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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넘어졌는데 올림픽 신기록
김세진 기자 | 승인 2018.02.12 10:51|(0호)
‘넘어지고 1등? 이거 실화입니까?’
 
지난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에서 한국의 이유빈이 넘어지자 다음 주자인 최민정이 터치하고 있다.

글 김세진 기자  /  사진 연합뉴스 제공

한국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이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준결승전에서 대역전극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이날 넘어지고도 4분06초400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하며 조 1위로 결승에 진출하는 '쇼트트랙 쇼'를 선보였다. 덕분에 이날 강릉아이스아레나를 찾은 관중들은 경기장이 떠나갈 듯 환호를 지르며 쇼트트랙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었다.
 
상황은 경기 초반에 벌어졌다. 한국 대표팀의 세 번째 주자로 나선 막내 이유빈(서현고)이 다음 선수에게 터치 직전 뒤로 넘어졌다. 그 순간 근처에 있던 최민정이 재빨리 이유빈의 손을 터치한 뒤 이미 반 바퀴 정도 뒤에서 맹렬하게 다른 나라 선수들을 뒤쫓기 시작했다.
 
조금씩 격차를 좁혀가던 한국팀은 11바퀴를 남기고 최민정(성남시청)이 3위 선수를 제치더니 김예진과 심석희로 이어지면서 2위, 마침내 1위까지 올라섰다. 탄식은 감탄의 환호로 바뀌었고, 경기장은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한국 대표팀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것도 모자라 올림픽 신기록(4분6초387)까지 세웠다. 비록 준결승 2조에서 중국이 4분5초315로 올림픽 기록을 다시 경신하긴 했지만 한 차례 넘어지고 만든 기록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기록이었다.
 
경기 후 김예진(한국체대 입학예정)은 "쇼트트랙은 변수가 워낙 많은 종목이라 다양한 경우에 대비한 상황 훈련을 한다. 이 역시 그동안 많이 연습했던 상황이어서 자연스럽게 잘 대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쟁선수와 외신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2위로 들어온 캐나다의 카산드라 브라데트는 “우리가 선두가 되고 나서 뒤는 혼돈 양상이었다. 우리는 최대한 빠른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가 본 한국은 정말 빨랐다”면서 “솔직히 죽는 줄 알았다. 빨라도 너무 빨랐다”고 말했다. 이어 “2바퀴가 남았을 때 ‘결승에 갈 수 있으니 실수하지 말자’는 생각만 했다”고 덧붙였다.
 
같이 뛴 젤라이스는 “강한 팀은 넘어져도 속도를 낼 수 있다”면서 “우리는 당초 한국을 잡는 게 목표가 아니었다. 그저 빠르게 앞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전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경기 후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넘어지고도 3000m 계주 올림픽 기록을 썼다. 한국이 레이스 초반 넘어진 것은 경쟁국에 큰 선물이었지만 한국은 1998년, 2002년, 2006년, 2014년 금메달을 딴 나라다. 만약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면 그것이 이변이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NBC 해설위원로 나선 아폴로 안톤 오노는 중계 멘트에서 “얼마나 거리를 벌려야 한국을 이길 수 있을까"라고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김세진 기자  tianmimi9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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