에 이번 인권보고서 제안처럼, 장성택 공개처형에 대해 항의하는 사람이 이석기 재판 가서는 사형시키라고 주장한다. 이게 모순 아닌가. 남한의 국가보안법 없애고 북한도 노동당 규약 개정하고, 남한의 보호구금시설 국제화하고 북한도 정치범 수용소, 노동교화소 개선하고... 유고의 전범들 재판받은 것처럼 북한인권 개선도 필요하고, 남북관계 개선도 같이 가야 한다.

정베드로: “남북관계 개선은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한다. 인권은 엔지오가 해야 할 몫이다.”

-배기찬: 우리나라는 역할 분담 하면 될 것이다. 정부는 정부, 국회는 국회, 엔지오는 엔지오대로 말이다. 그래서 서로 웃을 수 있다면 그것이 통일을 위한 기반이 될 거라고 본다. 인권개선은 인권의 방법으로 해야 한다. 북한의 인권을 얘기하면서 내부에서는 폭력을 행사하고 그건 안된다는 것이다.<끝>

제3회 통통콘서트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영상바로보기')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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