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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 이젠 ‘안정화’될 것인가?부동산 보유세 유보한 문 정부의 부동산 시장의 방향
변완영 기자 | 승인 2017.09.25 11:19|(204호)
정부가 ‘실수요보호·투기수요억제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8.2 부동산대책’(일명 8.2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보유세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부동산 보유세 인상은 검토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핵심 정책이 빠졌다는 문제제기와 다른 한편에서는 시장의 동향을 살펴본 후 언젠가는 내놓을 히든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8.2부동산대책’으로 과연 부동산시장이 안정화 될 것인지, 핵심인 부동산 보유세 유보는 옳은 판단인지, 이번 정책의 핵심 브레인인 김수현 청와대 수석의 보유세에 대한 생각과 배경 및 참여정부 시절의 부동산 정책의 성패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보고자 한다.

문 대통령, 보유세 인상 안하지만 더 강력한 부동산 대책 준비 중?
보유세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총칭하는 말이다. 양도소득세를 올리면서 다주택 투기 세력이 ‘임대주택 사업자’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줬다. 이용주 기획재정부 재산세제과장은 지난 8월 2일 정부 서울청사 브리핑에서 “보유세인상 부분은 우리 재산 과세 수준이 적정한 지, 그리고 보유세와 거래세의 비중이 적정한 지,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자리에서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현 단계에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또 오를 기미가 보일 때에 대비해 정부는 더 강력한 대책을 주머니 속에 많이 넣어두고 있다”고 강하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투기세력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실질적으로 집을 사고자 하는 서민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은 대책 아닌가”,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고서 이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은 ‘8.2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우리 서민들을 괴롭혔던 ‘미친 전·월세’, 이러한 높은
주택 임대료의 부담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도 부동산 가격의 안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라면서“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이 역대 가장 강력한 대책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부동산 가격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부동산 보유세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공평과세, 소득 재분배, 혹은 추가적인 복지 재원 확
보를 위해 인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정부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지만 현 단계에서 검토하고 있진 않다고 한발 물러났다. 투기 목적의 다주택자를 잡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포기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보다 부동산 보유세율
이 낮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 정부 출범 100일 기념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대회인 '대한민국, 대한국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 8. 20.
부동산 보유세인 주택재산세 세율은 0.1~0.4%가 적용된다. 6억 원이 넘는 주택에 붙는 종부세
는 0.5~2%다. 일본은 보유세율이 1.4%로 종부세와 맞먹고, 미국은 주마다 다르지만, 위스콘신과 텍사스, 일리노이 등은 주택가격 대비 1.7% 수준의 재산세가 붙는다.
세율이 미국 다른 주보다 훨씬 낮은 루이지애나(0.14%), 하와이(0.24%), 앨라배마(0.32%)도 한
국의 일반 재산세율과 비슷하다. 보유세를 건드리지 않았으니, 투기 목적의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지 않고 있으면 전혀 영향이 없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은 이미 발표된 8.2 대책으로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추가돼야 하는 건 서민·신혼부부·젊은이 등 실수요자들이 저렴한 임대료로 주택을 구하거나 주거복지 정책을 충분히 펼치는 것이라며 신혼부부용 공공임대주택, 젊은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등에 대해 많은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투기수요원은 무엇이고, ‘보유세 인상 유보’ 정책 문제는 없는가?
정부·여당은 문재인 정부 탄생 이후 수도권 집값 폭등이 다주택 소유자의 투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투기 수요가 집값 폭등의 원인이라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투기 수요를 유발한 원인은 무엇일까?
대출규제 강화 조치 시행을 하루 앞둔 2일 오전 서울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견본주택에 시민들이 모형도를 살펴보고있다. 정부의 6·19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 뒤 입지여건이 좋은 새 아파트 분양 시장에는 여전히 청약자들이 몰리는 현상이이어지고 있다. 2017. 7. 2.
먼저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해 줄기차게 노력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간과할 수 없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할 규제 장치는 모조리 해제해 부동산 불로소득 차단 혹은 환수 정책이 무력화 됐다. 그 결과 2011년부터 부산과 대구 등 지방 광역시의 부동산 시장에서 과열현상이 발생했고, 이어 2014년부터는 수도권의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지난 대선기간 동안 문재인 정부는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했고 부동산으로 인한 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 하지만 당선이 확실시되던 문재인 캠프에서 홍종학 정책 부본부장이 갑자기 기자회견을 자처해 ‘부동산 보유세 인상 계획이 없다’는 발표를 하게 된 것이다. 이는 부동산 과대 보유자들에게 시장의 안정성을 호소하면서 보수표심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대신 연간 10조 원씩 투입해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따라서 부동산 투기수요의 근원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정책이지만 보유세 인상 같은 핵심정책을 유보한 문재인 정부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보수정권 이전의 참여정부는 어떠했을까? 참여정부는 출범부터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선명하게 밝혔고 실제로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주요 정책들을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추진했다. 다만 2002~2006년에 수도권 ‘버블 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폭등했지만 그것은 기본적으로 김대중 정부가 투기 억제 장치를 모조리 해제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는 분석이다.
결국 부동산 투기의 원인은 투기수요자들을 움직이게 하는 정부의 정책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정책의 공백이나 오류가 있어서는 안 될 뿐더러 일관성과 신뢰성을 유지할 때 부동산 시장은 안정화되는 것임을 우리는 경험칙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유보하겠다는 문 정부는 과연 옳은 판단을 한 것일까? 토지 등
부동산보유세는 모든 세금 가운데 제일 좋은 세금으로 꼽힌다. 중립성, 경제성, 투명성, 공정성 등 조세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 모두에서 최고의 점수를 받기 때문이다.
중립성은 조세가 경제를 위축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고, 경제성은 조세 징수에 따르는 행정비용이나 사회적 비용이 적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투명성은 세원이나 조세 징수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는 원칙이고, 공평성은 사회로부터 혜택을 많이 받을수록 많은 부담을 지게 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게다가 부동산보유세는 보유비용 효과를 발휘해서 투기를 억제하고 부동산 가격을 하락시키는 효과가 강력하다.
한편, 참여정부가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을 통해 역대 정부 최초로 본격적인 부동산 보유세 강화정책을 펼쳤다. 그 이유는 토지보유세가 이런 장점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많이 모방하고있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했고 정책의 대부분을 같이 공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보유세 강화 정책에서 한발 물러섰다.
이에 대해서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부동산 보유세 문제와 관련해 “양도세는 이미 발생한 소득에 부과하는 세금인 반면, 보유세는 소득이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부과하는 세금이라서 조세 저항이 더 심하다”고 하면서 “보유세가 갖는 속성을 정부가 잘 이해하고 있고, 신중한 의사 결정을 할것”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은 보유세 인상과 관련해 몇 가지 고려할 사항은 전체적으로 보유세는 계단식 세율이
소득세 구간보다 많고, 소득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누진 구조로 세금을 내도록 한다고 했다. 그
러면서 그는 “소득이 발생하지 않은 세금에 대해서 먼저 손을 대거나 누진 구조에 변화를 줄
때는 상당한 서민들의 우려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 충분히 고려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예측이있지만 어떤 경우도 예단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유세가 조세 저항이 심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부동산 보유가 소득이발생하지 않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부동산을 보유하면 실제 임대소득을 얻거나, 자기 소유 부동산을 이용하면 최소한 귀속 임대소득은 발생하고 덧붙여 자본이득까지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것 아닌가! 또한 부동산 취득세는 발생 소득이 있어서 부과하는 것인지, 우리나라 세금 중에 발생한 소득에 부과하는 세금이 과연 소득세, 법인세 외에 몇 개나 되는지...김성달 경실련 팀장은 “정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보유세 인상”이라면서 “보유세 인상을 통해 정부가 시장에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집값이 잡힐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 7. 3.
김수현 수석,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실패다”(?)
참여정부에서 부동산정책 실무를 맡았고, ‘8.2부동산 대책’ 설계자인 김수현 청와대 수석은 “참
여정부 기간 여러 번 정책을 발표했음에도 부동산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점에서 명백한 실패다”라고말했다.
과연 그런가? 참여정부는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사에서 기념비적인 정책들을 시행했다. 예컨대 실거래가 제도를 도입해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였고, 보유세의 시가 상응 과세를 구현하고 강화했다. 뿐만 아니라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매년 10만호 이상 공급해 서민주거문제를 해결하려고 했고, LTV·DTI 규제를 통해 다가올 금융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참여정부 정책이 실패했다는 그의 말은 쉽게 납득가지 않는 대목이 있다. 왜냐하면 그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보수 언론의 집중적인 공격도 한몫했기 때문이다. 보수 언론이나 보수 세력들은 참여정부가 부동산가격이 올랐으므로 실패했다고 연신 떠들어 대면서 일종의 ‘세뇌공작’을 펼쳐 국민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하지만 돌이켜 참여정부 부동산정책을 재평가해보자면 부동산가격 안정화에 실패했다는 판단은 잘못이다. 2000년대 전반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 과잉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고, 후반기에는 미국과 유럽 등이 부동산 거품 붕괴로 엄청난 위기를 맞이했다. 우리나라는 일부 지역에서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세계시장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덜했고, 거품붕괴도 겪지 않았다. 이는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시장을 견고하게 했기 때문이라는 일부 경제학자들의 평가다. 아울러 가격으로 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지난 이명박 정부는 종합부동산세를 무력화시키고, 양도소득세와 개발이익 환수장치를 완화하고, 공공임대주택 공급물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소극적인 정책을 전개했다. 반면 4대강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쏟으며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추진해 임기내내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시켰다. 그렇지만 과연 잘한 정책인가.
정책결정, ‘다수편’에서 검토돼야… 부동산 안정보다는 ‘하락’에 관심이 더 많아
사실 부동산 시장 가격은 정부가 좌지우지할 수 없다. 시장에 맡겨야 한다. 다만 정부는 정책
으로 선박의 조타수 역할을 해야 한다. 김수현 수석은 참여정부가 끝난 뒤에도 줄곧 보유세 도
입에 관해서 “분수에 맞지 않는 부동산 과다 보유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보유세다”
라고 그가 2008년 출판한 『주택정책의 원칙과 쟁점』이라는 책에 썼다. 또한 2010년 어느 강연
에서 “경기 침체가 아니라 무슨 일이 벌어져도 절대 바꾸면 안 되는 것들이 있는데 역대 정권들은 이걸 자유자재로 바꿨다”면서 “보유세 강화나 개발이익 환수, 주거복지는 경기 상황이 어떻든간에 바꿔서는 안 되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고말했다.
그는 거듭 『부동산은 끝났다』라는 저서에서 “부동산 세금은 매우 정치적인 문제다. 바람직한 방향은 있지만 정치적으로 실행 가능한 정책을 찾기는 쉽지않다”고 하면서 “모두가 동의하는 세금체제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정부나 정치권이 이런 사실을 이해하고 예민하게 인식하는 세금정책이 중요할 뿐”이라고 기술했다. 정치는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고 누구를 위한 정책이 바람직한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다수의 서민들은 집값 안정보다는 집값 하락에 관심이 많기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정부는 전국 부동산 소유자에 대해 실시하는 보유세 인상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전체적인 재산과세 수준이 적절한지 폭 넓은 의견수렴을 통해서 결정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부동산 보유세 인상은 마지막 카드로 남겨 놓았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시장이 안정되지않는 등 대책이 먹히지 않을 경우 보유세 강화가 도입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어떻게든 보유세 인상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보유세는 시차를 두고 강화될 것이기에 이번에 빠진 것은 단지 한꺼번에 여러 정책을 내놓기에는 정부가 조세저항이나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다행히 정부의 강력한 8.2부동산대책 발표여파로 서울지역 아파트 값이 1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꺾여 서울과 함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과천과 세종시의 집값 상승세는 멈췄다고 한다. 시장의 변화를 좀 더 두고봐야 할 상황이다.

변완영 기자  byonwy@p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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