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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생방송 토요일 아침입니다 지상중계 “장례지도사와 장례 문화”
김세진 기자 | 승인 2017.12.29 09:29|(205호)

국내 최초 여성 장례지도사가 된 심은이씨
2일장도 법적인 문제없어
매장에서 화장으로, 새로운 장례 패러다임 정착기로

 
사회 인식이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따라 장례문화 역시 다변화 되고, 장례지도사라는 직업도 재조명 되고 있다.
지난 2017년 10월 14일 방송한 KBS 생방송 토요일 아침입니다 <토요초대석>에서는 심은이 국내 최초 여성 장례지도사가 출연하여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을 소개하고, 죽음을 뒷바라지 하는 과정 및 삶에 대한 자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리· 김세진(tianmimi92@daum.net)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심은이 장례지도사가 정의하는 장례지도사란 경황이 없는 가족을 대신해서 죽은 자의 마지막 가는 길, 장례 절차를 대신 진행해주는 사람이다. 정경뉴스에서는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법을 알아보기 위해 심은이 씨가 말하는 장례지도사라는 직업과 장례문화에 대한 문답을 정리했다.
 

Q. 국내 최초 여성 장례지도사가 된 계기

“제가 국내 최초로 여성 장례 지도사가 되기로 결심한 때는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면서 돌아가신 분을 처음 접한 순간에서 시작해요. 당시 업무 관계 상 장례식장에도 가게 되었는데 그 곳에서 고인을 물건처럼 다루는 모습을 보았고, 매우 충격을 받았죠. 마침 신문을 보다가 우연히 장례지도학과 신설 소식을 접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고민이 있을 때마다 항상 상담해왔던 어머니와 충분한 대화를 했어요. 그 후 장례지도사에 입문하게 되었어요.”
 

Q. 처음 시작할 때 두려움이 있었는지?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도 두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당시 부산에서 졸업 하고 일을 시작했을 당시 제가 사무실에서 고객을 응대해도 남자 직원을 찾는 현상이 있었어요. 그 부분에서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죠. 여자이고 젊기 때문에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노력한 결과 2001년부터 17년 동안 현재까지 일하면서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Q. 기억에 남는 장례는?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죽음을 잘 준비하신 분의 장례에요. 50대 초반에 난소암으로 운명하신 분이었는데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셨어요. 10년 전 난소암 판정을 받으셨는데 그 때 하나님과 ‘아이들이 어리니 10년 정도 뒤에 데려가면 안되겠냐’라고 기도하고 타협하셨대요. 아이들이 대학생 되었을 때 형제자매에게 모두 마지막 인사 하고 남편에게 ‘함께 있어서 고맙고, 행복했다. 아이들이 적응됐을 때 새장가가도 된다.’라고 말씀하시고는 편안하게 가셨습니다.

또 하나 안타까운 사례가 있었는데 죽음에 대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신 분셨어요. 간경화 걸리셔서 황달 끼도 있으신 분이셨는데 돌아가실 때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우리 다시는 아는 사이로 만나지 말아요.’라고 말하더라고요. 어떤 사연이 있길래 가는 엄마한테 저렇게까지 모진 말 하나 싶었어요. 안타까우면서도 죽음에 대한 준비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임종 전 준비사항과 조문 시 예의

"특별히 임종 전 상담할 내용은 없고 마음 준비가 가장 중요해요. 상담을 한다면 화장을 할 것인지 매장을 할 것인지 장례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 다음 장례 예상 비용, 장례 관련 서류에 대해 논의합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장례식장에 오는 것을 꺼려하지 말고 상담하라는 것이에요. 상담할 곳은 보험회사나 장례식장 중 잘 비교해보고 하나를 선택하면 돼요.
 

Q. 추천하는 장례 방식

형편이 어려우면 굳이 3일장을 고집하지 않아도 됩니다. 2일장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요. 개인적으로는 가족장을 추천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미래의 장례는 잘 모르는 사람이 와서 북적이는 것보다는 조용하게 영정 모셔놓고 고인과의 추억을 얘기하는 형태가 될 것 같아요. 또 개인적으로 수의 입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요. 마지막으로 인사드릴 때인데 보내는 가족들이 평소에 안 입는 옷을 입으면 낯선 느낌이 들기 때문이죠. 평소에 자주 입는 옷을 입고 익숙한 모습으로 보내드리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연세 드신 분이 자녀가 외국에 있는 경우 등 운신의 폭이 좁을 때 본인이 직접 오셔서 장례를 준비하셨어요. 요즘은 지병을 앓고 계시는 분이 자식 몰래 장례를 준비하시는 경우가 많아 그런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깝죠. 장례의 구체적인 절차는 따로 없으니 사전에 가족들과 장례 방식에 대한 대화가 중요해요.

조문 시 방문객은 형식적인 말보다는 고인과 친분이 있는 사람인만큼 가족에서 따뜻한 말을 해주는 것이 예의인 것 같아요. 현장 경험 상 입관 시간은 마지막으로 고인과 인사하는 시간으로 가족이 가장 힘들어할 때라 조문은 이 시간대를 피해 가는 것도 하나의 예의라고 생각해요."
 

Q. 장례지도사, 삶에 대한 고찰을 요하는 직업

"직업으로서 장례지도사는 귀한 일이에요. 생을 마감하는 지점에서 배웅을 하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나름대로의 보람이 있죠. 장례지도사는 고인과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대하고, 고인에 대해 인격적 대우를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임해야 하죠.

장례지도사의 근로조건에 있어서 후배들이 힘들다는 부분은 있어요. 여자 동기는 저 뿐이죠. 장례지도사가 워낙 야간 근무도 많고 육체적으로 힘들기 때문인 것 같아요. 3일 장례 기간 내내 장례식장은 교대로 돌아가면서 근무 하지만 상조회사는 한명이 3일 동안 상주합니다. 각각 장단점이 있으니 비교해보고 선택하세요.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고인과 유가족을 보며 ‘삶은 곧 죽음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고인의 모습을 보면 이분의 삶이 어떠했을지 눈에 보이기 때문이죠. 3일장을 하다보면 여러 친척과 가족들을 보면서 생전에 그들 간의 관계가 추정되고, 표정 등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타인의 장례나 임종을 맞을 때 ‘죽음은 늘 삶의 곁에 있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보통 사람들은 영원할 것처럼 살아가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죠. 때문에 서로에게 후회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해요."

 

Q. 한국의 장례문화에 대하여

"장례에 관해 가장 큰 변화라고 하면 매장에서 화장 문화로 바뀌었다는 것이죠. 요즘은 80-90%가 화장을 택해요. 또 법적인 개선으로 각종 상조회사, 보험회사 등이 생기면서 장례식장의 운영이 투명해졌죠. 이 외에도 정규 교육을 받은 장례지도사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전문성을 띈 장례지도사가 많이 생겼어요. 하지만 무연고자, 고독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시신의 처리 방법에 관해서는 아직 법적으로 개선 혹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10년 중 처음 겪은 일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나이 많은 상주의 어머님 상이었고, 엄청 바쁜 날이었어요. 여기저기 발로 뛰고 있는데 갑자기 상주님이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분이 저보고 ‘여기서 10분 쉬었다 가’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빈소로 데려가서 앉히는데 사실 실수한 줄 알고 긴장했어요(하하).

그때 앉아서 상주님이 저에게 했던 말이 “나도 이제 고아가 됐어요.”에요. 아무리 연세가 많으셔도 부모님을 보내는 것은 똑같이 힘들구나, 모두가 말동무가 필요해하는 것을 느꼈어요."

 
심은이씨는 1980년 전북 진안군 덕유산 아래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학교를 나오고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했다. 국내 최초로 장례지도과가 개설된 서울보건대학(현 을지대학교)에 입학, 2001년에 1기로 졸업하고, 같은 해 부산 영락공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2003년부터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 장례식장에서 근무했고, 2005년부터 현재까지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장례식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2017년 3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의 ‘10인의 프론티어’로 영입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아름다운 배웅>이 있다.
 
 

김세진 기자  tianmimi9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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