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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았어야 한다
이채현 기자 | 승인 2016.11.30 15:45|(0호)
정부세종청사에서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상태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정감사는 나라살림을 종합적으로 살펴 국민들에게 알려 주라는 시간이다
9월 들어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100일 레이스(race)를 펴도록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우리 헌법에서는 국회에 ①법률안 발의․의결권 ②예산안 심의 ․ 확정권 ③국정감사 및 조사 실시권 ④탄핵소추 의결권 ⑤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권 ⑥국무총리·국무위원 또는 정부위원의 출석요구 및 국정처리상황 보고․의견 진술․ 질문에 응답하게 할 권리 등 엄청난 권리를 주었다. 대의제(代議制)인만큼 국민을 대신하여 국정을 보살피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따라서 국민의 알권리를 반드시 충족시켜야 한다.
 
NGO평가단(270개 시민사회단체 연대)가 ‘F학점’을 부여하면서 역사 이래 최악의 국정감사가 되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알차고, 현안에 대해 잘 규명”한 국정감사였다고 평가(백남기 농민, 미르 ‧ K스포츠 재단 관련 여러 의혹들은 비교적 객관적으로 규명, “일자리문제, 서민주거문제, 가계부채, 사교육비 등 4대 민생 현안에 대한 민생대안도 비교적 잘 제시)했고, 정의당에서 반의 반 국감으로 평가했다. 여당에서는 야당을 향해 “지진, 물난리, 총파업” 앞에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몰입해 정작 민생·정책은 뒷전”이었으며 “거대야당의 반민생, 반민주, 무능력”을 보여 준 국감이었다고 했다. 이에 야당에서는 여당을 향해 국회를 보이콧한 것은 “헌법상 책무인 국감을 보이콧함으로써 반의회, 반민주, 무책임에 통탄”한다고 주장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회고록 사건이나 이대의 잘못된 학사관리를 파헤치는 것이 정치게임만은 아니다.
 
F학점이라도 사건 이슈화에는 일부 성공한 셈
국감 보이콧과 당대표의 단식(여소야대정국에서 처음으로 야당이 김재수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를 계기로)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었으며, K스포츠재단, 미르재단, 최순실관련 사건, 대통령의 “북한 주민을 향해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기를 바란다”, 송민순 회고록 사건, 김제동 파문, 정유라 사건, 백남기 사건, 대선을 염두에 둔 정략적 판단(북한과 내통, 대통령병, 개헌), 북핵과 사드 등 여야(與野) 간 설전이 뜨거웠기 때문에 정책위주의 국정감사가 되지 못했고, 사건위주로 분위기가 잡혀져 낮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도 식상했다.
 
국민들은 중국 어선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고, 부동산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고통스럽고, 해운업에서는 물류대란이 왔으며, 철도와 운수업 등 파업으로 시민들의 불편을 겪고 있다. 조선업종의 장래문제, 삼성노트 7사태, 안개 속의 북핵문제, 사라져 가는 4대개혁 등 얼마나 국민의 삶과 직결 되는 문제가 많았던가? 그런데도 장관에게는 초저금리로 은행대출이 가능했고,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 했거늘 불공정한 법집행도 목격했다.
 
또 막말, 빈말, 반말, 본질에서 벗어난 질문 등 발언 수위가 점점 심해지고, 매년 되풀이 되며, 비싸기만 할 뿐 실속 없는 종합선물셋트 같은 인상을 준 것도 국민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여 보잘 것 없는 국감이 되고 말았다. 더 한심스런 것은 깊은 생각 없이 발언한다는 점이다. “사퇴하세요", "코너링이 좋아서", "왜 웃어 내가 그렇게 좋아", "젊은 것들", "수사 중인 사건이라서", "웃자고 하는 얘긴데 죽자고 덤빈다" "맨입으로 안된다" 등등이 뇌리에서 맴돈다. 이것은 국민을 무시한 것이며 질문자나 증인을 포함한 피감기관 모두 똑같았다.
 
국정감사기간은 대청소기간인데...
국정감사 보이콧(boycott) 단식과 방탄국회(철통방어), 모르쇠작전, 오락가락하는 소모적 정쟁 등으로 순간을 넘길 수는 있으나 곧 있을 대선 정국에서는 이러한 행태(行態)들이 위기관리능력 부재로 평가받을 수 있다. 즉 국민들이 여소야대를 만들어 주었는데 여당에서 이를 어기면서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사 이래 처음 있는 여당대표의 국감 보이콧 단식을 보면서 주제도 그렇고, 상황도 그렇고 보수여당에서 할 행동이었는가?라는 비난을 피할 길 없게 되었다. 여론조사결과에도 잘 반영되어 있다. 국정감사는 치부(恥部)를 드러내 치료하는 계기도 되고, 사전예방의 효과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수박겉핥기(98개 기관 무산, 137개 기관은 반쪽으로 운영), 무성의한 자료 및 답변, 국회의원들간의 설전(舌戰), 질의시간 부족 등 전혀 달라진게 없다고들 한다. 그러나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상황이야 언제든지 있는 것이고, 결국 발언시간이나 방식, 기관 선정, 증인채택 등은 운영하는 사람이 문제다. 사람도 개인과 조직으로 나눠 생각해 봐야 한다. 정치권에 영향력이 큰 지도자급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갈수록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 건전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누구나 권위는 인정하되 권위주의는 배격”해야 한다.
 
대선 정국에서 만약에 “가장 잘못한 정책은 불통 속에 인사정책, 가장 갈팡질팡하는 정책은 외교안보정책, 가장 무책임하게 방치해 버린 정책은 경제정책”라고 주장을 해온다면 그때도 철통방어가 되겠는가? 모든 정책에서 “타이밍을 놓쳤고, 불통으로 정책갈등이 심했으며 무엇보다 비전을 주지 못하여 행복정부에서 불행정부로, 보수정권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포성을 연면 그때도 모르쇠작전이 가능할까? 사실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매를 맞을 일이 있었다면 맞았어야 한다. 그리고 내년에 반성하며 대안을 내놓아야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었을 텐데 전략이 보이질 않아 답답하고 아쉬웠다.
 
국정감사는 정치이고, 정치는 상식(常識)이어야 한다
현재 정치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해 보면 새누리당은 반면교사(反面敎師)를, 더불어민주당은 고해성사(告解聖事)를 해야 한다. 가장 잘못된 혹은 치졸했던 정치행위는 국회의장 사퇴결의안이나 윤리위 제소사건이다. 여소야대에 길들이기, 주도권 싸움을 이렇게 하면 안된다. 좀 차분히 대처 했어야 한다. 자승자박 아닌가?
여소야대의 뼈아픈 결정에 여당대표가 처음으로 단식에 들어간 것에 대해 설왕설래. 그런데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나? 단식을 풀 때의 명분이 무엇이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여당대표다운 행보가 아니었고 정말 무모했던 것이다.
 
옥의 티가 아니라 흑진주 같은 일도 있었다. 국회 국방위원장이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당내에선 배신자란 비난을 들어가면서까지 국감 참여를 결정했던 일이다. 결국 여당에서 늦게나마 국감에 참여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증인 10명 중 6명은 발언 없이 참석만 했고, 성희롱발언과 황당질의를 한다거나 하루에 1억원이 들어가는 국감을 부실국감, 맹탕국감, 방탄국감이 된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판단실수였다.
 
결론적으로 새누리당은 제1당이고 친박계가 다수를 차지하는 여당이다. 그에 걸맞는 결정과 언행을 통해 국민을 안정시켜야 하고, 국민의 삶을 걱정하는 여당이 되어야 한다. 대통령의 외교활동이나 안보발언, 북핵 뉴스에도 여론조사결과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오히려 이탈하는 상황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k스포츠재단, 미르재단 설립배경에서부터 자금 운용까지 의혹이 커지고 있고, 송민순 회고록을 놓고 NLL 문서공개처럼 진실게임이 시작 되었다. 혹여 물타기라든가, 의례적인 수사가 된다면 정치는 상식인데 상식이 아니라는 판단이 서면 국민들은 가차 없이 돌아설 것이다. 왜냐 하면 현재 레임덕에서나 볼 수 있는 뉴스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그 수위를 보면 아연실색(啞然失色)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누가 뭐라 했는가? 대통령이 나서서 돌아갈 것이라 했고, 민간재단법인의 설립배경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등 연관성에 의심이 갈만하다. 당사자들이 나와서 입장을 밝히도록 했어야 한다. 기업들이 자발적이라는 것과 자세히 설명하는 부분에 대해 의혹을 키우고도 자금유용에 대해 엄정수사를 지시한 것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만점 답안은 아니다. 어쨋거나 정권 말기에나 할 수 얘기들이 오간다.

이채현 기자  redjoker@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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