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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오리무중 속 행보 어디로?득에서 독 된 朴 후광…트럼프 효과 볼지는 미지수
이채현 기자 | 승인 2016.12.16 16:34|(201호)
반기문 UN 사무총장
최순실 국정농단 파장이 정치권을 출렁이게 하며 차기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사건을 기준으로 각종 여론조사 기관에서 실행한 차기 대선 지지도가 큰 폭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눈에 여겨볼 부분은 호감도 1위 가도를 달리던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지지율이다. 당초 친박계를 중심으로 여권 대선유력 후보로 점쳐지던 반 총장에 대한 호감도가 새누리당의 분열과 함께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반 총장이 내년 1월 귀국 이후 새누리당이 아닌 ‘제3지대 행’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득에서 독 된 박근혜 후광
 
그간 새누리당은 친박계를 중심으로 ‘반 총장 영입론’을 제기해왔다. 친박계에 뚜렷한 차기 대선 주자가 없었을 뿐 아니라 그간 박 대통령과 반기문 사무총장도 상호 우호적 관계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반 총장 입장에서도 국내 정치권에 대한 기반이 없기 때문에 박 대통령을 업은 친박계의 지원이 반 총장으로서로 반가울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반 총장이 여권 대선후보로 출마할 것을 점쳤다. 이런 이유로 반 총장의 세대·지역별 지지율 구성은 박 대통령의 세대·지역별 지지율과 비슷한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친박계가 그려놓은 차기 대선 구상은 산화하고 말았다. 특히 반 총장은 그 역풍의 최대 피해자가 되었다. 지난 1~2년간 각종 리서치에서 차기대선후보 호감도 1위를 차지하던 그는 박 대통령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지지율 최저치인 5%(10월 28일 한국갤럽 조사)까지 떨어지고 새누리당 지지율도 추락하면서 그의 호감도까지 더불어 하락세를 겪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1월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전국 유권자 2531명을 대상(총 통화시도 20,645명 중 2,531명 응답 완료, 응답률 12.3%)으로 실시한 여야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 의하면 반 총장의 지지도는 17.2%로 문재인(21.4%)에 뒤처지며 최순실 사태 이후 2주 연속 문재인 후보에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대사 신임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6.11.18
새누리당 선 긋기… 제3지대 갈 가능성 높아

상황이 이렇게 되자 되자 친반(親潘) 측은 “언제 친박계와 같이 정치를 하겠다고 한 적 있냐”며 “새누리당과 별개로 정치를 하거나 아니면 아예 하지 않는 것 중 선택해야 할 상황 같다”고 새누리당과 선을 그으며 반 총장이 제 3지대에서 뛰는 쪽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반 총장 영입에 공을 들여왔던 새누리당 역시 반 총장이 새누리당이 아닌 ‘제3지대행’을 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 총장과 같은 지역 출신으로 그와 친분을 쌓아왔던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역시 지난 11월 4일 의원총회에서 “당이 완전히 버림받게 생겼는데 이런 당에 반 총장이 오겠느냐”며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정 원내대표의 이 같은 언급에는 반 총장 측의 의중이 실려 있을 것이란 해석이 많다. 새누리당 내 한 충청권 의원 역시 “그동안 충청 출신 전·현직 의원과 전직 언론인 등을 중심으로 반 총장 귀국 이후 플랜을 놓고 논의해왔는데 반 총장이 제3지대에서 뛰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했다. 반 총장과 가까운 인사들도 “이번 사태로 박 대통령은 사실상 정치적 부도 사태를 맞았다”며 반 총장은 박 대통령 도움 없이 대선을 치르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반 총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반 총장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유심히 지켜보며 향후 행보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 자문 그룹역시 그의 제3지대행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대해 한 새누리당 의원은 “애초부터 반 총장으로선 박 대통령과 어떤 방식으로 차별화할 것이냐가 과제였다”며 “최순실 사태로 박 대통령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만큼 새누리당의 다른 대선 주자는 물론 국민의당 안철수, 민주당 김종인 의원 등과도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분권형 개헌, 반 총장에 유리할 수도
 
실제 성일종 의원 등 새누리당 초선 의원 10여명은 반 총장이 내년 1월 귀국하기에 앞서 새누리당 밖의 대선 주자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 경북 지역 의원은 “반 총장이 다른 주자들과 함께 제3지대에서 뛴다면 결국 ‘개헌’이 고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외교·국방 등 외치(外治)를 맡고 국회에서 선출하는 총리가 내치(內治)를 담당하는 분권형 개헌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 총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반 총장이 외치에 강점이 있고 그가 충청 출신이란 점에서 ‘영남·호남·충청’ 지역적 연대를 통한 분권형 개헌이 유효한 카드가 될 수 있다”며 “개헌 논의 과정에서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한 친박 세력은 반 총장 쪽으로 흡수되고 우파 지지층도 반 총장을 중심으로 재결집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효과, 득 될지 미지수
 
이런 상황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제45대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것이 반기문 UN 사무총장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보이고 있다. 현재 트럼프 정부 대한 친분이나 대미정책에 대해 뾰족한 청사진이 제시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를 상대하게 될 우리 지도자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선거기간 내 그간 미국의 한반도 정책기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트럼프였기 때문에 차기 대통령은 그간의 한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국가 안보를 위해 중요한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최순실 사태로 인해 그 영향이 미비해보이기는 하지만 향후 트럼프의 행보에 따라 차기 주자들은 그에 따를 맞춤형 공약을 내놓는 것이 하나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 대해 트럼프와 별다른 인연이 없는 반 총장에 불리할 거란 예측과 UN 사무총장이자 외교전문가인 반 총장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의견의 경우 반 총장의 오랜 외교경험으로 세계적으로 다양한 인맥을 갖고 있어 누가 당선이 되든 상관이 없을 거라는 얘기다. 또한 트럼프의 당선으로 우리나라 외교·안보 분야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것이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외교통’ 반 총장을 찾게 할 요소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적으로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가 정치 경험이 없는 반 총장을 뜨게 하는 호재로 작용할 거란 관측도 있는 상황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트럼프 당선으로 가장 큰 프리미엄을 본 사람은 반 총장"이라고 했다. 또 다른 정치학 교수 역시 “반 총장으로서는 트럼프의 당선이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트럼프의 불확실성을 반 총장의 스마트함이 잡아줄 거란 기대도 있다“고 밝혔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지난 11월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하고있다.
반기문-트럼프 대면, 외교적 능력 시험대 될 것

그런 의미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의 행보는 그의 외교적 역량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의 깊게 지켜볼 만하다.
트럼프 당선자는 그간 선거기간동안 기후변화는 거짓말이고 파리 협정은 일방적이라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협정을 취소하겠다고 주장해왔다. 파기 기후변화협정은 반 총장이 지난 10년 간 주력하여 이룬 업적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반 총장은 지난 11월 11일 트럼프와 약 20여 분간 전화통화를 가졌으며 이후로도 계속 연락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어 11월 16일(현지시간)에는 반 총장이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총회가 끝나는 대로 뉴욕에서 첫 대연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국경장벽 건설에 반대해온 반 총장은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를 만나 기후변화 협정을 비롯해 국경장벽 건설 등 국제사회 당면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반 총장은 UN사무총장이라는 직위로 인해 국내 인사 중 누구보다 빠른 시일 내에 트럼프와 접촉하며 인연을 쌓을 기회가 생겼다. 임기 말까지 한 달 가량 남은 상황에서 이번 회동은 반 총장의 최대 장점이라 여기던 ‘외교적 역량’을 확인 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 반 총장이 성공적으로 트럼프가 기후변화협약에 남아있도록 하는데 실패한다면 그의 최대 장점인 ‘외교’ 부분에 회의적인 여론을 조성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만약 성공 한다면 향후 한반도 정책기조 유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증명이 된 셈이 되어 우파지지층 위주로 반 총장에 대한 지지도를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채현 기자  redjoker@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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