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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본격적인 3세 경영 구도의 첫 신호탄. 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공식 선임“위기돌파로 달라진 이 부회장, 세계 영향력있는 인물 18위 등극”
양태진 기자 | 승인 2016.10.07 16:38|(199호)
지난 9월 12일,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재용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삼성그룹은 이러한 결정으로 예상보다 빠른 10월 이사회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의 책임 경영을 전면으로 드러낼 전망이다. 이는 최근 갤럭시 노트7의 전량 리콜 사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이제 이재용 부회장만의 위기 대처 능력과 함께 ‘책임지는 리더십’이 그 검증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되었다.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았던 ‘갤럭시 노 트7’이 전량 리콜되면서 삼성의 세계적인 브랜드 이미지에 커다란 흠집이 생겼다. 2조 5천 억 원가량의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숙일 때엔 확실히 숙여야 한다는’ 발 빠른 복구 노력에도 불 구,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신뢰성 부분에 불가피 한 타격을 입었다. 지난 9월 2일 전량 리콜의 결 정 이후, 약 35건의 폭발 사건과 더불어 불과 열 흘 사이, 추가로 드러난 10건의 폭발 사고는 9월 9일 미국 소비자위원회에서의 사용 중단 권고 조 치와 함께, 초기 대응에 상당히 미흡했다는 날선 지적들이 주를 이루었다.

삼성,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에 들어서다
‘갤럭시 노트7’의 대규모 리콜 사태에 따른 경 영 위기가 이번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에 상 당 부분 작용했다는 게 현재까지의 정설이다. 여 기에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경영 환경에 신속하 고 과감하게 대처하겠다는 삼성그룹 내부의 절박 함도 컸다는 분석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등기이사 선임은 그동안 막후에서 경 영에 참여했던 이 부회장이 이제는 경영 전면에 서 최고경영자로서 모든 의사 결정을 책임지고
나선다는 의미”라며,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를 알리는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이 법적 책임을 가진 등기이사로서 갤럭시 노트7 사태가 불러온 국내외 위기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지, 과 거 일본 토요타의 사례에서 대략 짐작해 볼 수 있다. 자신들의 최대 위기를 오너 경영으로 돌파한 사례로서, 토요타는 2009년 미국에서 대량 리콜 로 위기를 맞았던 당시, 창업주(토요타 키이치로) 의 손자인 토요타 아키오 사장에게 전면전에 나 설 것을 요구하면서 엄청난 위기 국면을 돌파했 었다. 아키오 사장은 취임 직후 위기 수습을 위해 ‘글로벌 비전 2015’라는 것을 제시했고, 토요타는 이를 바탕으로 2010년 1,700억 엔이라는 엄청난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삼성그룹의 위기를 극복한 이재용 부회 장의 과거 경험으로 비추어 봐도 상당 부분 예상 되는 지점이 있다. 지난해 6월 메르스(중동호흡 기증후군)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이 질병 확산 의 진원지로 지목돼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이 부 회장은 직접 사과에 나서는, 의식 있는 오너의 자 세로 삼성 브랜드의 이미지 쇄신에 기여했다.
또한 헤지 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격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이뤄냈던 경험도 그 연장 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부회장은 평소 “등기 임원의 자리에 오르거 나 회장 승진을 하는 것보다 회사 실적이 좋아져 서 조직원들에게 신뢰를 받는 경영자가 되는 것 이 더 중요하다”라는 얘기를 주변에 자주 들려주 었다고 한다. 와병 중인 부친 이건희 회장을 대신 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2년 6개월여 동안 그 의 ‘실용 리더십’은 이제 ‘추진력’을 달아야 할 시 기라는 주문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삼성 전자 이사회가 밝힌 등기이사의 추천 사유의 핵 심 키워드도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였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기습 작전과도 같은 이재용 체제의 출범
지난 9월 12일 개최된 이사회에서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 선임과 프린팅 사업부 분할 매각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했다. 이 주주총회 에서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그날부터 이재용 삼 성전자 부회장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공식적 직무 의 수행과 경영 전반의 총책임을 지게 된다. 현재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재 편, 기업 문화 혁신 등을 지속 추진해야 하는 만 큼 이 부회장의 이사 선임과 공식적인 경영 참여 를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는 데 이사회가 의견을 모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부회장 의 등기이사 선임이 결정되면 경영 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이상훈 사장이 이사직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따라서 이재용 부회장은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신종균 사장과 함께 삼성전자를 공동경 영하게 된다. 현재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는 삼성그룹 오너가 3세는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하며, 이 부회장이 이번에 선임되면 두 번 째가 된다. 이 부회장은 2004~2008년 삼성전자 와 소니의 합작법인인 S-LCD 등기이사직을 맡 은 바 있지만, 삼성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등재된 적은 없다. 그동안 일부 시민 단체에서는 삼성 오 너 일가가 등기이사직을 맡지 않아 경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때마침 삼 성전자가 프린팅 사업부를 휴렛팩커드(HP)에 매 각하는 안건이 있어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이 함께 처리되도록 주총 안건으로 상정됐다.

‘승계 구도’ 형성에 따른 이 부회장의 책무
물론, 경영권 승계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 망이다. 삼성전자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결 정은 ‘회장직 승계’를 위한 중간 과정으로 이해하 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당장 연말 사장단 회의를 통한 회장 취 임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지분 문제 도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인데다 그동안 진 행해온 사업 구조 조정과 계열사 개편 작업도 마 무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이건희 회장이 맡아온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삼성문화재단 이사장 등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그룹 회장 승계는 하지 않았고, 지분 문제도 말끔 히 정리되지 않았다. 삼성그룹은 2013년 말부터 사업 재편과 계열사 간 지분 이동을 통해 승계를 준비해왔다. 그간 시민 단체 등에서 “뒤로 숨지 말고, 공식 적으로 등재해서 책임 있는 경영을 하라! 적은 주식으로 회사만 왔다 갔다 하지 말고, 제대로 정면 승부를 하라!”라는 등의 요구 섞인 지적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일단 등기인사가 되면 그 보수(월급) 전체가 공 개되어야 한다.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 에도 올라섰기 때문이다. 이재용 본인만의 실력 이 얼마만큼 책임을 지는 모습으로 환원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메르스 사태’ 시 이재용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의 대국민 사과

‘승계 구도’ 완성을 향한 괄목할 만한 성과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의 지목률은 41.6%로, 아 버지 이건희 회장(41.9%)에게 근소하게 뒤진 2위를 차지했었다. 하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처음으 로 순위가 역전됐다. ‘임기가 없는 경제 대통령’ 으로 꼽혔던 이건희 회장을 제치고 이재용 부회 장이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전문가 1,000명 중에서 600명(3명 복수 응답 포함)이 이 부회장 을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인으로 꼽았다. 이 회장의 경우 전체의 21.6%를 차지해 2위로 밀려났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0.3%로 3위를 차지 했다. 삼성그룹이 실질적으로 이재용 체제에 접 어들었음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2007년까지 이 부회장이 보유한 비상장사의 지분 가치는 4,000억 원을 밑 돌았다. 에버랜드와 삼성SDS의 지분 평가액은 각각 2,789억 원과 867억 원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10년여 만에 이 부회장의 지분 가치는 20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이 부회장의 주식 재산은 8월 18일 기준으로 6조 8,935억 원에 이르고 있다.
두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의 지분까지 합하면 평가 액은 10조 원에 육박했다. 이 돈을 기반으로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3.38%)와 삼성생명(20.76%) 지분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된 다. 삼성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 부 회장은 현재 삼성물산과 삼성SDS의 최대주주지 만, 주력 기업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지분은 거의 갖고 있지 않다”며 “어떤 식으로든 이 회장 이 보유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지분을 넘겨받아 야 승계 구도를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화위복의 전략 마인드, ‘정공법’과 ‘신뢰 홍보 전략’
지난 9월 21일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사장단회 의 참석차 넥타이 없는 정장 차림에 오른손에는 서류 가방, 왼손에는 갤럭시 노트7을 쥔 채 삼성 전자 서초 사옥으로 들어섰다. 추석 연휴 기간에 도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하는 등의 바쁜 행보를 보인 그였기에 이번 등장이 예사로울 수도 있겠지만, 일각에서는 이 등장에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이 부회장이 책임 경영 의지를 밝힌 상황 에서 외부 시선을 피하지 않고 정공법으로 떳떳 하게 승부하겠다는 점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남 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이재용 웨이(Way)’를 꿋꿋하게 가겠다는 선언인 것. 특히 그룹 계열사 사 장단이 대거 모이는 회의날에 본인이 직접 등장함으로 사실상 ‘원톱’으로서의 삼성그룹을 대표한 다는 자신감 표출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의 분석은 ‘교환 프로그램’을 거친 갤럭시 노트7이 이제 아무 문제 없음을 외부에 알리 기 위한 등장이란 것이다. 이날 이 부회장은 갤럭시 노트7 골드 색상을 손에 쥐고 출근했다. 이 에 한 삼성 고위 관계자는 “과거에도 스마트폰 신 제품이 나오면 이 부회장이 공개 석상에서 제품 을 사용하거나 기자들과 셀프 카메라를 찍은 적이 있었다”며 “이번 출근길 등장은 갤럭시 노트7 을 사용하는 본인 모습을 외부에 노출시킴으로써 제품 안전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이익 대부분은 스마트폰에 편중돼 있다. 스마트폰 사업이 흔들릴 경우 삼성전자, 더 나아가서는 삼성그룹 전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입장에선 스마트폰 위주의 사업 구조를 극복하고 삼성전자의 지속 성장을 이끌어내야 하는 사명이 있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이러한 신뢰 홍보 전략을 통해 삼성 본연의 경쟁력을 회복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 본사

블룸버그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 중 18위에 올라
이 부회장은 현재 병상에서 치료 중인 이건 희 삼성그룹 회장의 1남 2녀 중 장남이다. 지난 1991년 삼성전자 부장으로 입사해 상무보, 상무, 전무, 부사장과 사장(COO)을 거쳐 입사 후 21년 만인 2013년 삼성전자 부회장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이 건재할 때도 주요 계열 사 사장단과 수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이 회 장을 보좌해왔다. 일본과 미국에서 유학한 탓에 겸손을 몸에 익혔고, 미국식 합리주의에도 익숙한 스타일이다. 삼성 등기이사로 공식 등재된 이후 많이 달라 진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블름버그가 선정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 중 18위에 올라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인사로 거듭났다. 이 배경엔 과거 글 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기 위한, 그의 아낌없는 노력이 수반되는데, 매년 미국 아이다호 선밸 리서 열리는 ‘앨런 & 코 컨퍼런스’에 참석해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 업자,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 등 IT 거물들과 네크워크를 확대해 온 것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안정적인 성장과 함께 금융 강화와 바이오사업 및 자동차 전장사업 등 미래 먹거리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매년 1년의 1/3 이상을 해외 출장으로 보내는 등 글로벌 비즈니스의 폭을 넓혀오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선 주주 중시 경영에 큰 관심을 두고 있으며, 주주 및 사내 소통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부 회장을 잘 아는 지인은 “공사 구분이 명확하고, 판단력이 빠르고 심플하다”고 그를 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등기이사(예정) 약력>
△1968년 생 △1984~ 1987년 경복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동양사학 학사(1992년 졸) △게이 오기주쿠대학교 대학원 석사(1995년 졸)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 수료 (2000년)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 입사 △ 2001.3. ~ 2003.1.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 △2003.2.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 △2004 ~ 2007.1. 에스엘시디 등기이사 △2007.1. ~ 2009.12. 삼성전자 전무 △2009.12. ~ 2010.12. 삼성전자 COO, 부사장 △2010.12. ~ 2012. 삼성전자 COO, 사장 △ 2013.1. ~ 삼성전자 부회장 △2015.5. ~ 삼성문 화재단 이사장 △2015.5. ~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양태진 기자  ronel@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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