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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에 슬쩍 끼어든 역사 국정교과서 반대 논쟁의 허실바른 역사교과서, 학교에서 채택 안 되면 서점이나 학부모 가정에 배포하라
황인환 본지 편집위원장 | 승인 2017.01.09 12:31|(202호)

2015년에 이미 끝난 촛불집회를 다시 재현하다니… 서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제2차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이미 작년에 끝난 문제로 알고 있던 국정 역사교과서 문제가 최순실 국정농단 촛불시위에 슬그머니 끼어들더니 지금은 아예 국정역사교과서를 폐기하지고 나서고 있다. 지난해 그 많은 논란과 협의를 거쳐 결정된 사안을 대통령 탄핵으로 정국이 혼란한 틈을 타서 엉큼한 얼굴을 들이미는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거국적 토론 끝에 결정된 일에 승복하지 않는 비겁한 정신이 하필 교육계에서 일어나고 있으니 안타깝다. 그들의 속셈이 무엇일까?

사진: 연합뉴스 제공

 

국정역사교과서의 현주소 


국정역사교과서 찬반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에 대한 의견수렴이 12월 23일 마감되었다. 교육부는 11월 28일 국정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전용 홈페이지(historybook.moe.go.kr)에 공개하고 역사교사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의견을 받아왔었다. 의견수렴이 마무리됨에 따라 교육부는 곧 국정역사교과서를 학교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여론수렴에는 2천511건의 의견이 제출됐는데 내용 관련 의견이 1천438건으로 가장 많았고 오·탈자 관련 의견이 52건, 이미지 관련 의견이 27건, 비문 지적 10건 등이었다. 나머지 984건은 역사교과서국정화에 대한 찬·반 등 기타의견으로 분류됐다.

그동안 접수한 의견 중 16건은 즉시 반영해 교과서를 수정하기로 했고, 23일 밤 12시까지 접수한 내용들까지 반영해 내년 1월 중 최종본을 완성해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교과서 비판 여론이 더욱 커지자 현장 적용방안에 약간의 유동성을 두겠다고 발표했다. 

현장 적용방안으로는 교과서 적용 시기를 한 해 늦추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돼왔다. 교육부는 지난해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고시하면서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에 한해 시행시기를 다른 과목보다 1년 앞선 2017년 3월1일로 해 중1, 고1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중학교 역사, 고교 한국사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2018년 3월1일에 초등 3ܪ학년과 중1·고1, 2019년 3월1일에 초등 5ܬ학년과 중2·고2, 2020년 3월1일에 중3·고3으로 개정 교육과정이 순차 적용된다.

이에 따라 2017년 3월1일이 되면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역사교과서는 국정역사교과서 밖에 없는 셈이 돼 중1, 고1의 경우 당장 내년 3월부터 국정역사교과서를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행시기를 1년 늦추는 것으로 결정되면 이런 고시 내용을 수정해 재고시하면 되고 중1, 고1은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기존 검정 역사교과서를 그대로 쓸 수 있게 된다.

이 부총리가 최근 국회 답변 등에서 '역사교과서 편찬은 정치 상황과 상관없이 추진한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도 국정화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는 점 등이 이런 관측의 근거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정화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야당에서도 국정교과서 폐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국정화를 강행하기는 부담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내년 신학기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국의 여러 학교에서 국정교과서 주문 취소가 잇따르는 등 학교현장의 혼란이 계속되는 점을 고려할 때 교육부가 하루라도 빨리 현장 적용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애초 바른 역사 세우기 차원

국정역사교과서 반대하는 참교육학부모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회원 등이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역사 교과서 폐지 및 이준식 장관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12.13. 
 

애초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정책은 그동안 느슨하게 방치했던 검정기준에 본질적인 문제가 있었다. 어느 시대나 진보학파의 역사사관은 존재해왔었다. 그러나 그 진보학파의 역사관이 어느 정도 옳은 부분도 있어 역사발전에 기여한 바도 있었으나 그것이 선을 넘어 종북(從北)사상에 기운다거나 좌경화에 치우친다면 이는 반드시 수정하여 바른 길로 유도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수년 동안 정부는 이런 작업에 게을렀다. 그러므로 중고등학교 검정 역사교과서는 대부분 좌경화된 내용으로 분칠되어 대한민국사의 본령을 벗어나 있었다는 것이 정부와 학자들의 판단이었다. 중고등학교의 역사교과서는 거의 진보 학자들이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바로잡자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안이었다. 물론 교과서 내용은 차치하고 국정화 자체가 싫다면 일반 검인정 교과서를 이용하여 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 수도 있다. 그러면 이것은 어느 특정 출판사에 대한 특혜로 비쳐져 더 많은 저항과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그리하여 정부는 스스로 만들어 보급하겠다는 방향을 선택했다. 그러므로 현재 국정 역사교과서 보급 정책은 그런 차원에서 옳은 선택이다. 

 

왜 또다시 국정역사교과서 반대인가

기자가 오늘 이야기하려는 것은 역사교과서의 내용에 관한 것이 아니다. 국정이 혼란한 틈을 타서 이미 국회를 통과해 결정된 정책이 오랜 준비기간을 두고 완성하여 시행을 얼마 앞둔 시점에서 뒤집어 보려고 떼를 쓰는 행태에 대한 비판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피켓은 최순실 국정농단 촛불시위에서 “양심수 이석기 석방”등의 피켓과 나란히 초기부터 등장한 구호였다. 이 구호가 등장하자 뜻있는 시민들은 촛불의 의미를 의혹의 눈길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대통령 탄핵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하나로 묶는 발상 자체가 정의롭지 못하다. 앞서도 말했듯이 역사교과서는 이미 끝난 문제다. 만약 진보 역사학자 그룹이 국정 역사교과서에 불만이 있다면 정부가 제공한 의견수렵기간에 정식으로 의견을 내서 조정하면 되는 일이다. 그러나 진보 교육감이나 교사. 학자들은 현장검토분을 검토하지도 않고 반대부터 일내세우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교육감들이 똘똘 뭉쳐 국정화 반대

대한민국 정부 수립→대한민국 수립으로 서울 강남구 김소강통합역사학원에서 김소강 EBS 프리미엄 강사가 현행 검정교과서와 전자책(e-Book) 형태로 공개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의 달라진 부분을 확인하고 있다. 2016.11.29. 
 

더군다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해 온 서울·경기·인천 등 중도·진보 성향의 14개 시·도 교육감이 공동으로 일선 고교의 국정 교과서 주문을 취소토록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되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해도 사용하는 학교가 없으면 국정화 취지가 무력화되기 십상이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교육감들의 합의에 따라 구성된 ‘국정교과서 TF’에서 이 같은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그에 따르기로 사전 합의했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보수성향의 경북·대구·울산교육감은 제외다. 

현재 전국 고교 중 국정교과서를 신청한 학교는 70.9%(1662개교, 9월기준)이다, 교과서는 현행 규정상 각 학교가 자발적으로 구입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인사권과 재정권을 틀어 쥔 교육감이 주문 취소를 요구하면 일선학교로서는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청이 학교의 자율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국정역사교과서 채택 반대 움직임에 대하여 교육부는 만일 교장들이 주문한 교과서를 교육감이 취소하도록 압박하면 학교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월권행위이므로 위법처리할 것이고,  국정 역사교과서가 있는데도 보조교재를 사용하거나 교과서 없이 학기를 시작하는 것 모두가 불법이므로 의법 조치하겠다고 나섰다. 그러자 서울·광주·세종·경남 교육감들은 야당 대표들을 만나 이준식 교육부장관 해임 건의안과 국정교과서 금지법안의 국회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채택 안 된 역사교과서, 각 가정에 배포하라.  

이런 것을 지켜보고 있으면 한탄스럽기 그지없다. 한참 성장기의 학동들에게 좌경화 이미지를 심는 작업을 시도하려는 세력들의 투쟁은 먼 훗날 이 나라, 이 사회를 붉은 색으로 덧칠하려는 세력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 이들은 아직 어린 학생들의 머릿속에 불량 칩을 심어놓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들이 성장하여 국가와 사회 지도층이 되면 언제가 버튼 하나만 누르면 모두가 혁명 전사로 탈바꿈 하도록 마치 로봇사회를 만들려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런 시도가 차단되려면 한국 같은 경우 대학수능이나 기업의 입사시험, 그리고 특히 공무원 입사시험에 바른 역사 과목이 반드시 필수가 되도록 배정해야한다. 그래야 중·고등학교의 역사교육이 바로잡힐 것이다. 일일이 일선학교의 역사 교과과정에 매달릴 필요 없이 모든 고시 특히 국가가 관여하는 모든 입시에 바른 역사과목이 반드시 필수가 되도록 계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만약 개정 국정역사교과서가 학교의 현장에서 채택되지 못한다면 일반 서점에서 일반 국민들에게 팔거나 아니면 무료로 배포하라. 자녀들이 잘못 배운 역사를 부모가 바로잡게 할 수 있도록. 구국 차원에서라도 시도해보기 바란다.        

 

      

 

 

 

            

황인환 본지 편집위원장  weis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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