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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남북관계 새 장을 펼쳐야
최재영 본지 발행인 | 승인 2017.06.20 17:10|(203호)
지난 해 겨울의 분노와 고통이 그만큼 컸던 탓일까. 봄을 지나 초하의 더위가 일찍 찾아왔지만 마음만은 상쾌하다. 그 지긋지긋했던 국정농단의 생생한 증언들이 이젠 적폐의 기록으로 남게 됐으며 그 당사자들은 지금 법의 심판을 받고 있다. 매일 쏟아지는 각종 국정 소식들은 마치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듯 참신하고 놀랍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바로 이런 것일 것이다. 모든 것이 제 자리로 돌아가고 상식과 정의가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그만큼 문재인 정부의 출범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비전을 창출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남북관계, 불통에서 소통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달 21일 정의용 전 주제네바 대사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임명했다. 외교와 안보, 남북관계를 총괄적으로 조율해야 할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자리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를 말해주는 상징이다. 그 자리에 민간 출신의 외교통이 자리를 잡았다. 정의용 신임 실장은 본질적으로 대화론자이다. 따라서 이전 정부의 강경노선과 대결구조를 실용노선과 대화구조로 바꾸겠다는 뜻이다. 기존의 대결구조로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을뿐더러 상황만 더 악화됐기 때문이다. 무능한 정부의 실체만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전의 ‘김관진 체제’에 대한 치열한 반성이 전제됐을 것이다. 그리고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는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발탁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측근인 강 후보자는 외교부에 뒤늦게 합류해 국제기구국장 등을 지낸 여성외교관이다. 물론 여성 배려의 의미도 크겠지만 무엇보다 외교부의 정통관료를 피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기존의 관료 외교의 틀을 바꾸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연결해 보면 그 뜻은 더 명확해진다. 강대국 주도의 이해관계에 휘둘리다가 뭐 하나 제대로 못하는 무능 외교의 현실을 더 이상 용납하기 않겠다는 의미라 하겠다.
이 밖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와 홍석현 한국신문협회 고문을 통일외교안보 특보에 임명했다. 익히 알다시피 문정인 신임 특보는 김대중정부 햇볕정책의 산파였으며 대표적인 대북 대화론자이다. 홍 고문도 미국 조야에 상당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미파 인물이다. 이들이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를 조율할 경우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생각보다 훨씬 더 전향적이고 생산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에서의 남북관계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접근될 가능성이 높다. 비록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핵위협을 계속하고 있지만 그 또한 대화의 절박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하기 때문이다. 문재인대통령은 과거 야당 대표시절이나 당내 경선 시기에도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밖에도 개성공단을 더 확대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문제에서도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 핵심 내용은 대선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남북관계는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더 고도화, 다종화 되고 있는데도 우리는 손을 놓고 구경만 한 셈이다. 말로는 유엔을 통해 대북압박을 한다고 했지만 북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중국과 멀어지고 일본은 다시 재무장에 나섰다. 미국마저 우리에게 경제적 압박을 강요하고 있다. 말 그대로 우리는 ‘사면초가’로 몰리는 최악의 ‘외교절벽’을 경험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역대 정부의 극우세력들은 이 모든 것을 과거 김대중정부 때의 햇볕정책과 대북송금 탓을 했다. 툭하면 색깔론으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을 ‘내편과 네편’으로 나누었다. 몇 푼 되지 않을 정치적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이 엄정한 남북관계와 외교안보적 위기마저 정략으로 삼았던 셈이다. 생각할수록 참으로 고약한 일이다.

남북관계, 생산적 성과로 말하자
우리가 새로운 남북관계를 논하는 것은 단순히 과거정부와 의 차별성을 강화하자는 것이 아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을 두둔하거나 북한의 무력도발을 인정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그것은 남북이 대치하고 긴장하고 또 전쟁의 위협이 커질수록대한민국의 위상이 크게 낮아지고 그 후유증은 정치와 경제, 사회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우리의 저력을 위축시키고 있기때문이다. 지난 10여 년의 극단적 남북 대치상황을 보자. 우리는 무엇을 얻었단 말인가. 우리에겐 너무도 중요했던 그 시간을 사실상 허비한 것이 아니겠는가.
정치권력이 북한을 이용해 ‘안보장사’를 하는 동안 정치권은 국민을 분열시켰고 이로 인해 사회는 곳곳에서 갈등하고충돌하면서 서로를 저주했다. 그럼에도 ‘좌파 블랙리스트’가 나왔던 박근혜 정부의 당사자들, 그리고 문재인 정부를 ‘친북좌파세력’으로 규정한 무리들은 지금도 우리 정치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민생은 뒷전이고 툭하면 색깔론이 터져 나오고 다시 국민을 편 가르는 ‘막장정치’를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것인가. 이제 이런 구태까지 ‘적폐’로 규정하고 이번 기회에 분명하게 청산해야 할 것이다.
남북문제에 관한 적폐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너무도 광범위하게 자리 잡고 있다. 적폐청산이 간단치 않다는 얘기다. 게다가 지난 10여 년동안 대북강경정책을 뒷받침한 관료와 전문가 집단, 그리고 언론인까지 포함할 경우 그 숫자는 생각보다 훨씬 많다. 이들은 자신의 오판과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일부는 변절해서 마치 대화론자처럼 행세하겠지만 다수는 당분간 침묵을 지킨 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격의 빌미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 실책을 숨죽여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 변화는 좀 더 치밀하고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파격도 좋지만 전략적으
로 반격의 빌미를 주게 되거나 결정적인 실책을 하게 되면 남북정책은 전 정권과 다를 수 없기에 치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북핵과 전쟁의 위험수위를 낮춰가면서 북한과 테이블에 앉는 것이 국민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지 그리고 그 결과물로 어떤 것을 만들어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줄 필요가있다. 이와 동시에 극우적 적폐들까지 청산해가는 세심한 로드맵을 짜야 한다. 모처럼 활짝 열리는 문재인시대의 대북정책이 다시 색깔론으로 덧칠되는 최악의 사태는 더 이상 용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북정책도 결국 민생이요, 경제문제이기 때문이다.

최재영 본지 발행인  mjknews21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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