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최재영 권두칼럼
한반도 비핵화의 신기원을 이루자
최재영 기자 | 승인 2019.01.04 13:49|(208호)
 최재영 본지 발행인/<사단법인 한국언론인연합회 회장>

2019년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밝았다. 특히 새해는 황금돼지해에 해당한다. 돼지는 전통적으로 행운과 재물을 상징한다. 그것도 ‘황금돼지’라 하니 새해에는 우리 모두에게 큰 행운이 찾아 올 것 같은 소망을 가져본다. 특히 새해는 일제강점에 대항하는 3.1운동이 일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동시에 3.1운동을 계기로 출범한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아주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이 뜻깊은 100주년을 기념하는 올해는 한반도 평화에도 결정적인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급진전되고 있다. 불과 1년여 전의 상황과 비교해 보더라도 그동안의 변화는 정말 놀랄 만큼 발전돼 온 것이 사실이다. 물론 지금은 다소 갈등하고 지체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이제 돌이키기 어려운 국면으로 나아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여기까지 오는 데는 남과 북, 미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측면이 강하지만 그 중재역을 자임했던 문재인 정부의 공이 절대적이라는 점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이 그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다시 100년을 설계하자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위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달 하순 방한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비건 대표는 북한에 대한 유화적 발언을 내놓으며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의지를 밝혔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정의용 실장도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는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제 세부적인 논의와 그 타이밍만 남았다는 뜻이다. 뒤이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 이행을 위해 미국도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비핵화 논의에 다소 동력이 떨어지고 있긴 하지만 새해에는 뭔가 이뤄질 것 같은 기류가 여전히 저변에 강하게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현대사에서 일제 강점기의 치욕은 그대로 분단과 한국전쟁으로 이어졌다. 근대국가로의 발전에 무기력했던 조선왕조의 무능과 무지가 이처럼 엄청난 역사적 과오를 낳게 될 줄이야 그때는 몰랐을 것이다. 한 국가의 ‘정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이미 100여 년 전에 뼈에 사무치도록 느끼고 배운 교훈이다. 그로부터 10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는 아직도 친일세력 청산에 실패한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게다가 남북은 둘로 나뉘어 여전히 동족 간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세계는 이미 냉전체제를 끝낸 지 오래지만 우리는 여전히 냉전체제의 끝자락에서 분단과 적의(敵意)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 더 비통한 역사를 갖고 있는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
이런 점에서 2018년은 정말 뜻깊은 한 해였다. 바로 직전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말하자 김정은 위원장은 괌 주변 수역에 대한 ‘폭격’을 언급할 만큼 북미관계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불과 1년여 전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및 북미관계는 급변했다. 말 그대로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된 셈이다. 이 또한 정권 교체의 결실인 셈이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전히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회의와 비판을 거두지 않고 있다. ‘너무 앞서 간다’는 지적에서부터 ‘대북 퍼주기’라는 구태의연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평화를 구걸한다는 비난까지 나왔다. 물론 어느 것도 적절한 얘기가 아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데 대한 시기이며 두려움의 표현으로 들린다. 하지만 그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금 남북 간에는 역대급 평화기류가 완연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정의용 실장이 적절하게 설명했듯이 지난 2018년은 “한반도에서 전쟁 위협을 없앴다”는 점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정 실장은 2017년에는 북한의 핵 실험, 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이 16차례였지만 2018년에는 단 한 차례도 없었고, 남북이 3차례의 정상회담을 포함해 36차례의 각급 회담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남북 간에 이런 사례가 또 언제 있었던가.
그럼에도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와 함께 남북 및 북미수교 같은 보다 제도적이고 본질적인 단계로 나아가는 길은 여전히 멀고도 험해 보인다. 이제 겨우 남북 간에 평화정착을 위한 ‘첫 삽’을 떴을 뿐이다. 비무장지대에서 일부 GP(감시초소)가 해체되고 남북이 함께 확인하는 모습은 그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고 북한에 대한 투자와 여행이 좀 더 활성화되면 남북 간에는 전혀 새로운 환경이 조성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의 ‘평화 로드맵’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얘기이다. 누가 이런 도도한 평화의 흐름을 막을 수 있겠는가.
올 초에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수차례 자신의 의지를 밝혀 왔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일찌감치 그 가능성에 대해 ‘새해 머지않은 날(not too long after the first of the year)’이라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과제는 북한과 미국이 주고받을 구체적 행동을 놓고 타협하고 절충하는 일이 관건이다. 그러나 여전히 불신이 큰 두 나라가 바로 구체적 행동에 나서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정부가 그 중재자 역할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라 하겠다. 그래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더 빛이 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남과 북은 한국전쟁 이후 지난 65년 동안 무한 갈등과 전쟁 위기 속에서 ‘공포의 균형’을 이루며 살아왔다. 이를 통해 남과 북 모두에게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과 소모적인 군비경쟁을 촉발시켜 왔다. 그 세월 동안 잃어버린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풍요 그리고 외교적 이익은 또 얼마나 막대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젠 그 천형(天刑) 같은 대치와 적대(敵對)를 내려놓고 ‘한반도의 새로운 100년’을 남북이 함께 설계해야 한다.
참으로 역사적 의미가 큰 기해년 새해 아침이다. 100년 전의 그 만세소리가 방방곡곡에 울려 퍼지듯이, 100년 전 상해에서 ‘대한민국’을 선포한 그 당당한 외침이 겨레의 자존감을 살려 주었듯이 기해년 새해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시대의 신기원이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큰 정치를 통해 민심과 함께 야당의 입장을 헤아려 대업을 이루길 기대해본다.

 

최재영 기자  mjknews2121@daum.net

<저작권자 © 정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재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발행인 인사말회사소개정경시론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0-010)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1-11 한서리버파크 1502~3호  |  대표전화 : 02)782-2121  |  팩스 : 02)782-9898
사업자등록번호: 107-06-75667  |  제호 : 데일리정경뉴스  |  등록일자 2005년 5월  |  등록번호 : 서울아00449
발행일 : 2000년 4월  |  대표이사: 최재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최재영
Copyright © 2019 정경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