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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과 1인 가구 증가의 파고를 어떻게 넘을 것인가?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경제학박사 | 승인 2016.10.04 17:38|(199호)
저성장과 1인 가구 증가의 파고를 어떻게 넘을 것인가?

앞으로 우리가 당면하게 될 도전 과제들 가운데 손에 꼽을 수 있는 변수들이다. 이들 변수의 향방을 정확히 가늠해 보는 일이야말로 경영자들에게 무척 중요한 일일 것이다. 특히 내수형 사업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저성장의 파급 효과에 대해서는 우리보다 앞서 심각한 불황을 경험하고 있는 일본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시대의 변화를 앞서 겪었던 경영자들의 경험담이 도움이 될 것이다. 세븐 일레븐을 시작으로 해서 오늘날 100조원대의 일본 최대 유통그룹을 성장시킨 세븐&아이 홀딩스의 전 회장인 스즈키 도시후미의 근작 <경영자가 가져야 할 단 한가지 습관>에서 인사이트를 얻어보자.

순환 불황과 구조 불황의 큰 차이는 후자의 경우 회복세가 쉽지 않은 점이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약간의 회복세가 보이더라도 보수적인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본의 자민당이 복귀한 2012년 말 무렵에 일본 열도에는 막연하나마 경기가 회복되고 소비 활동이 왕성해질 것 같은 분위기가 고조된 적이 있다. 장기 불황에 지친 경영자들은 “이번에는 확실히 과거와 달라”라면서 경기 회복에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스즈키 도시후미 전 회장은 단호하게 직원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매두 사원들에게 ‘경기가 금세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소비가 더 위축될 수 있으니 각오해두어야 한다’고 거듭 이야기했다. 왜냐하면 ‘소비는 심리’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소비는 심리’라는 짧지만 단호한 메시지를 새겨야 한다. 소비를 진작시키는데 여러 가지 걸림돌이 돌출되는데 이 가운데 하나가 증세이다. 재정지출은 관성이 있다. 일단 정부 지출에 맛을 들이고 나면 그 추세를 꺾을 수가 없다. 여기에다 저성장과 맞물려 진행되는 양극화 현상은 정부 주도 소비지출을 부추기게 된다.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것은 조세와 준조세의 증가이다. 일본에서 경기 회복과 더불어서 불과 2~3퍼센트의 소비세 증가가 이루어졌다. 다수의 사람들은 이 정도의 증세가 무슨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까라고 걱정하지 않았다. 불황에 지속되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약간의 소비세 증가조차 소비 심리에 큰 타격을 입히고 만다.

스즈키 전 회장의 경고는 이렇다. “가계를 꾸려가는 주부들은 상품이 아주 조금만 비싸져도 심리적인 저항감을 느낀다. 막상 계산해보면 아주 적은 금액이더라도 ‘가격 인상’ 자체게 거부감이 생기기 떄문이다. 그럴 때는 물건 살 돈이 있어도 살 마음이 들지 않는다. 소비욕구가 뚝 떨어지고 마는 것이다. 오랜 디플레이션 끝에 두 번이나 증세를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아주 조금이나마 경기가 회복되고 국민의 수입이 늘어났다 하더라도 마음속에 생겨난 저항감을 쉽게 떨쳐지지 않는다.”

스즈키 회장의 지적은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할 경고이다. 예를 들어, 정책가들은 담배값을 올리고 나서 확보된 세수 증가에 정책이 성공했다고 자축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 소비 심리의 타격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넣지 않는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 새로운 세원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게 되면 지속적으로 소비 심리의 위축으로 연결될 것이다. ‘정부 재정지출 증가 - 새로운 세원 확보 수요 증가 - 증세 - 소비심리 위축 - 경기부양책 필요 - 정부 재정지출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경영자들이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하는 것은 스즈키 전 회장의 경고처럼 “시장이 활기를 띠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스즈키 전 회장이 손을 놓고 있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각도에서 비즈니스를 접근해야 고객의 지갑을 열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물건이 팔리지 않고 장사가 안 되는 이유는 딱 한 가지이다. 시대의 변화와 소비자 니즈의 변화에 대응하여 일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토요카도 사원이나 세븐일레븐 가맹점 점주들에게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가설-실행-검증’의 절차를 밟는 업무 방식을 반복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이런 사례 가운데 하나가 세븐일레븐의 고급삼각김밥이다. 불황의 늪이 아주 깊어가던 2001년 무렵 맥도날드의 평일 반액을 외치면서 65엔(700원)에 햄버거를 팔고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때 스즈키 전 회장은 160엔(1800원)에서 170엔(1900원)까지 고급 재료를 사용한 고급삼각김밥을 출시하여 지금도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게 하는데 성공한다. “나는 고객을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했다. 아무리 불황이라고 해도 고객이 물건을 구매하는 동기가 단순히 값이 싸기 때문만일 수는 없다. 그보다는 참신함에 마음이 끌리거나 맛에서 새로운 감동을 받았을 때 지갑에서 돈을 껴낼 마음이 생기는 법이다.”

여기서 경영자는 인구 구조면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거대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1990년에 102만 가구에 불과하였던 1인 가구수는 2015년에 520만 가구로 증가한다. 전체 가구 가운데 비중은 9%에서 27.2%로 늘어났다. 3~4집 가운데 한 집 꼴로 1인 가구이며 이 추세를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단연코 자기 자신을 위해 돈을 써는 사람들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 불황은 가격 파괴와 가성비 중시라는 대세를 형성하겠지만 고객의 욕구에 정확하게 조준하는 고가 상품들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불황에 주눅들지 않게 용감하게 시장을 개척하는 경영자의 지혜와 기백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대를 살게 되었다.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경제학박사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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