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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북·중·러
홍 현 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승인 2016.08.08 17:55|(197호)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7월 25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처음으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격앙된 반응을 보인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8일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했음을 발표했고 13일 경북 성주가 배치지로 공표됐다. 지난 수년간 미국이 계속 독려하고 일본이 적극적으로 희망해왔지만 효용이 크지 않고 균형적 선린외교를 지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한국 정부가 계속 버텨왔지만 결국 미국의 압박에 호응한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우리 정부가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사실상 북핵 고도화를 방관해 이제 북한의 핵 미사일 공격 가능성이 가시화되었지만, 이에 대한 한국의 독자적 억지책이 마련돼있지 않으므로 불충분한 방어책이지만 사드라도 배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48기의 요격미사일로 5분내에 도착하는 600기 이상의 북한 미사일을 방어한다는 것은 매우 미흡한 조치로 평가된다. 더구나 성주에 배치할 경우 서울은 물론이고 전시에 미 증원군이 도착하는 부산 방어도 불명확하다는 것도 불안함을 남긴다.
그러나 본고는 사드의 유용성보다는 그 배치가 가져올 국제적인 영향과 대응책을 언급하고자 한다. 사실 1월 북한의 핵실험 2월 장거리미사일 발사 3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이후 전세계는 북한과 특수한 관계를 맺어온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대북 제재에 동참해 왔다. 그런데 사드 배치가 발표되자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이익이 손상됐다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고 북한은 한국 정부가 외세를 끌어들여 한반도 안정을 훼손하는 등 민족적 이익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가해자가 피해자로 행세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사드 배치를 어떻게 인식하고 향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대응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일부 내용은 필자의 3월호 기고와 중복됨을 밝혀둔다.
 
중국 정부가 지난 13일 동부의 모 군구 공군 미사일 여단 기지에서 100명에 가까운 예비군이 현역 군인과 함께 군사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지난 6월21일 동부 해안에서 미사일 부대가 최신형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사진출처: 중국 제팡쥔르바오)
중국의 입장
 
중국 정부는 이미 김대중 정부시절 미국이 한국에게 동북아 미사일방어(MD)에 가담하라고 권유했을 때부터 이를 우려해왔다. 특히 아베정권 출범 이후 미·일동맹이 강화되면서 일본은 집단자위권의 명분 하에 재무장과 자위대 역할 확대를 추진해왔고 대중 봉쇄망을 강화하기 위해 한·일 정보보호협정, 군수지원협정을 체결하는 한편 한국내 사드 배치를 강력히 희망해왔다. 따라서 중국은 사드 배치는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우려를 표명해왔다.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2015.2), 왕이 외교부장의 엄중한 우려 표명 이후 시진핑 주석까지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우려를 전달했다는 추측도 나왔다.
우려 수위도 높아졌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를 통해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은 동북3성에 공격형 미사일 배치를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한국 내 사드는 중국군의 공식적인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군사 잡지는 중국 폭격기가 한 시간이면 한국 내 사드 기지를 파괴할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월 23일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는 그간 한·중관계가 매우 빠른 속도로 개선돼 왔는데 사드 배치는 일시에 한중관계를 파괴할 것이고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며 오래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사드 배치를 격렬히 반대하는 데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 우선 중국 당국은 미국의 숨겨진 목적은 중국의 군사 동향을 감시하고 중국 미사일의 발사 초기단계 정보를 지역 미사일방어지휘본부에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에 배치될 X-밴드레이더가 2,000km를 감시하는 전진배치형이 아니라 700km만 감시하는 종말단계요격형이라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8시간이면 종말형을 전진형으로 전환할 수 있고 미국이 관리하므로 믿을 수 없다고 한다.
더 중요한 군사적 이유는 미·중간 상호 핵억지에 관한 사항이다. 최근 중국은 사거리 400km에 달하는 세계 최고 성능의 러시아제 요격미사일 S-400을 배치해 중국해나 일본에서 발사하는 중거리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고 한국 내륙이나 서해 등 가까운 곳에서 중국을 미사일로 공격한다면 중국의 원점 타격을 사드가 막아 억지가 어려워진다. 중국의 대일, 대미 억지력이 심각하게 약화된다는 것이다. 사드가 배치되면 주한미군의 역할과 기능이 북한의 남침억지에서 대중 억지로 확대·전환되므로 한국을 타격대상으로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박근혜 정부가 작년말 과거사 문제에 합의하여 불편한 한·일관계를 정상화한데다 사드까지 배치한다면 한·미·일 반중 3각동맹이 형성된다고 불안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사드 배치시 한국을 더 이상 친구로 보기 어렵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최고지도자까지 나서서 우려를 표명했지만 한국이 이를 무시했기 때문에 대국으로서의 자존심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작지않아 보인다. 먼저 중국이 대북제재나 압박, 북핵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북한 급변사태 수습, 한반도 통일 문제에서 한·미의 정책에 협력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과의 경협도 우려된다. 직접적인 무역제재를 가하지는 않겠지만 비무역 부문에서 우리에게 비우호적인 행위를 은밀하게 취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상품의 세관통과, 각종 인허가, 공사 수주, 중국내 한국 기업의 운영, 한류, 한국 관광객, 한국내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간 한국인이나 한국 기업이 누려왔던 우호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다.
 
미국 사드시험발포 (사진=US Missile Defense Agency)
러시아의 입장
 
러시아 역시 1980년대 초부터 미국의 미사일방어에 반대해왔고 미국의 유럽내 미사일방어망 구축을 두고 현재까지 치열한 대립을 이어왔다. 한국내 사드배치에 대해서도 외교부장관이나 주한러시아대사가 수 차례 동북아의 전략적 안정과 러시아의 안보 이익을 해친다고 경고해왔다. 그러나 실리주의 외교를 펼치는 푸틴정부이기 때문에 러시아보다 직접적인 전략적 피해를 입게되는 중국이 강력히 반발할 것이므로 이를 후원하는 형태로 외교적인 행동을 취할 것으로 여겨진다.
단지 전략적으로 볼 때, 러시아는 크림합병 이후 미국이나 NATO의 경제제재를 받아오는 등 서방과 정면 대립 중이므로 대북 제재 공조에서 이탈하고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여겨진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 한국 정부와 달리 취임 4년이 다가오는데 아직 양자 차원에서 러시아를 방문하지 않았다. 한·러관계가 냉랭한 가운데 사드 배치가 발표되었으므로 그만큼 양국관계는 더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입장
 
1월초 기습적인 핵 실험으로 북한은 작년 한해동안 관계 정상화를 추구했던 중국과 러시아의 분노를 샀고, 이 두 대국이 유엔 안보리에서 도출될 새로운 대북제재의 수위를 낮추려 노력하고 있는 와중에 또 다시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여 이들의 체면과 감정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그러나 사드 배치는 북한에게 외교적 기회를 제공했다. 북한 지도부는 48개 요격미사일로 600기 이상의 미사일을 막겠다는 것을 의아해하면서 이를 최대한 활용해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구조를 형성하면서 자국 교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여 체제생존을 도모하려할 것이다. 북한은 남북대화를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안정을 추구하고 있는데 미국과 한국은 패권 확립과 군비경쟁 차원에서 사드를 배치하고 대화제의를 거절하고 있다고 선전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에게 이제 한국이 적국임이 확인되었으므로 전략적 친구인 자기와의 관계를 강화하자고 연일 떠들어대고 있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사진)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5일(현지시간)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2년 만에 외교장관 회담을 했다
한국의 대응방안
 
사드 배치에 대한 북한의 반발은 예견된 것이고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예견된 것이지만 한·중 및 한·러 관계는 예상보다 더 크게 장기적으로 꾸준히 후퇴할 수 있다. 더구나 한·일 군사보호협정 및 군수지원협정이 체결되는 등 한·미·일 안보협력이 동맹 수준으로 강화된다면 중·러관계도 동맹에 준하는 정도로 강화되고 북·중 및 북·러관계도 급속히 밀접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경우 우리 민족의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북핵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북한 급변사태의 원활한 수습, 한반도의 평화통일 등의 사안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는 점이 심각하게 우려된다.
따라서 정부는 이제라도 다음 사항들을 유의하면서 전략적 사고에 입각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첫째, 정부는 중국 및 러시아에게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를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임을 설명한다. 특히 우리가 핵을 개발할 능력도 있지만 이를 자제하고 있다는 것과 북한이 한반도비핵화선언을 파기했으므로 미국의 전술핵무기 재배치가 보다 확실한 대응책인데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를 감안해 방어무기인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라고 설득할 수 있다.
둘째, 이들 두 강대국들의 반대는 미국이 사드를 통제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미사일방어 개발은 반대하지 않고 있고 반대할 명분도 없다. 따라서 한국형미사일방어(KAMD)가 개발되면 사드 철수를 요청하겠다고 한다면 중국 및 러시아의 반발을 상당히 무마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북한이 WMD 문제 해결에 협력해 북한의 안보위협이 해소될 때도 사드 철수를 요청할 것임을 밝힌다. 사드 배치와 상관없이 한국 정부가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추구할 것이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개최도 성실히 모색할 것이며,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과 평화협정을 위한 4자회담 동시 개최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혀 한국의 평화 및 협상 의지를 과시한다면 이 두 강대국들과의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홍 현 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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