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사실상 대권 도전을 선언하자 반기문 캠프도 서서히 진용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점조직’ 형태에 머물던 측근 그룹은 1월중순 반 전 총장 귀국 이후 중간지대에서 ‘빅텐트’를 친다는 계획하에 도광양회(韜光養晦: 칼날의 빛을 칼집에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 - 자신의 재능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면서 기다린다'는 뜻)식으로 움직이며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외교관 그룹 넘어 정치권 확장 충청 신당 후 비박과 연대설도...
김숙·김원수‘정책 투톱’ 박진·심윤조 ‘정무라인’ 곽영훈등

반 전 총장 의 대선 캠프 준비조직은 크게 정책과 정무 라인으로 나뉜다.

김숙 전 유엔대사(외무고시 12회)가 이끄는 정책 라인은 반 전 총장 지지자들을 결집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뉴욕과 소통하면서 대선 정책 얼개를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사는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국내 정치상황에서 괴리되어 있는 반 전 총장의 ‘귀’ 역할도 맡고있다. 김 전 대사는“나도 반 전 총장 지인 중 하나이지 누구도 그분 생각을 (대표해서) 말할 수 있겠나. 심부름을 하고 있는 정도”라며 아직은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외교부 후배 중 가장 아낀다는 김원수 유엔 사무처장(외시 12회)과 김 전 대사가 뉴욕과 서울에서 각자 통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충청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정책 특보로도 일했던 곽영훈 사람과환경 회장도 도시계획 전문가로서 정 책개발을돕고있다. 이밖에 전직 관료와 학자들로 구성된 10여 명의 정책개발 그룹도 따로 움직이고 있다.

정무 라인은 전직 의원들이 주축을 이룬다. 먼저 심윤조 전 새누리당 의원(외시 11회)이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심 전 의원은 반 전 총장과 마찬가지로 주오스트리아 대사를 지냈고외교부 북미라인 직계 후배이기도하다. 심 전 의원은 “외교부 후배이고 정치권 경험도 있기 때문에 반 전 총장이 귀국하시면 도울 생각”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 인 준비를 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몸을 낮췄다.

박진 전 새누리당 의원도 핵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박 전 의원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스터디그룹을 한 인연으로 반 전총장을 YS(김영삼)정부 당시 청와대 의전 비서관에 추천한 주인공이다. 박 전 의원은 “(반 전 총 장과) 계속 교감하고 있다”며 “아직은 정중동(靜中動 -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행보를 유지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영입 소문이 돌았던 이성헌 전 새누리당 의원은 “반 전 총장과 YS 정부 때 청와대에서 함께 일 했지만 최근 연락한 일은 없다”며 “일단 새누리당 개혁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현실 정치에 교두보가 없는 반 전 총장 캠프로서는 현직 의원들의 도움이 절실한 것도 사실이다.

현재 정치권에서 반 전총장의 가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그룹은 새누리당 충청권, 비박계 보수신당 내 일부, 국민의당 일부 등이 꼽힌다.

현직 의원 중 반 전 총장측과 가장 긴밀한 교감을 하는 인물은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다. 정 전 원내대표 는 위로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반 전 총장의 창구 역할을 하면서 아래로는 새누리당 내 세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반 전 총장 귀국 후 충청권과 온건 친박계 의원들을 규 합해 새로운 제3정당을 만든 뒤 보수 신당과 당 대 당 통합을 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는 새누리당 탈당 가능성에 대해 "반 전 총장이 귀국 하기 전에는 움직일 생각이 없다"면서도 "반 전 총장과 함께 할 현역 의원들이 상당수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하고있다.비박계쪽에선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이 반 전 총장과 개인적으로 교분이 두텁다.
 

‘친문프레임’ 깨고 외연 확장 나선 문재인 캠프 DJ·盧정부 인사 속속 합류...
범중도 개혁보수 영입 나서 범동교동계 전병헌,임종석/盧연설담당,윤태영참여
김태년, 전현희 등도 동참할 듯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격적인 대선 국면을 앞두고 친문계 외곽의 인재들을 불러모으며 외연 확 장에 나섰다. 친문계라는 틀에 갇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전통적 야당 지지층을 결집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자 이를 수용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문 전 대표측 핵심관계자는 23일 매일경제신문과 통화하면서 “전병헌·임종석 전 의원, 전현희·김태년 의원 등 친문계 외곽에 있던 인사들이 문 전 대표의 대선 캠프에 합류하기로 했다”며 “외부 수혈이 이뤄진 만큼 문 전 대표의 기존 참모들은 최근 모임에서 앞으로 캠프 전면에 나서지 않고 후방 지원하는 역할만 맡기로 결의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문 전 대표가 소위 친문계 인사들로 둘러싸여 있다는 오해를 받고 있어 이를 타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야권 내 다양한 계파를 아우르는 통합형 대선 캠프가 꾸려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문 전 대표 캠프에 참여하기로 한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친문계로 분류되지 않았던 인물이 다수 눈에 띈다. 3선 의원 출신인 전병헌 전 의원은1987년평 민당에서 당료로 정치 생활을 시작했고, 국민의정부 임기 내내 청와대에서 줄곧 근무하는 등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04년 열린우리당 창당 때 민주당을 떠나 합류했지만 친노무현 측과는 거리를 두며 당내에선 정세균계로 분류됐다. 애초 ‘전략통’으로 알려진 만큼 캠프에서는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캠프에서 직능 파트를 총괄하게 될 전현희 의원은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전의원은손전대표에게발 탁돼 2008년 18대 총선 때 비례대표 7번을 받아 정치를 시작했다.

김태년 의원은 2012년 이해찬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 을 맡았던 이해찬계 인사이며, 임종석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계 입문했고, 노무현의 필사로 알려진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도 참여한다. 또 고 김근 태 전 의원 보좌관 출신인 김종천 김근태재단 사무처장도 들어오게 돼 동교동계는 물론 손학규, 박원순, 이해찬, 정세균, 김근태 계까지 화합형 캠프를 꾸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