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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불어닥칠 산업혁명 4.0, 인공지능과 교감하라AI 세계 석학들과 함께 논의한 2016 세계전략포럼
최진호 美보스턴 특파원 | 승인 2016.07.11 21:36|(196호)
6월 14, 15일 양일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7회 세계전략포럼에서 가장 하이라이트였던 닉 보스트럼 옥스포드 대학교 인류미래학 연구소 소장과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김대식 교수의 대담 세션 (사진=최진호)


6월 14, 15일 양일간 이데일리가 주최하여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제7회 2016 세계전략포럼이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3월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에서 알파고가 승리하자 인공지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국내에 일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조만간 인공지능이 인간의 역할을 대체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불러일으킨 것이 사실이다. 양일간의 행사에서 국내외 석학들과 함께 각계각층 인사들이 함께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열띤 논의의 장을 펼쳤다.


인간의 가치 가르쳐야 공존 가능

이번 세계전략포럼을 위해 초청된 외국 석학들 중 가장 돋보였던 영국 옥스포드 대학의 닉 보스트롬 인류미래학 연구소 소장은 14일 기조연설에서 “인간이 AI(인공지능)를 정확하게 통제하고 규제해야 AI가 인류와 공존할 수 있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재앙적 사건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보스트롬 소장은 “AI가 도덕 규범등 인간의 가치를 배우도록 해야 하는 것이 인간과 AI가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어령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은 인간과 AI의 대립 구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과 AI 중 누가 더 뛰어난지 대결하는 식이 아니라 AI가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연구해 인간과의 융합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AI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적절한 투자도 이뤄줘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회식 축사 영상을 통해 “4차 산업 시대에는 AI(인공지능) 시대가 가져올 변화의 물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기업과 개인은 물론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도 축사를 통해 “정부는 오는 10월까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담은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하며 “신사업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히 개혁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상호 더민주당 원내대표,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 여야 3당 대표도 격려사를 통해 “우수한 인적 자원과 세계 최고의 ICT 인프라를 갖춘 한국이 인공지능으로 도래할 4차 산업혁명에 슬기롭게 대처하려면 정치권이 협력해야한다”라고 뜻을 모았다.   
 
김대식 교수는 앞으로 나타날 강력한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에 대적할 수 있는 IA(Intelligence Amplication; 기계의 도움을 받아 강화된 인간의 지능)도 구상해볼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사진=Chips Technology)


기계가 경험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시대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가 선정한 세계100대 석학 가운데 한 명인 닉 보스트롬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인류미래연구소 소장은 “기계시대로의 전환은 호모사피엔스의 등장보다 더 근본적으로 인류의 역사를 뒤바꾸어놓을 역사적 사건이다”라고 규정했다. 이어 보스트롬 소장은 알파고가 단 몇 달 사이에 진화해 이세돌 9단을 이겼다고 분석했다. “이 9단이 알파고와 다른 기사의 반년 전 대국을 보았을 때는 이긴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반년 뒤 알파고와 직접 대국한 이 9단은 할 말을 잃고 무력감을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보스트롬 소장은 “1960~1970년대에는 유능한 프로그래머에 의해 사전에 예측한 결과만 나왔지만 지금은 기계가 경험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알고리즘 기반을 토대로 마치 사람이 배우는 것처럼 학습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얘기했다.

보스트롬 소장은 “지난 2년간 AI 연구는 놀라울 정도로 급속한 진전이 있었다”라고 말하며 “이런 속도를 유지한다면 AI가 예상보다 빨리 인간의 학습 속도를 따라 잡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인간을 뛰어넘는 AI의 출현은 수십 년이 아니라 적어도 백 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AI가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하면 이를 뛰어넘는 ‘초지능(artificial super intelligence)’으로 발전하는 것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시간 문제일 뿐”이라며 “그 이후에는 심층적인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지능은 인간에게 가능한 모든 지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약인공지능(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 다음 AI의 발전 단계를 일컫는 말이다.

이어 그는 “인간이 AI를 정확히 통제하고 규제해야만 인간과 공존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새로운 AI 시대를 맞아 인간과 AI가 공존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바로 AI가 인간의 가치를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게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AI 전문가가 학계에 많이 남아 있지만 정보통신 업계에서 구글의 딥마인드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AI를 연구하는 중”이라며 “AI 전문가가 AI에게 가치를 가르치고 정확한 도덕 규범 등을 AI에게 각인할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는 지금의 전환기 시점에서 어떤 조건을 설정하는지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며 “AI를 잘 통제해 어떻게 인간 친화적으로 발전시킬지를 연구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보스트롬 소장은 철학과 물리학을 비롯해 컴퓨터 신경과학과 수리 등 여러 분야에 능통한 세계적인 석학으로 기계 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을 미래를 그린 저서 『초지능(Superintelligence)』으로 베스트 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닉 보스트롬 교수가 세계적인 지식인 명사들이 초청되는 TED Talk강연에서 기계 초지능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의 한 예로 영화 터미네이터를 예로 들고 있다. (사진=TED Talk)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15일 닉 보스트롬 교수와 대담을 가진 국내 뇌과학 인공지능 연구의 전문가인 김대식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인 만큼 정답은 없다. 우리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교수는 “우리가 알파고 충격으로 다른 나라보다 인공지능 문제에 먼저 눈을 뜬 것은 행운이었다”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거기까지였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지난 70년 동안 우리나라의 미래는 유럽이나 미국의 과거였기에 물어볼 곳이 항상 있었고 거기에 따라가는 데에만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으로 도래할 제4차 산업혁명은 아무도 그 답을 모른다”라고 지적했다.

4년 전에 등장한 기계학습 방식인 딥 러닝(Deep Learning)은 인공지능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버렸다. 인공지능은 이제 인간이 일일이 모든 정보를 입력해주지 않아도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를 초스피드로 스스로 학습하는 ‘약인공지능(ANI; 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 단계로 나아갔다. 알파고처럼 바둑을 인간보다 더 잘 둔다든지, 증권투자에서 사용되는 로보 어드바이저처럼 감정이 없기에 투자 수익률을 더 높일 수 있다든지 하는 특정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인류가 가장 두려워하는 상상은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것처럼 인공지능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해져 인류를 멸망시켜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영화에 나오는, ‘범용 인공지능’이라고도 일컬어지는 ‘강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은 모든 분야에서 인간보다 지능 수준이 높고 종합적 판단이 가능한데다 주체성까지 확립한 상태를 말한다.      

인간을 과학으로 개선시키거나 완벽한 존재로 만들어야 한다고 믿는 트랜스 휴머니스트이기도 한 보스트롬 교수는 특히 딥 러닝과 같은 마스터 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스스로 자율성과 독립성을 인식하는 기계가 탄생한다면 왜 자신이 인간의 명령에 따라야 하는지, 인간은 왜 존재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할 수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답을 미리 준비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교수는 “기계에 독립성이 생겨 강인공지능이 나온다면 더 이상 인간이 해결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라고 우려하며 “기계와 인간이 공생할지 여부는 인간이 아닌 이미 기계가 결정할 문제”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구의 주도권을 쥐어온 인간을 뛰어넘는 강인공지능의 출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았다. 지금의 기술력으로는 어려운 것은 물론 아무도 만들려고 하지 않지만 인공지능 스스로 진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현재 우리가 기술 발전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특이점(singularity)’이 다가오는 시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처럼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예상하며 느린 변화에만 적응해도 되는 시기가 지나가고 갑자기 강인공지능이 나타나 충격에 빠지고 대응할 준비를 해놓지 않는다면 추수감사절의 칠면조 구이 신세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닉 보스트롬 옥스포드 대 교수가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에 대해 그린 저서, ‘초지능(Superintelligence)’은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사진=아마존)


국영수 중심이 아닌 전뇌적인 사고를 해야

KAIST의 바이오 및 뇌공학과 정재승 교수는 다가오는 포스트 휴먼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지 않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학이나 언어분야는 인공지능이 더 뛰어나겠지만 1~2만 년밖에 안된 신생 기능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움직이는 동시에 말하고 감정과 욕망을 갖는 것은 7만 년동안 오랜 진화 끝에 학습한 고등 능력으로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을 능력”이라고 했다. 그는 “분석적이고 논리적이면서도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사회적이고 큰 그림을 보며 맥락을 읽어내고 이를 통해 얻은 통찰을 예술적으로 잘 표현하는 인간은 있어도 이런 인공지능은 없다”라며 “인공지능으로 많은 것이 대체되어도 인공지능이 만들어낼 수 없는 가치를 인간이 만들어내면 의미있을 것이다”라며 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은 아직도 과거 산업시대의 직업군을 위한 준비 과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언어 중추가 있는 좌측 측두엽과 논리적 계산을 잘 하는 두정엽을 발달시키는 데에만 집중되어 있다. 이런 영역은 모두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는 분야로 정 교수는 “학생들을 문과형, 이과형으로 나누면서 뇌 반쪽을 자물쇠로 잠가서는 안된다”라며 우리 뇌를 골고루 잘 쓸 수 있도록 하는 전뇌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진호 美보스턴 특파원  jchoi8@berklee.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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