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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경제특집] 한국경제 2018년 전망한국경제, 외환위기보다 더 큰 경제위기 올 수 있어
변완영 기자 | 승인 2017.12.28 12:18|(205호)
경제전문가 68%, “IMF 외환위기 같은 경제위기 5년 내 올 것” 경고
2018 세계경제는 3.7% 성장, 반면 한국경제는 하반기부터 저성장 우려
“위기를 외면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면 진짜 위기다”


글 변완영 기자  / 사진 연합뉴스 제공
 
 

1997년11월21일,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이른바 국가부도 위기였던 우리정부가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신청으로 ‘경제주권’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취임한지 사흘밖에 안된 임창열 당시 경제부총리는 밤 10시20분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정부는 금융 · 외환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IMF에 유동성 조절 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해 1월부터 한보철강 부도를 시작으로 11월까지 삼미· 진로·대농·한신·뉴코아·해태·기아 등 연쇄부도가 한국경제를 위기로 몰아갔던 시기였다. IMF 구제금융체제로 30대 재벌 중 11개가 해체됐다. 은행26개 중 16개가 퇴출되는 등 곪아터진 한국경제가 수술대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환부를 도려내는 아픔을 겪으면서 미뤄왔던 각종 경제개혁과제를 이행했다. 소위 한국경제의 체질을 바꿔나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어느덧 20년이 지났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경제는 아직도 건강 체질인가?
 

경제전문가 68%.“향후 5년 이내에 IMF외환위기 같은 위기 발생할 수 있어”
 
550억 달러 정도의 구제금융을 지원한 IMF는 한국에 공강도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부채를 떠안은 김대중 정부는 전 국민의 각고의 노력으로 2001년 8월 구제금융 상환을 통해 IMF를 조기 졸업했다. 올해 11월14일 한국개발연구원(KDI)는 ‘IMF 외환위기 발생 20년 대국민 인식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대상자(성인남녀1000명)중 57.4%가 지난 50년간 한국경제의 가장 어려운 시기를 IMF위기로 꼽았다. 아울러 60%는 이시기가 본인들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대답했다. 또한 외환위기가 비정규직 문제, 안정된 직업선호, 소득격차 등을 가속시켰다고 보았다. 그래서 흔히 삶이 어려울 때 “IMF보다 더 힘들어”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다. 그만큼 IMF외환위기의 상처가 컸다는 방증이다.
 



경기는 장기경제성장추세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순환을 한다. 경제 대수술을 받은 지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한국경제는 ‘건강진단’을 받아야 할 시점에 왔다.
 
임창렬 전 부총리는“외환위기는 일시적 급성질환이었지만 지금은 서서히 죽어가는 암에 걸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임 전부총리는“조선업은 이미 중국에 빼앗겼고, 전자산업도 얼마 안 남았다”면서 “주력산업의 생명을 연장할 해법을 찾지 못하면 한국 경제는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경제전문가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문가 68%는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위기가 향후 5년 이내에 발생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주력산업의 몰락(20.6%), 가계부채(17.5%), 낮은 노동생산성 및 노사관계(16.6%)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문제의 심각성은 약해진 공동체의식이다. 과거 IMF금융위기 때에는 전 국민이 국난극복을 위해 너도나도 ‘금모으기’운동에 나섰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다시위기가 온다면 금모으기 운동 같은 고통분담에 동참할 수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29.2%)는 응답보다는 그렇지 않다(37.8%)는 응답이 더 많았다.
 
외환위기 당시 초대 금융감독위원장을 맡아 위기극복을 주도했던 이헌재 전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2월8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열린‘안민정책포럼21주년 기념총회’특별강연에서 “20년전 외환위기 때보다 더 엄혹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외환위기 당시에는 국민이 일치단결해 위기를 극복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면서 위에 언급한 설문조사를 인용했다. 계속해서 그는“이런게 진짜위기다”고 일갈했다.

 

이 전 부총리는“요즘 국제정세를 보면 과거열강에 둘러싸여 새우등이 터졌던 역사가 반복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경제가 독립적인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기득권을 쥔 이전세대와 지도자들이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는 해법을 내놓았다.

 
향후 2~3년 자동차 · 반도체 등 중국발 불황기에 직면우려
 
올해 자동차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디스플레이, 2020년에는 반도체, 조선, 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대부분 주력 산업이 중국을 진원지로 하는 새로운 불황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KEB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 연구소는 12월13일‘2018년 산업 전망’을 발표하면서 중국 경쟁력 상승에 따른 산업별 리스크를 이처럼 예측했다.
 
이 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18년 하반기부터 중국 기업들의 LCD, OLED, NAND, DRAM 공장들이 순차적으로 완공돼 생산규모가 엄청나게 커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건설 중인 중국 LCD 공장이 모두 완공되면 증설 물량이 LG디스플레이 총생산능력의 절반수준으로 올라가고, 내년에 완공되는 중국 반도체 공장의 생산능력은 삼성전자 총 생산능력의 20%에 달하는 수준으로 우리경제의 위협요소가 될 것으로 보았다.
 
이주완 연구위원은“철강, 휴대폰, LED, LCD, 이차전지 등은 이미 중국의 경쟁력 강화로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앞으로 자동차, OLED, 반도체, 조선, 석유화학 등도 유사한 처지가 될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수출과 설비투자가 내년에는 그다지 기여를 못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생산능력, 가동률, 출하, 재고 등 생산요소들이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기저효과마저 소명하게 됨에 따라 내년도 수출은 급격히 둔화될 상황에 처하고 이에 따라 설비투자도 올해수준으로 유지하겠지만 증가율은 매우 낮거나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실상 올해 수출은 지난 2년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를 배제하면 2014년 실직을 소폭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반도체, 원유, 금속 등의 가격효과를 제거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2018년 하반기이후 저성장 우려…경기하방리스크 요인 상존
 

 
2018년 세계경제는 선진국의 경기회복세 지속과 중국경제의 안정적 성장지속, 자원가격 회복에 따른 자원 수출국 성장세 가속화로 2017년 3.4%보다 높은 3.7%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한국경제는 하반기부터 저성장기조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는 11월1일 ‘2018 세계경제 전망’에서 선진국의 경우 미국은 2017보다 소폭 높은 성정이 예상되는 반면, 유로존과 일본은 성장률이 소폭 둔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및 신흥국은 자원가격과 선진국 경기회복의 수혜 속에 인프라 투자 등 공공지출이 증가하고 금융,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개혁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는 당장 내년 하반기이후에는 저성장이 재현될 우려를 보이는 시각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월8일 ‘경제주평’에서 2018년 한국경제는 성장률 자체로는 2017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수출경기 호조세 지속과 제한적인 내수회복 등으로 2018년 경제성장률은 2.5%에서 2.8%로 상향조정했다.
 
하지만 상존해 있는 경기하방리스크 요인을 감안하면 2017년 3.1%보다는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서 민간소비는 소비심리 개선, 정부의 이리자리 중심 정책기조 등 내년에는 올해보다 다소 개선될 전망이나 가계부채 부담 증가, 부동산 경기 냉각에 따른 자산효과 축소 등으로 소비개선을 제약하는 요인들이 상존한다.
 

건설투자 및 설비투자 증가율은 둔화될 전망이다. 건축기성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건축수주는 감소세로 전환되었고, 평창올림픽 등 기존 대형사업이 마무리된 가운데 SOC 예산감축으로 신규 사업이 위축 되서 토목부문 역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기 개선 및 수출회복세로 설비투자확대는 지속되겠지만 기저효과로 증가세는 다소 둔화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2018년 수출은 세계경기회복으로 6.2% 성장하겠으나 수입은 원자재 가격 상승, 민간소비 회복 등으로 7.7% 늘어날 전망이다. 물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증가 등으로 인해 수요와 공급측 물가상승 압력이 존재하지만 농축수산물 가격안정, 기준금리 인상 및 원화 강세 기조 등으로 물가상승폭은 소폭 둔화 될 전망이다. 실업률은 크게 나아지지 않아 2017년도 수준으로 예상됐다.
 
주 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2018년 세계경기의 회복세로 수출경기는 호조를 이어갈 전망이나 건설경기 침체, 제한적 소비회복 등으로 내년도 한국경제 성장률은 2% 후반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중장기적 경제정책 추진 및 물가안정 · 고용안정에 힘써야
 
사드보복의 영향으로 대중 소비재 수출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그동안 투자를 늘려온 중국기업의 공급이 확대되면서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나 무선통신기기 등 내구재 수출은 내년에도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유가상승이 멈추면서 정유 및 화학수출도 올해보다 증가세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가 다시한번 수술대에 오르느냐 아니면 간단한 처방약으로 치료할 것이냐는 전적으로 정부와 국민들의 의지에 달려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경기회복세를 강화하고 경기확장세 기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중장기적인 경제정책을 추진해 역동성을 복원하고 재정확대와 긴축의 정책에서 발생할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봤다. 정부는 가계부채로 인한 소비위축 대안을 마련해야 함과 동시에 기업투자활성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부동산 시장안정 및 SOC투자 시기조절을 통해 건설경기의 경착륙을 방지하고,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과 수출시장 다변화 등으로 국내수출의 회복세를 이어나가야 한다. 아울러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 발생 및 생활물가의 과도한 상승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가 물가관리를 강화해 나가야한다. 또한 문재인정부의 최대 과제인 일자리창출은 비단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질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며 사회안전망 구축을 통해 장기적인 고용안정을 이루어야 한다.
 
윤창현 서울 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가계부채 안정화를 위해 부동산, 세제, 건전성 감독 등 정부가 가진 정책 수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자영업 부동산 가계부채의 연결고리에 주목해 신중하게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윤 교수는 “임금주도 성장의 한국식 표현인 소득주도 성장은 단기적으로는 의미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이에 대한 여러 가지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기업과 시장에 대한 지원과 혁신을 통해 미래 먹거리 창출이 되도록 힘써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기를 외면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면 진짜 위기가 온다”라는 말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변완영 기자  byon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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