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4‧15 총선에 붙이는 한 마디

국회의원은 철학과 소신이 분명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야 분단의 땅 대한민국이 흔들리지 않고 최소한 가지 않아야 할 곳을 피할 수 있다. 그렇다고 완벽한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겠다는 말은 아니다. 세상에 어디 그런 사람이 있겠는가!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이라도 뽑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문제는 21대 국회의원에 입후보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좋은 분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어떤 사람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특히 민주당, 통합당 등 곧 진보와 보수를 아무렇지 않게 갈아타는 사람을 볼 때다. 언제는 민주당 국회의원을 하다, 통합당 후보로 나오고, 반대로 언제는 통합당 국회의원을 하다, 민주당 후보로 떡하니 얼굴을 내민 사람들 때문이다. 분명히 보수당과 진보당은 정치이념과 철학이 다르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쉽게 하루아침에 부동산 투기꾼들이 이집 저집 사고팔고 이사 다니듯 쉽게 당을 바꿀 수 있는지, 유권자로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것도 한 당의 대표적 국회의원으로서 앞장서서 억세게 투사 짓을 하다 그럴 수 있는지!

개인적으로는 한국 정치가 3류니 그럴 수도 있겠지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문득문득 TV에 나오는 그 특정 후보의 얼굴을 보면, 저 인간이 제정신일까 하는 마음까지 든다. 무엇보다 유권자를 인격체로 보지 않고 무시하는 것 같은 모욕감이 드는 것은, 그 어떤 변명도 없이 극에서 극으로 합무로 당을 갈아탄 경우이다.

상식적으로 왜 그(녀)가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마땅히 말해야 할 것이며, 죄송의 말을 하며, 유권자의 이해를 당부하는 것이 보통 사람의 상식이며 수준이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다면, 이는 한국인의 윤리의식과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다. 청소년 교육에도 바른 모습이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윤리, 도덕, 신의, 예의, 소신은 그러한 자들에게서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야말로 신의와 소신을 헌신짝처럼 던져버리는 사람들이 아닌가! 아니 그들을 그토록 쉽게 영입하는 당과 당 지도부도 전혀 다르지 않다. 물론 그들은 정치 공학으로 그들을 이용하고 자기들 유리한 쪽으로 표 계산을 하겠지만, 이는 옳지 못한 비뚤어진 타락이다. 말 그대로 탐관오리의 모습일 뿐이다.

물론 4세기 아우구스티누스는 정치인들이야말로 지옥에 가장 가까이 있는 자들이라고 했지만, 이들이야말로 명예와 부귀영화를 위해서는 영혼을 언제든지 팔 수 있는 자들이다. 영혼을 팔아서라도 뭐든지 할 수 있다면, 어떻게 그들에게 국가의 명운을 맡길 수 있겠는가! 그래도 국회의원만큼은 영혼을 헌신짝처럼 파는 자들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그들이 이 어려운 분단의 땅에서 어떻게 소신의 정치철학을 갖고 평화를 일구어낼 것인지를 생각하면, 도저히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답답할 뿐이다. 무엇보다도 자라나는 한국의 청소년들이 그들에게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를 생각하면 걱정이 태산처럼 앞선다.

1524년 스위스 종교개혁자 훌드리히 츠빙글리(H. Zwingli, 1484-1531년)는 어떻게 청소년들을 교육해야 하는지에 대해 글을 썼다. 이는 츠빙글리의 교육철학이다. 먼저 믿음으로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정립한 후, 할 일은 자신의 내면을 아름답게 만들고 질서 있게 정리하는 일이다. 자신의 영혼이 올바르게 정돈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비로소 가르칠 수 있다. 츠빙글리에게 성경은 삶의 기본이며 출발이다. 영혼의 정돈은 하나님의 말씀을 주야로 묵상할 때(시 1:2) 가능하다. 츠빙글리에게 말씀의 바른 이해는 히브리어와 헬라어로 원어 성경을 이해함을 전제로 한다. 츠빙글리에게 라틴어를 포함한 고전어 능력은 성령의 선물이다(고전 12:10). 원어로 성경을 이해할 때 학생에게 요구되는 선결 요건은 위험한 교만, 지배욕, 논쟁, 속임수 등을 버리고(골 2:8), 대신 믿음과 순전한 마음이다.

바른 삶을 보여주는 다양한 성경 속 인물들은 따라야 할 모범인데, 예수 그리스도는 “모든 덕목에 있어서 가장 완전한 인생의 모범”이다. 어느 인간도 온전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갈 수는 없다.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과 침묵을 따라가야 한다. 츠빙글리는 젊은이에게 경솔한 언어 습관 대신 “가장 귀중한 권면”으로서 침묵을 특히 요구한다. 젊은이는 어른들에게서 훌륭한 점과 함께 잘못된 언어 습관을 먼저 배워야 한다.

여성에게 평생 가장 아름다운 명예는 침묵인 것처럼 젊은이의 이성과 언어가 먼저 스스로 확신이 들 때까지,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도 분명한 확신을 줄 때까지 젊은이에게 있어서 특별한 시간에 침묵하라는 것만큼 가장 귀중한 권면은 이 세상에 없다. 내가 여기서 젊은이에게 피타고라스가 말한 침묵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젊은이는 자신의 경솔한 언어 습관을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그가 아주 훌륭하게 말하기를 원치 않는다면 그는 완전히 침묵해야 한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I』, 278-279)

주도홍/ 평화통일연대 공동대표, 전 백석대 부총장

주도홍  joudh@hanmail.net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