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도 정치권은 요동친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책위 부의장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안상수 정책개발단장, 배덕 광 민생경제단장, 정 원내대표, 이현재 정책위의장, 이채익 부의장, 김상훈 부의장

2016년 국민들의 촛불 질타는 평화롭지만 준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여전히 사익을 취하거나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만 한다. 불통은 해를 넘겨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았고 사상 초유의 보수정당의 분당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2017년은 보수당의 정통성과 진정한 보수 정치인의 나아갈 길이 제시될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민의 선택은 위대(偉大)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로 구성된 ‘개혁보수신 당’(가칭) 소속 의원들의 탈당 선언을 하루 앞둔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 원총회에서 박맹우 사무총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정 원내대표 주변의 빈 자리가 눈에 띈다.

2016년 末尾에 정치권이 요동쳤다. 2017년에도 정치권은 탄핵과 대선, 개헌, 4당체제 등 정치행사들이 우리를 무겁게 할 것 같다. 2016년을 뒤돌아보자. 평화시위, 탄핵, 국정조사, 특검, 분당 등 정치권의 진앙지(震央地)는 청와대였다. 그 여파는 새누리당이 받았다. 비선라인의 불법행위, 부정행위가 레임덕을 자초함으로써 박정권의 말로(末路)가 국격과 품격(品格)을 실추시켰으며 이제는 구제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누가 이러한 상황을 만들었는가? 우리 국민들이 국민주권, 주권재민(主權在民)의 파워를 보여 준 것이다. 동장군(冬將軍)이 맹위를 떨쳐도 전국에서 박근혜대통령의 퇴진과 탄핵을 외쳤고, 비폭력 평화시위로 세계를 놀라게 해 주었다. 아마도 기네스북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교육계의 비리가 어린 학생들까지 시위에 동참하게 만들었고 상상을 초월한 갑질에 분노하며, 돈과 배경(background)이 없는 서민들의 아픈 심정이 폭발한 것이다. 국민의 선택은 위대했다.

그리고 게이트정국에서 이념논쟁으로 이득을 보고자하는 행동들이 있었지만 표의 확장성 측면에서 보면 이제는 먹히지 않은 모습이었다. 오히려 중도계층에서 등을 돌린 것이다. 젊은세대들이 볼 때에는 케케묵은 논리로 받아들였다. 그러함에도 보수우파에서는 종북 좌파들의 준동이라고 몰아세우는 등 불필요한 이념 잣대를 들이 대는 것을 보고 너무나 가슴 아팠다. 사회발전을 위해서는 ‘맹목적(盲目的) 지지’ 보다는 적어도 ‘비판적(批判的) 지지’가 정착되어야 한다. 즉 이념논란은 표심을 좌우할 만한 메뉴에서 순위가 밀린 것이다. 이것 또한 놀라운 선택이었다.

마지막으로 정치권이 요동치도록 국민들이 앞장섰고, 정치권이 여기에 편승(便乘)하게 되었다. 정치권이 반성해야 한다. 국정농단에 물타기를 한다든지 옹호하는 듯한 행동들을 보면서 국민들이 앞장선 것이다. 군사정권에 항거했던 시위나 민주화와 직선제 개헌을 위한 국민적 시위와 견주어 손색이 없는 시위문화가 정착되었다. 요즘 세대들의 질서 있고, 품위 있는 행동표시 또한 돋보였다.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탄핵정국이 되었단 말인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보수신당’ 창당추진위 회의 에서 김무성 의원(오른쪽 부터),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인 정병국·주 호영 의원, 오세훈 전 서울 시장.

대통령측에서 사익(私益)을 취한 적 없고, 중대한 법률위반을 한 적이 없다며 헌법재판소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그렇다면 왜 박대통령이 3번이나 담화를 했는지 모르겠다. 국회에서 80%이상이 찬성하여 탄핵안을 의결했다면 상식적으로 볼때 그에 상응하는 잘못을 한 것 아닌가? 또 국회에서 탄핵결정 전에 코너에 몰린 여당에서 마지노선으로 4월 하야(下野), 6월 조기 대선을 들고 나왔지 않았던가?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지 묻고 싶다. 자~ 민주사회에서 아무 잘못이 없는데 대통령을 탄핵하러들겠는가? 국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부정한다는 것인데 오직 사법처리만을 피해보려는 억지나 다름없다. 탄핵안을 기각시켜 사법처리를 모면하고자하는 것으로 보인다. 테블릿pc나 녹음된 증거물들까지 부정할 것인가? 녹음을 방송에 꼭 틀어야만 받아들일 것인가? 대통령을 치료하는 것도 그렇다.   공식라인을 통해 치료하고 국민 앞에 떳떳해야 한다. 상식이 통하지 않은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졌던 것을 보면서 참 얼굴이 두껍고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받아 들여야 한다. 법리논쟁으로 들어갔으니 헌법재판소나 특검에 맡겨야 한다.   공익(公益)을 가장(假裝)한 사익(私益)이라는 점과 "사익(私益)을 취한 적이 없다"를 놓고 치열한 다툼이 있을 것이다. 이미 검찰은 비선실세들의 부정부패, 비리를 범죄로 봤고, 녹음 자료 등 정황을 판단하여 대통령도 공범(共犯)이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탄핵은 인과응보적(因果應報的) 조치이자 치료방법 중의 하나이다. 국민을 우습게 본 죄에 대하여 국민이 내린 벌이다. 적반하장(賊反荷杖)이나 모르쇠로 나간다하여 진실이 숨겨지지 않는다. 정황증거와 미필적(未畢的) 고의도 헌재 결정에 참고가 되어야 한다. 직접민주정치에 반하고, 부정부패와 국기문란으로 더 이상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그 자체가 탄핵대상이 됨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누구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말에 "겉과 속이 다르고 고집에 세며 심술 궂다"를 "메꿎다"라고 한다. 청와대는 보다 솔직해야 하고 문재인 측에서는 "혁명밖에 없다"라는 말을 취소해야 한다. 앞뒤 문맥으로 보면 선동이고. 무책임한 발언이다.

불법․부정행위는 언제라도 밝혀져야 한다

검찰이 현직대통령을 공범으로 결론 내렸고, 국회에서 80%가 지지하는 가운데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말았다. 심지어는 새누리당은 친박에서까지 탄핵이라는 수단 이외 다른 방안이 없다면서 찬성표를 던졌다. 대통령이 임명하여 대규모 특검단이 움직이고 국회의 국정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정조사에서 속 시원히 파헤쳐 주지는 못했으나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다. 특검조사의 보완적 기능을 함으로써 시간 낭비는 아니었다. 이 모든 자료를 특검에 넘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헌재 재판관의 임기, 재판관들의 참석 혹은 불참이 매우 중요하고, 중대(重大)한 법률위반이라는 판단도 탄핵결정에 관건이 될 것 같다. 뇌물죄나 제3자 뇌물공여죄에 대한 검토와 불법 축재(蓄財)한 재산을 모두 환수해야 한다. 심정적으로는 국가이미지를 실추시킨 죄까지도 물어야 한다고 본다. 어떻든, 헌재에서 조기에 결정을 내려 정치일정에 맞춰야 한다. 지금은 원내 4당체제로서 원내 200석을 훌쩍 넘겼다. 그렇다면 미진한 것은 누가 집권하든 차기정권하에서 밝혀 낼 것으로 본다. 이것이 해서라도 역사가 바로 세우고 실추된 국가이미지를 되찾고, 어느 누구도 법 앞에 평등하고 권력형 비리나 불법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심어 주어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의 분당(分黨)으로 진짜 보수정당 쟁탈전을 벌이게 되었다
박근혜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거나 다름없다. 대면보고를 받지 않고 관저(官邸)생활이 너무 많았으며 본인 말대로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 경계의 벽을 낮춘게 문제였다. 모름지기 공직자가 주변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투명․공정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박근혜정권만 망하는 것이 아니고 여당인 새누리당도 망가지고 보수세력들도 준엄한 심판을 받을 지경이다. 대선이 다가오는데 대통령이 당적(黨籍)을 갖고 있는 채 헌재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살아남아야 할 새누리당으로선 책임과 도덕성을 기반으로 하는 보수정당으로서 반성과 책임을 지지 않은 친박(형식적으로는 자리에서 물러나고 해체했다지만)에 환멸을 느낀다면서 비박계는 분당 수순을 밟고(12.27) 2017년 1월20일경 창당한다고 한다. 분당의 논리를 보면 새누리당은 박근혜대통령의 사당(私黨)이고 불통정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후세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하기 위하여 결단을 내렸다. 급기야 역사 이래 보수정당에서 대규모 분당이란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이념과 가치관이 달라 떠나면 탈당이고, 다르지는 않지만 장애물들이 있어 집권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라면 분당(分黨)으로 본 것 같다. 여기에서 보수정당의 정통성과 보수정치가의 나아갈 길 등에서 논쟁이 시작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한 축은 탄핵과 특검 / 국회 국정조사요 또 다른 축은 대선을 위하여 개헌을 매개로 하는 이합집산(離合集散)이다. 반기문 등 인물영입이 볼만하고 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미 당선이 확실하다는 입장일 견지하고 있는 것 같다. 제3지대론도 솔솔 고개를 들고 있어 아무튼 개헌 찬성그룹과 반대그룹이 맞대결할 판이다. 東과 西가 나뉘고 진보와 보수가 끼리끼리 모일게다. 보수신당에서는 수구적(守舊的) 보수가 아니라 새로운 개혁적(改革的) 보수, ‘따뜻한 보수’를 내걸고 있다. 기득권에 집착하지 않는 정당으로 태어나겠다는 것이나 성장우선원칙이나 양극화문제 해결책 그리고 통일문제, 역사교과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 등 개혁적 진보와의 논리경쟁이 있어야 할 정책들이 많다. 왜 이런 얘기를 하느냐면 정당 또는 지역연대형태를 이끌어 내야 집권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즉 야권의 제3지대론과 국민의당, 여권의 보수신당은 개헌을 고리로 하되 느슨한 형태의 지역연대나 정책연대를 통해 집권가능성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 태어나야 할 보수정당의 과제는 촛불민심에서 찾으면 될 것 같다.

국민들은 지켜 본다

국민들의 분노(憤怒)만 키우는 국정조사였지만 그래도 다음 사항들에 기대를 해 본다. △뇌물관련 엄청난 부정축재를 회수하는 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동행명령장 수령 거부 등 위반과 위증죄에 대한 처벌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국회모독죄) △재벌과의 뇌물 컨넥션을 뿌리 뽑아야 하고 △사회적, 정치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에 대하여 책임지는 모습이 정착되어야 한다 △직권남용죄에 대한 벌칙을 강화하고 △테블릿pc나 녹음된 내용을 국민들이 꼭 들어야 한다 △앞으로는 대통령도 관저에서는 생활을 하고, 본관에서 근무해야 한다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운영하고 대면보고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좀 다른 얘기지만 각 정당은 조만간 개헌안을 국민 앞에 선 보여야 한다.

연말이면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시대적으로 가장 대표할만한 말을 사자성어로 발표한다.

박 정권 첫해에는 도행역시(倒行逆施), 그 다음해엔 지록위마(指鹿爲馬), 작년에는 혼용무도(昏庸無道) 그리고 금년에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고 한다. 군주(君主)의 잘못을 지적하는 말들이다. 현실을 판단하여 나아 갈 길을 제시해 주는 충언(忠言)에 해당된다. 불통의 정치를 의미하기도 한다. 뇌물을 준 사람은 있고 받은 사람은 없으니 한심하다. 그래도 국민들은 누가 잘못을 했는지, 거짓말을 하는지를 알고 있다. 이번 게이트사건은 특징이 누구에 의해 주도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스스로 무너지면서 레임덕으로 빠진 사건이다.

위정자(爲政者)들은 식자층(識者層)의 생각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김의상 기자 estkin@mjknews.com

트윗하기

김의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