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가 초반부터 파행을 빚고 있지만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여야가 한발씩 양보하고 협조해야 발전할 수 있다. 아무리 어려 운 난제가 있다 해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면 해결 못할 일이란 없다. 여소 야대, 1여 2야, 소여 대야, 이 모든 것이 험난한 정치 지 형을 만들고 있지만 대통령이 마음을 열고 야당과 소통하면 의외로 협치의 길이 열릴 수 있다.  국민은 국회를 ‘국해(國害)’라고 비꼰다. 국회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국해(國解)’가 되길 기대해본다. 그러려면 박근혜 대통령 이 어려운 문제를 푸는 수학 선생이 되어야 한다.

국회인가? 국해(國害)인가?
“중국에 가보면 압니다. 왜 우리가 망하는지”란 칼 럼이 며칠 전 C일보에 실렸다. 술집과 카페만 즐비한 한국의 대학가만 보다가 청년창업 붐으로 창업 카페가 즐비한 중국의 대학가를 걸어보니 등에 식은땀이 주르륵 흐르더란 어느 사업가의 푸념이었다. 그는 창업해 서 부자가 되는 ‘성장 사다리’가 무너져버려 한국 청년 들에게는 희망이 없다고 주장했다. 청년의 꿈에 정부 도 은행도 투자해주지 않고 550조 원이 넘는 국민연금 도 청년은커녕 중소기업에도 투자해주지 않아 한국의 성장 동력이 멈춰 섰다는 주장이다. 사실이다. 창조 경제는 말뿐 현장에서는 온기조차 느낄 수 없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현장의 사정을 알고나 있는지 모른다고 현장의 벤처 청년들은 불평이다. 젊은 벤처 사업가가 자금이 필요하여 상담하면 정부 담당자들이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애쓰지 않고 밀어낼 궁리만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르다. 그래 서 정부가 청년들에게 불신을 받고 ‘헬조선’이라는 말 이 나온다고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망해가고 있다는 말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고 한다. 좋은 기술도 한국
아닌 중국이나 다른 곳에 파는 게 쉽다고 한다.   
누구 탓일까? 정부? 기업? 대학? 모두가 맞지만 사 실은 ‘국회’ 탓이다. 국회가 국민을 걱정하고 나라를 걱정하면서 애국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갈등과 정 쟁만을 일삼기 때문이다.  지금 5.8 강도의 지진으로 그 여진이 429회를 넘어 경주 사람들은 땅이 흔들려 길을 걷지도 못하고 있으 며, 북핵 도발로 미국이 북핵을 선제공격하려는 움직 임을 보이는 비상시국에 대한민국 국회는 일개 정부 부처 장관(김재수 농림부 장관) 해임 건에 매달려 당파 싸움에만 여념이 없다. 이것이 새로 출발한 20대 국회 의 행태다. 나라를 망해 먹은 조선조 말 조정이나 하 나 다를 바 없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지적한 대로 ‘국해(國害)’란 말이 맞는 것 같다. 박 대통령도 국가 비상 사태를 거론하며 소모적 정 쟁에만 골몰하는 국회를 비판했다. 박 대통령이 지적 한 국가 비상 사태란 무엇인가?
 

국회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길. 연일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조선·해운업 구조 조정 청문회를 연계해 양보 없는 신경전을 이어가면서 22일 열릴 예정이던 본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제20대 국회 출범과 함께 민생을 위한 협치를 앞다퉈 강조했던 여야 3 당이 기존에 합의했던 추경안조차 약속한 날짜에 처리하지 못하고 9월 정기국회를 열자 마자 여당을 제치고 김재수 농림 장관 해임안을 2야끼리 공 동 처리하는 등 힘겨루기로 맞서고 있다. 20대 국회도 민생은 뒷전으로 밀린 채 정쟁으로 얼룩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북핵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해야
북핵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미국, 일본 등 가까운 우방들은 모두 북핵의 심각성을 인정 하고 있는데 유독 당사국인 한국만 무사태평이다. 미 국이 B-1B 렌서 폭격기 2대를 2번이나 출격시키고 핵 항모 레이건 호를 부산에 입항시키는 것을 정치권은 그저 훈련이라고만 치부하는 것 같다. 그러나 미국이 라는 나라가 괌에서 한국까지 수천km를  장난으로 비 행기를 띠우는 나라일 것 같은가? 그리고 워싱턴 정가 에서 장난으로 북핵 선제공격을 운운하는 나라인가? 사태가 심각하다는 증거가 사방에서 포착되는데도 한 국의 국회는 이런 문제에 대하여 한마디도 언급이 없 다. 무엇 때문일까?  오히려 국회는 우리 군의 북핵 대처를 방해하고 있 다. 북 미사일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를 위해 배치하 겠다는 미사일방어체계 사드에 대해서도 미사일 방어 에 효과가 없으니 배치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야당 대표가 있다. 그럼 어떤 무기를 원하는 것일까? 세계
최고의 군사 전문가들이 현재는 사드밖에 다른 해법 이 없다는 결론인데 군사 전술이 무언지도 모르고 사 드 방어 체계를 한마디로 폄하한다니 기가 막힌다. 일 등병도 아는 방어 전술을 야당 의원들이 모를 리 없는 데 일부러 그럴까? 아니면 정말 모르고 그럴까? 마치 김정은한테서 핵전쟁에 대해 무슨 언질을 받기라도 한 듯 기를 쓰고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 북한이 핵을 실전 배치하면 그 순간 한국은 북한의 핵 인질이 된다는 사 실을 정말 모르는 것일까?
경주 지진, 국회는 무얼 했는가? 9월 12일 오후 8시 32분경 한국의 대표적인 유적 관 광지인 경주 남남서쪽 8km 지역에서 강도 5.8의 지진 이 발생했다. 이후 25일 현재까지 총 430회의 여진이 발생하여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다. 무엇보다 지진 안 전지대라고 믿었던 한국도 이젠 지진이 날 수 있는 곳이라는 것에 더욱 불안감이 고조되었다. 국가안전처의 늦장 대처는 또 문제가 되었다. 지진의 경보도 없었고, 지진이 난 후에도 재난문자 발송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마디로 위기 대처 매뉴얼이 무방비 상태인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규모 5.8인데도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은 천우신조였지 정부의 덕이 아니었다.  경주 지역민들은 민족의 명절 8월 한가위도 잊은 채 지금까지 지진 트라우마에 떨고 있는데 국회는 괘씸 죄에 걸린 김재수 농림축산수산부장관 해임건의안에 만 매달리고 있었다. 물론 국회의 일이 따로 있고, 정 부의 일이 따로 있다고 치자. 그러나 국민이 슬퍼할 때 함께 슬퍼하고, 국민이 기쁠 때 함께 기뻐하며 국민과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는 국회라면 금 상첨화 아니겠는가. 표를 구걸할 때만 살갑게 굴고, 의원 배지를 달자 마자 목에 힘주는 국회의원, 이런 자 들은 더 이상 국민에게 필요 없는 존재가 아닌가? 모든 논의를 중지하고 우선 국민 안전을 챙기는 국 회, 민생의 현장에 맨 먼저 달려가는 국회를 기대하는 것이 과욕일까?

산적한 경제 현안 국회가 풀어야
경제 현안은 어떤가? 금년 하반기 경기는 북 핵실험 등 잇단 재난의 영향으로 2.0% 성장도 힘들다는 예측 이 나왔다. 그야말로 경제가 곤두박질이다. 한진해운 법정 관리로부터 비롯된 물류 대란, 조선업 구조 조정 은 물론 성과연봉제 문제, 청년 실업 문제, 가계부채 문제 등 악재들만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런데 국회 는 문을 열자 마자 민생 법안은 팽개치고 서로 힘겨루 기에만 열심이다. 김재수 농림장관 해임안도 사실 시 기적으로 매우 부적절한 시기에 발의되었다. 그리고 마치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처리했다. 농어촌은 지금 지진으로 제방들의 안전 진단과 ‘김영란법’ 시행에 따 른 농산품 처리 문제 등 현안 문제가 산적한 입장이다. 이럴 때 수장의 발을 묶어 농민을 도탄에 빠지게 하여 무슨 덕을 보겠다는 것인가 하고 관련 부문 전문가들
의 빈축을 사고 있다. 국회가 민생을 돕지는 못할망정 방해나 안 했으면 고맙겠다는 푸념이다.  이런 가운데 성과급 연봉제로 인한 노동계 연쇄 파 업이 시작되는 등 민생엔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그러므로 현재 여야의 대치 정국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 현안들은 더 깊은 골에 빠질 것이다. 그리고 내년도 예산 심의도 화급을 다투는 일이다. 그런데도 야당도 아닌 여당이 국회를 뛰쳐나와 예산심 의를 보이콧하는 특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대한 민국호가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느낌이다. 다른 문제 는 몰라도 경제 문제 만큼은 서로 협치하는 전통을 만 들어 나가길 기대한다.

문제는 협치. 박 대통령도 협치해야 성공한다
박 대통령이 국회가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것은 “야권 에 밀리면 끝”이라는 정치적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지금 정면 돌파라는 강공책을 쓰지 않으면 야권에 계 속 끌려 다니게 되고, 이는 곧 레임덕(임기말 권력 누 수)과 함께 여소 야대 상황에서 정부 여당의 존재감이 미미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생각된다. 여소 야대 국면에서 산적한 국정 현안을 풀어나가려 면 국회의 협조가 절대적이지만 보다시피 두 야당은 청와대와 여당 길들이기에 나서고 있다. 내년 대선까 지의 주도권 다툼에 영향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장기 전에 돌입할 태세이다. 방법은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거야(巨野)와 소통 하고 협치하지 않으면 소여(小與)의 힘으로는 정국을 풀어나가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그러므로 박 대통령이 성공하려면 지금까지의 경직된 태도를 버리고 야당과 의 열린 소통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박 대통령이 성 공해야 국민이 행복하다고 말하며 열린 마음으로 협치 하면 얼마든지 돕겠다고 공언하고 있지 않은가. 문제 의 열쇠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는 법이다.

 

최재영 기자  mjknews21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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