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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이 정책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김세진 기자 | 승인 2018.05.31 11:28|(206호)
근로자 vs 영세사용자
을(乙)과 을(乙)의 싸움으로 번지는 최저임금 인상
지원정책 가입은 까다로운데 기간도 한시적


2018년 시간당 최저임금은 지난해(6470원)보다 16.4% 인상된 7530원이다. 작년 정부는 최저임금 상승이 내수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최저임금 인상과 제도 정착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정책 설계 당시 최저임금 인상폭이 너무 커 편의점, 음식점, 중소기업 등 영세 사업자에 부담이 전가돼 인상 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시행 후 역시나 각종 편법 계약이 난무하며 실질임금 인상을 기대하던 노동자와 생산 비용을 줄여야 하는 영세업자 둘 다 피해를 보고 있는 양상이다.

글 · 김세진 기자(tianmimi92@daum.net)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영세한 규모의 자영업자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중국에는 “상부에 정책이 있다면, 하부에는 대책이 있다(上有政策,下有对策)”는 말이 있다. 민간이 국가 정책에 반대하면 필연적으로 그에 따른 술책이 생긴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올해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최저임금제도 후폭풍이 마치 그런 모양새다.
 
편의점·외식업계 사장님은 아우성, 본사는 ‘이때다’

올해 16.4%에 달하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충격이 영세 자영업자를 강타하고 있다. 일부 편의점 점주들은 점포 운영을 포기하고, 다점포 점주들은 점포수를 줄이며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하고 있다.

7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등 ‘빅5’ 편의점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 국내 5대 편의점의 점포 증가 수는 지난해 1월 802개로 전월대비 2.38% 늘었지만, 이후 꾸준한 감소세를 보여 11월에는 320개로 전월대비 0.8% 성장하는데 그쳤다. 출점경쟁으로 편의점 포화경쟁이 격화되던 중 최저임금 인상은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 운영에 큰 타격을 줬다.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2016년 한 달 5건 이하였던 편의점 폐점이 지난해 4분기부터 두 자릿수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일부 점주들은 인건비 보전을 위해 제품 가격을 인상 제의하고 싶지만 고객을 경쟁사에 뺏길까봐 전전긍긍이다.

문제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인건비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여론을 이용하여 잇따라 가격을 인상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부터 KFC, 롯데리아, 모스버거, 놀부부대찌개, 신선설농탕, 죽이야기 등 외식 업계들이 음식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다.

물가(物價)는 한 가지 요인이 아닌 원자재 비용, 환율, 경기변동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형성하는 것이다. 영미권에서도 대체로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나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주장은 여전히 논쟁적이다. 한국노동연구원 강승복 연구위원이 2015년 내놓은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대체로 학자들은 최저임금이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 해도 미미한 수준이라고 본다. 최저임금이 10% 오르면 물가는 최대치로 약 0.4%까지 오른다. 즉 최저임금 단독 변수가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패스트푸드업체 롯데리아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건비는 가맹점주가 줄일 수도 있는 부분인데, 체감적으로 가격 인상에 영향이 가장 큰 것은 임대료”라며 “최저임금이 올라서 가격 인상을 검토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상품 가격을 안 올리고 있다가 이번에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KFC 관계자 역시 “이전부터 가격 인상을 논의하다 이번에 올린 것”이라며 “최저임금도 반영했고 임대료 등 고정비용도 올라가서 상품 가격을 올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은 최저임금 요소 하나가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그중 임대료가 상품 가격 책정, 즉 물가 설정에서 최저임금 못지않게 주요한 지표인 것이다.

그런데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점주에 대한 수익 배분에는 소극적이면서 최저임금에 대한 여론을 이용해 이때다 하고 가격을 올리고 있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불이익을 직접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영세업자나 점주들의 어려움을 외면할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정책의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는 것이다.
 
난립하는 꼼수 계약

2018년 최저임금이 시간당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 오르면서 사업주가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면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계약 유형이 다양하게 발견되고 있다. 업주들은 인건비가 많이 올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근로자들은 ‘꼼수 계약’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재계와 시민단체 '직장 갑질 119'에 따르면 한 달 이상의 간격을 두고 지급하던 상여금을 매달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본급을 최저임금에 맞춰 인상하면서 기존의 상여금을 아예 없애거나 줄이는 것이다. 인천의 한 전자제품 생산업체는 기본급을 올리는 대신 기본급의 600%이던 상여금을 올해부터 400%로 줄였다. 안산의 한 회로기판 제작업체는 기본급의 400%이던 상여금을 300%로 줄이고 삭감된 부분은 기본급화(化)해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했다.

상여금 외에 식대, 근속수당, 성과급 등 각종 수당을 없애는 사업주들도 많다. 한 콜센터 직원은 “3년 6개월의 근무 기간에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기본급은 올랐지만, 식대와 만근수당 등 각종 수당이 하나둘씩 사라졌다. 올해도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기본급은 20만원이상 오르지만 매월 24만원씩 나오던 근속수당이 사라질 것이란 얘기가 있어 실질소득은 차이가 거의 없다”고 했다.

일부 사업주는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근로자와 1년 근로 계약을 맺으면서 11.5개월로 계약을 맺기도 한다. 근로자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퇴직금을 받으려면 1년 이상 계속 근로해야 하고, 근로 기간이 1년 미만이면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 퇴직금은 계속 근로기간 1년에 대해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지급해야 해 최저임금이 오르면 퇴직금 부담도 늘어난다.

또 근로시간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 실제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는 최근 입주자 대표 회의 끝에 경비원과 미화원의 근무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이 아파트에 부착된 안내문에 따르면 최저임금제 시행에 따라 기존 5시간이었던 경비원 휴게시간이 6시간으로 늘어나고, 미화원은 토요일 오전 근무가 없어져 평일만 근무하게 됐다.
 
“일하고 싶어요” 고용 감소로 심화하는 청년 · 중장년 실업

최저 임금 인상으로 기술직이 아닌 대체 인력 보충이 쉬운 단순직, 저임금 근로자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저임금 노동자를 위해 만든 정책이 정작 당사자에게 피해가 가는 것이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경비원 94명은 지난 연말 비용 인상 등을 이유로 해고 예고통지서를 받았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용역회사를 통해 해고된 경비원들을 재고용하겠다고 밝혔으나, 경비원들은 용역업체가 들어설 경우 전원 재고용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임금과 복지 수준도 낮아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노동계에선 최저임금 인상으로 전국 아파트 경비원 18만 명 중 1만 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편의점·음식점·빵집 등 아르바이트생들 역시 대거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구인구직·아르바이트 포털인 알바천국이 지난달 전국의 자영업 및 중소기업 고용주 1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43.4%가 “올해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응답자 11%는 “가족 경영이나 1인 운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고 “아르바이트생 대신 이미 무인기계를 사용 중이거나 사용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41%에 달했다.
 
사업주가 비용을 줄이려고 기회를 보다가 이번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노동자를 해고하는 부작용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은 영향권에 드는 사람이 전체 임금근로자의 23.6%로 예년보다 큰 만큼 정부가 당장 이런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피해를 입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이어진다.

취약업종 근로자 해고가 현실화되면서 직접적 타격을 받는 영세 자영업자뿐 아니라 수혜자인 근로자들까지 청와대에 “최저임금 인상을 재고해 달라”는 청원 글을 올리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일자리 불안을 호소하는 근로자들의 청원도 쇄도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전인 지난해 게시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청원들이다.

‘차라리 최저임금 작년 그대로 해주세요’라는 청원을 올린 한 누리꾼은 “최저임금을 올리자 상여금을 없애고 휴식시간을 늘리고 휴일에 대체휴무를 시키는 등 월급은 도로 줄고 물가만 오르는 상황이 됐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최저임금 악용’이란 제목의 청원을 올린 누리꾼은 “최저임금이 올라가니 회사가 근무시간을 1시간 줄이고, 따로 나오던 식비를 기본급에 포함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며 “이럴 거면 최저임금 인상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자영업자들의 불만도 크다. ‘누구를 위한 최저시급 인상입니까’란 제목의 청원을 올린 네티즌은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해 일찌감치 제품 가격을 폭등시켰고, 나 같은 자영업자는 인건비 상승과 대기업의 꼼수 사이에 끼여 어찌할 바를 몰라 아르바이트 고용을 줄이고 있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세대학교 비정규직 청소, 경비 노동자들이 “적립금은 수천 억, 노동자는 알바“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그밖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는 "연세대 재단 적립금은 5307억 원인데, 지난해 청소, 경비 노동자 시급 인상에 따른 예산 추가분으로 학교는 13억 원을 산정했다"며 구조조정을 할 빌미로 학교 측이 최저임금 인상을 드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부 지원책은 한시적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충격 방지를 위해 영세사업자에게 지급하기로 한 2조9708억원의 일자리 안정 자금에는 조건이 있다. 바로 고용보험 가입이다. 정규직 4명 중 1명꼴로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의지에서 시작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임금 근로자 전체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64.3% 수준이다. 비정규직(42.4%)이 정규직(75.1%)보다 가입률이 낮았다. 일일 근로(5.0%), 특수형태 근로(4.0%)의 경우 거의 가입자가 없다시피 한 수준이다. 고용보험 미가입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경우 실업급여나 출산휴가 지원금,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지원금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영세한 사업장일수록 특히 더 심하다.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90% 이상이 고용보험에 가입했다. 반면 5인 미만 사업장의 가입률은 73.9%에 불과하다. 일자리 안정 자금 지원을 고용보험 가입 사업장으로 국한한 것도 이런 상황이 작용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한국의 저소득층 근로자 비중은 2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3위”라면서 사회안전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 하에 정부는 7일 기존 최저임금 보조정책을 보완한 조세특례제한법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는 직원이 10명 미만인 과세표준 5억원 이하의 영세 소상공인들은 사회 보험(고용보험,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 산업재해보상보험) 신규 가입시 정부로부터 2년간 보험료 절반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일부 4대 보험 미가입 영세 소상공인들이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시 지원받는 금액보다 신규로 내야 할 보험료가 늘어나 접수를 꺼리고 있는 것을 감안한 조치다.

또 10인 미만 사업장 중 월급여 190만원 미만 노동자를 보유한 곳은 ‘두루누리 사업’ 혜택을 받도록 했다. 5인 미만 사업체는 보험료의 90%를, 5∼10인 미만의 경우 80%의 보험료를 정부가 지급한다. 영세 사업장에서 월 급여 190만원인 근로자를 1명 고용하면 2만9450원의 고용보험료를 내야 한다. 두루누리 사업 혜택을 받으면 1인 당 최대 2만6505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그밖에 연간 최대 240만원의 공장 근로자 야간 수당에 대한 비과세 기준을 월급 15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야근 수당 비중이 높은 일부 생산직 근로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수당의 비과세 대상에서 빠지고 국세청에 잡히는 월소득이 190만원을 넘어서 일자리안정자금 지급 대상자에서 제외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생산직 근로자에 대한 연간 수당 비과세 한도 자체를 현행 240만원보다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산직 근로자들은 야간 근무를 많이 하기 때문에 대부분 수당이 비과세 한도인 연간 240만원(월 약 20만원)을 넘어선다. 비과세 기준 월급만 상향 조정하면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일자리 안정 자금의 맹점은 기간이 한시적인데 있다. 1인 당 13만원씩의 지원금이 내후년에도 유지될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최저임금 인상이 지속된다는 점도 영세 사업자 입장에선 부담이다. 내년 이후에도 최저임금은 인상되는 만큼 지급을 중단할 경우 발생할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고용보험료 감면 혜택이 있다고 해도 추가 비용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내년 상반기에 집행상황과 흐름을 보면서 보완사항을 마련한 뒤 하반기쯤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작년 7월 최저임금 결정 직후, 3조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 편성과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 소상공인과 영세 기업 지원대책을 단발성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일회성 정책은 정부가 소상공인과 영세기업의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덜어주는 데는 많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최저임금 관련 인건비 추가 부담이 올해만 16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정부가 그중 3조원을 예산으로 메워줘도 대다수 영세기업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특별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를 구성, 편의점이나 경비업종 등 최저임금이 잘 지켜지지 않던 업종들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오는 28일까지를 계도기간으로 설정하고, 각 사업장에서 자율적으로 최저임금을 개선할 기회를 줄 계획이다.
 
취약계층 보호할 수 있는 방법 재고해야

문 대통령은 새해 첫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극심한 소득 불평등과 저임금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정책"이라며 "가계소득 증대와 내수 확대를 통해 소득 주도 성장을 이루는 길"이라며 지속 의지를 피력했다.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해 “여러 연구 성과들을 봤을 때 일시적으로 또 일부 한계 기업들의 고용을 줄일 가능성은 있지만, 정착되면 오히려 경제가 살아나면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 대체적인 경향으로 보입니다.”라며 장기적인 안목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소득 양극화 해소나 소득 주도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신년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최저임금정책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대기업을 대변하는 노사단체 대표의 협상을 통해 결정되는 만큼 이번 인상안은 중소기업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최저임금을 기본급 기준으로 설정하기 때문에 이번 안은 보너스와 수당을 주는 대기업 근로자에게 유리하다. 반대로 고령층이 많은 경비업무, 미숙련 청년일자리 등 직군은 해고가 쉽고 무인기계로 대체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된다. 또 김 교수는 90%에 가까운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대기업 노조에 눌려 최저임금 협상 과정에서 소외됐다는 것도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안의 취지는 고임금 대기업과 저임금 중소기업 간의 격차를 해소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그만큼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보호가 우선이다. 우리나라는 비정규직과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높아 최저임금 영향률이 선진국의 2~4배에 가깝다. 고용 문제에 있어 그들에게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정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인상안과 지원책은 이런 취약계층에 대해 실효적 도움이 되고 있는지 의문인 상황이다.

정부는 3조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 투입을 결정한 것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사각지대나 현실과 괴리된 부분을 찾아 유효한 대책을 생산해야 한다. 특히 ‘을과 을’의 전쟁, 노노(勞勞)간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엔 부동산 임대료, 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주 간 불합리적 시스템이나 이익 배분구조 등 자영업 문제의 구조적 해결을 위한 적절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김세진 기자  tianmimi9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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