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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북 고위급회담 수락, 숨가쁜 신년 화해 일정
김세진 기자 | 승인 2018.01.05 13:33|(0호)
北신년사-연락채널 개통-훈련 연기-회담 수락으로 이어지는 화해행보
신년사 발언에는 ‘핵 강국’인정 전제되어 있어
제재 국면 탈피 위한 화해카드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이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오는 9일 고위급회담 제안 수락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18.1.5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10시 16분경 북측에서 전통문이 왔다"며 "우리 측이 제의한 1월 9일 판문점 평화의집 회담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전통문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위해 1월 9일 판문점 평화의집으로 나갈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수락했다.

글 김세진 기자 / 사진 연합뉴스 제공 


신년사에서 시작된 남북 접촉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금일 남북회담 수락에 앞서 지난 1일 신년사 발표를 통해 평창올림픽 참가 의향을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조선중앙TV에서 발표한 육성 신년사에서 “새해는 (북한) 공화국 창건 70돌이며,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 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북과 남에 다 같이 의의가 있는 해”라며 “남조선에서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 대회는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성과적 개최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동시에 “우리의 핵무력은 미국의 어떤 핵위협도 분쇄하고 대응할 수 있으며, 미국이 모험적인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이라며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한다.”며 한반도 비핵화는 갈 길이 먼 것임을 보여주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2018.1.1

당시 전문가들은 평창올림픽을 북핵 문제 해결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평창 구상’이 힘을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또 북한이 비공식적으로 핵보유국이라는 전제 하에 대화 국면을 조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핵 무력 완성에 따른 자신감을 바탕으로 대미 협상에서 과거처럼 ‘적대시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의 ‘공존’과 한국 정부의 정책 변화를 촉구할 것이라는 것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이번 신년사를 “김정은이 그 자신의 정치적 수사(修辭)와 사상이 정립되어가고 있음을 암시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자기존대(自己尊大)와 피상적 자신감이 정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주었다.”라고 평했다.
또 핵보유와 ‘핵능력 완성’을 넘어 핵무기의 실전배치를 추진하겠다는 변함없는 의지를 과시함과 동시에, 평창카드를 활용하여 국제적 제재망 특히 한ㆍ미 공조의 틈새를 공략하려는 절박감의 산물이라고 분석했다.
 
서보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이번 신년사는 악화일로의 한반도 정세 속에 남북대화에 전향적인 의사를 보임으로써 위기국면의 완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 교수는 “남북고위급회담을 제의했을 때 북한이 호응한다면 남북관계 개선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며 “최근 수년간 적대와 긴장이 이번 기회에 완화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기회를 갖기 어렵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북한은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폐회식에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황병서 당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당시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의 ‘핵심 권력 3인방’을 파견했었다. 김 위원장이 이번 평창 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직접 밝힘으로써 최근 정치적 위상이 급격하게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 친동생 김여정을 파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년사에서 회담까지

북한의 신년사에 이어 3일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 측에서 오후 3시 30분에 판문점에 전화를 걸음으로써 연락 채널을 재개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반발로 북한이 끊은 후 1년 11개월 만에 복원된 것이다.
 
북한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3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3일 오후 3시 30분(평양시 오후 3시)부터 판문점 연락 채널을 다시 개통하겠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측 입장을 발표하는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의 모습. 2018.1.3
 
이러한 북한의 행보에 화답하듯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새해 첫 전화통화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평창 동계 올림픽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큰 딸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고문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끄는 고위 대표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표단에 참가하는 정·관계 인사 명단 등 세부 사항을 곧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그리고 한미 합동군사훈련 연기 합의가 국내외 언론을 통해 공개된 지 12시간도 지나지 않은 5일 오전, 북한은 전통문을 보내와 고위급회담 수락 의사를 밝혔다. 연결된 전화로 남북회담을 수락·성사되면서 남북 관계는 급진전을 이루게 되었다.
미국, 중국, 일본도 이러한 진전을 명목상으로는 환영하고 주목하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남북관계를 이끌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김세진 기자  tianmimi9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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