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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파괴력을 강화한 핵무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윤지원교수(평택대 외교안보전공·남북한통일문제연구 | 승인 2016.10.04 17:43|(199호)
북한이 예상대로 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실제 김정은은 이달 초 “핵무력을 계속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의 핵 소형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월 9일 국방부는 “북한이 (오늘) 핵실험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진도는 5.0 규모로 파악되며 위력은 역대 최대치인 10kt(1kt=TNT 1000t 폭발 규모) 정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핵실험의 위력은 역대 최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15kt) ‘리틀보이’의 폭발력 수준에 육박한다.
 
비밀스러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북핵 실험 장소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에서도 가장 비밀스러운 곳이다. 5차 핵실험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 정상에서 750~770m 내려간 지하다. 이곳은 4차 핵실험 진행 장소로부터 동쪽으로 400m 떨어진 곳이다. 풍계리 주변 터널 입구 3~4곳 등 외관상 드러난 지점만 알고 있을 뿐, 지하갱도의 개수나 기폭실(핵실험장)이 몇 개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정부의 분석에 의하면, 풍계리 핵실험장에 “북한은 출입구(터널 입구) 안에 여러 개의 갱도를 가지 형태로 만들어 외부의 감시를 피하면서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다.” 정부는 핵실험장의 특성상 “통상 한 번 사용한 핵실험장은 무너져 내리거나 방사능에 오염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고, 방사능 문제 때문에 내부에 여러 개의 가지 굴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 가동은 25년이 넘었다. 그동안 지난 1월 6일 단행한 4차 핵실험의 위력은 6kt이었다. 핵실험 주기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1차 2006년 10월, 2차 2009년 5월, 3차 2013년 2월, 4차 2016년 1월이었기 때문에 1차부터 4차까지는 3년 간격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은 8개월 만에 한층 더 파괴력을 강화한 핵실험을 단행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사실상 핵무기 보유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결국 북한은 올해 두 번이나 핵실험을 단행했고, 이어 6차 핵실험 가능성까지도 제기되는 등 핵무장 계획을 가속화하고 있다.

북한의 핵능력,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 추세
 
국방부는 “현재까지 (북한이 벌인)핵실험 중 가장 큰 규모”라며, 수소탄 실험 여부 등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북한의 핵능력은 어느 정도인가. 북한은 4차 핵실험 직후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우리 군은 북한이 수소폭탄(핵융합) 이전 단계로 소형화에 유리한 ‘증폭(增幅) 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 시험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폭발력을 고려해본다면 수소폭탄이나 증폭 핵분열탄 정도는 아닌 것으로 분석했다. 증폭 핵분열탄은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으로 둘러싸인 원자폭탄의 중심부에 삼중(三重)수소와 중(重)수소 또는 리튬6을 넣어 폭발력을 높인 핵무기를 말한다. 보통 위력은 40~150킬로톤 이상 수준이다.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의 중간 단계이며 소형화가 용이한데, 즉 미사일 탄두(彈頭)로 사용하기 좋은 편이다.
이번에 북한은 핵무기연구소라는 기구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또 핵물질 실험이 아니라 완성된 탄두라는 의미에서의 ‘핵탄두 폭발’이란 표현도 처음으로 썼다. 주목해야하는 점은 북한은 핵실험 4시간 뒤 ‘핵무기연구소’의 성명을 통해 “전략군이 장비한(보유한) 전략탄도로케트들에 장착할 수 있도록 표준화·규격화된 핵탄두를 최종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고,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보다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들을 마음먹은 대로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핵실험은 괌의 앤더슨 미군기지나 일본의 요코스카 미 7함대 공격용으로 각각 개발한 무수단 미사일(사거리 3500㎞), 노동 미사일(1300㎞) 등에 탑재 가능한 핵탄두 실험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미사일은 이미 ‘화성포병부대’로 불리는 전략군에 실전 배치돼 있다. 그동안 북한은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무수단과 노동미사일 등을 30여 차례 발사했다. 북한은 3월 10일 스커드 계열 탄도미사일 2발을 시험 발사했다. 9월 5일 스커드-ER 미사일 3발 발사까지 무려 13번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김정은은 지난 3월 15일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월, 7월, 8월에는 남한의 후방 기습공격에 최적의 무기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발사했다. 핵탄두의 소형화 및 경량화를 위한 다섯 번의 핵실험과, 올해만 16번 발사한 미사일과, 3번의 SLBM 시험발사는 한 묶음(set)으로 진행됐다. 북한은 머지않아 소형화된 핵탄두를 SLBM과 무수단과 노동미사일에 장착할 가능성이 높게 제기된다.
 
북한은 핵물질, 운반체계, 기폭장치의 향상에 주력
 
우리는 다음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스커드, 노동, 무수단·SLBM 발사이후 추가 핵실험을 통해 미사일 탑재능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핵실험 주기도 3년에서 8개월로 짧아지고 파괴력도 그 만큼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핵무기 3대 요소는 “핵물질, 운반체계(미사일), 기폭장치(핵탄두를 폭발시키는 장치)”다. 핵물질은 핵무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 원료로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이 대표적이다. 북한은 2010년 말 이후 연간 최대 40㎏의 HEU 생산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부연하자면 첫 번째 요소인 핵실험 시기가 앞당겨진 것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과 영변 원자로를 통해 충분한 핵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운반체계(미사일)’가 갖춰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강조했듯이, 김정은은 김정일의 집권 18년 동안 발사한 탄도미사일(16발)의 두 배가 넘는 30여 발의 미사일 발사실험을 집중적으로 올해에 단행했다. 발사 방법까지도 고각발사(정상보다 높게 발사) 등 다양한 방식을 선보였다. 기술이 진일보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기폭장치를 갖추기 위한 소형화가 앞당겨지고 있다. 기폭장치를 미사일 탄두에 탑재하기 위해 핵을 500∼600㎏으로 소형화해야 한다.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탄도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스커드 770∼1000㎏, 노동 700㎏, 무수단 650㎏ 등으로 파악된다. 북한이 현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전략 무기인 ‘핵과 탄도미사일’이다. 따라서 궁극적 목표는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다. 이제 북한에게 남은 과제는 핵탄두 소형화와 ICBM의 대기권 재진입(re-entry) 기술 확보인데, 이번 5차 핵실험은 이를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윤지원교수(평택대 외교안보전공·남북한통일문제연구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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