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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양업 구조 조정 성공하려면?부실 원인 철저히 도려내고 조선 1등국 위상은 유지해야
본지 경제팀 | 승인 2016.07.11 18:29|(196호)
조선업 위기로 구조 조정이 본격화된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의 모습
 

조선업 구조 조정이 시급한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조선업의 방만·부실 경영이 속속 드러나 과연 어떤 방향으로 구조 조정을 하느냐 하는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최근 정부는 조선사들의 부실을 키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며 ‘국책은행 자본 확충 방안’이란 명목으로 12조 원을 투입하기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부실 덩어리 조선소들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옳으냐를 놓고 설왕설래가 많다. 여론은 부실 투성이 조선소는 과감히 퇴출시키되 조선 1등국의 위상은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방향이다. 조선과 철강·화학 등 덩치 큰 사업의 부실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가 잡은 키는 어디로 향해야 할까?

부실 투성이 대우조선해양의 막장 드라마
부실 투성이 조선업체의 대표격이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1999년 외환 위기 때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2년 만인 2002년에 졸업하며 모범 기업으로 등극했다. 그런 대우조선해양이 썩고 썩어  2000년부터 지금까지 5조 3000억 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받고도 회생을 장담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그 이면에는 2013~2014년 2조 원대의 분식회계가 있었고 검찰 조사로는 2006년 이후 선박 및 해양 플랜트 건조 사업 500여 건에 5조 원대의 부정이 있었다는 발표이다. 그 와중에 차장급 말단 간부는 8년에 걸쳐 회삿돈 180억 원을 횡령하여 고급 외제차에 최고급 명품, 첩도 몇 명 거느리고 황제 생활을 한 것이 들통났다. 그것도 회사에서 모르고 있었다니.  2013년에는 35억 원대 납품 비리가 적발되어 임원 4명과 직원 30여 명이 기소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쯤 되면 모두가 도둑고양이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49.7%의 지분을 가진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이 이렇게 썩은 줄 몰랐다고 넉두리하니 기가 찰 일이다. 위아래가 모두 공모하지 않으면 도무지 불가능한 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에는 관피아, 낙하산 부대가 진을 치고 있었고 이들은 자리 보전을 위해 각종 청탁과 부정을 눈감아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저가 수주와 청탁으로 그나마 건실했던 민간 조선업체까지 멍들게 하였다.

정치권이 개입하면 망한다
정치권이 개입되지 않으면 도무지 불가능한 일이다. 정치권은 정치나 잘 할 일이지 조선소 경영에 까지 간여하여 콩 놔라 팥 놔라 했다고 한다. 여기에 정치 노조까지 끼어들어 복마전을 이뤘다니 배가 가라앉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알아야 할 판이다.  
정 치권 개입의 하이라이트는 2011년 한진중공업 사태에 등장한 ‘희망버스’ 운동이다. 한진중공업 노조사태에 당시 좌파 단체들이 주도한 ‘희망버스’에 야당의 일부 의원들이 동참하면서 상황을 폭력 사태로 악화시켰다. 한진중공업은 야당과 시위대의 압박에 못이겨 해고자 94명을 복직시켰다. 그 결과 생산직 근로자 절반이 일감이 없어져 돌아가면서 집에서 놀았다.  이들은 파업에 외부 세력 개입에 학을 떼었고 현재는 조선소 노조 공동 파업에도 동참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이 개입하여 문제 해결은커녕 회사 경영에 잿밥을 뿌리고 훌훌 떠나버린 예이다.
STX조선해향도 마찬가지다. 지난 3년간 채권단이 4조 5,000억 원을 쏟아 붓고도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한 STX조선해양. 2009년부터 매년 1,000억 원대 적자에 시달리다 2013년 초 파산 위기에 몰렸다. 여기에도 정치권이 개입한다. 조선소가 있는 부산·경남 지역 여당 의원 7명이 금융위원장을 불러 과감하고 신속한 자금 지원을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도 합세했다.
채권단과 금융 당국은 정치권의 압력에 못 이겨 가장 낮은 단계의 구조 조정 방식인 자율 협약을 선택했다. 결과는 실패. 이런 예들은 수두룩하다. 정치권의 무책임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3대 조선사는 현재 주채권 은행에 자구 계획을 제출한 상태다.

4·13 총선 때도 정치권 무책임한 발언
지난 4·13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문재인 더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대우조선해양 노조 간담회에서 “구조 조정의 고통을 노동자에게 전가시켜서는 안 된다”라고 발언했고, 김종인 비대위원 대표도 “구조 조정을 당해야 하는 데 대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도 현대중공업에서 “현대중공업 가족분들이 구조조정 안 당하고 일할 수 있도록 특별 조치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거짓말이 되었다. 정치 논리로 접근하면 모두가 죽는 파국만 양산한다. 기업 구조 조정의 가장 큰 적은 노조보다도 노조를 이용하는 정치다. 결국 정치고 뭐고 간에 경제가 파탄나면 그걸로 끝이다.
어느 정치인이 자탄했다. “정치인은 입으로는 경제를 살리자고 하면서도 표가 된다면 경제를 죽이는 일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기억해둘 경구다.

조선업계의 천문학적 부실 규모
조선업계 부실의 규모는 천문학적이다. 조선 3사의 채무액만 55조 원이다. 대우조선해양 23조 원, 현대중공업 17조 4,000억 원, 삼성중공업 14조 4,000억 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중소 조선소까지 합하면 70조 원에 이른다.
조선업의 부실로 경남 지역 실업자 수는 지난 4월 이미 5만 5,000명을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9%나 증가했고, 울산 지역 구직 급여 신청자 수가 1만 4,969명으로 지난해보다 24.2%나 증가했다. 조선소가 위치한 거제시와 통영시의 지역 경제는 지금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12조 원의 기금을 긴급 조성하며 조선·해양업종의 구조 조정을 압박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경영권을 포기하여 법정 관리에 들어갔고 채권단 주도로 조선 3사는 유가증권과 부동산 매각, 일부 사업 분사 등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가 워낙 큰 조선업계의 부실은 철강·화학·조선 기자재 분야, 해운·국방 산업 등과 관련한 거의 모든 제조업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서둘러 구조 조정을 마무리해야 하는 이유이다.

기간제·파견 근무자도 반드시 배려해야
그런데 조선업계 구조 조정이 본격화되면서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고용 위기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1997년 IMF 때만 해도 구조 조정에 따른 대규모 감원 대상자는 대부분 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 하지만 이후 기업들이 저비용·고효율을 추구하면서 기간제, 파견 노동자 사용을 확대했고 원청·협력 업체 구조를 정착시키면서 대규모 감원의 주 대상은 슬그머니 정규직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바뀌어버렸다. 따라서 이번 조선업계 구조 조정에서 대량 감원의 우선 대상자가 다단계 협력 구조에 묶여 있는 협력 업체노동자 13만 명이 될 것이란 것은 불 보듯하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대책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을 조선업계에서는 ‘물량팀’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협력 업체의 재협력 업체 노동자들로서 소속도 불명확하고, 대부분 고용보험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이니 이들에 대한 대책을 정부가 세워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이들은 당장 생계에 위협을 느끼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제20대 국회가 개원한 6월 13일 국회 연설에서 6월 중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고 조선업 구조 조정에 따른 보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도 조선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 조선사와 협력 업체를 우선 지원하겠다는 입장임을 밝혔다. 더불어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협력 업체 노동자와 물량팀에도 전직·직업훈련·실업급여 지급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사실 협력 업체 노동자와 물량팀의 피와 땀으로 조선업이 세계 1위의 지위를 향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위기에 닥쳤다고 나 몰라라 한다는 것은 배은망덕한 처사이다. 조선 입국의 공신들인 이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구제하는 마음가짐이 조선업계와 고용노동부에 있어야 한다. 국민의 혈세는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 이번 구조 조정의 성패가 바로 이들에 대한 대책임을 알아야 한다.
동시에 후진국형 다단계 협력 구조도 차제에 말끔하게 정리되어야 한다. 잘못된 시스템을 바로 잡는 것이 바로 진정한 구조 조정인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 완료한 ‘바다의 LNG공장’ FLNG(Floating LNG: 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설비)가 그 위용을 드러냈다.
 
한은 11조 원 자본 확충 방안
정부와 한국은행은 조선·해운업 등 부실 기업의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11조 원 규모의 자본 확충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자본 확충이 시급한 수출입은행에는 1조 원 상당의 현물 출자를 별도로 추진한다.
정부는 지난 6월 8일 세종로 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 장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 계획 및 국책은행 자본 확충 방안’을 확정했다.
이들 국책은행에는 공기업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특수목적법인(SPC) 형태로 설립하는 자본 확충 펀드를 통해 자금이 지원된다. 자본 확충 펀드 규모는 11조 원 한도다. 한국은행이 10조 원을 대출하고, 정부가 기업은행의 한국자산관리공사 후순위 대출을 통해 1조 원을 보탠다. 기업은행은 한국은행의 돈이 나가는 파이프(도관 은행) 역할을 한다.
자본 확충 펀드는 한꺼번에 11조 원을 조성하는 게 아니라 총액 한도만 정한 뒤 지원이 필요할 때마다 돈을 마련하는 ‘캐피털 콜’ 방식으로 운영된다.
자본 확충 펀드에 대출해준 한국은행 자금에 대해선 손실 위험 최소화를 위해 신용보증기금이 지급 보증을 맡기로 했다. 이 펀드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발행하는 코코본드를 사준다. 코코본드(contingent convertible bond)는 은행이 부실해질 때 강제로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상각되는 채권으로, 조건부 자본증권 또는 우발전환사채라고 한다. 코코본드를 발행해 모은 자금은 은행의 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 펀드는 7월 1일부터 내년 말까지 운용된다.

대우조선해양의 업무 중인 근로자

정부, 구조 조정 비용 5~8조 원 추산
정부는 부실 기업 구조 조정을 위해 국책은행에 필요한 재원을 5~8조 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국제 은행감독 기준) 13.0%와 10.5%를 충족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조선과 해운은 물론 철강, 건설 등 경기 민감 업종 전망을 감안한 수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자본 확충 펀드 규모를 이보다 더 많이 잡은 이유에 대해 “신속하고 선제적이고 충분한 구조 조정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오는 9월 말까지 정부 보유 공기업 주식 등 1조 원 규모를 수출입은행에 직접 현물 출자하기로 했다. 수출입은행에 우선적 지원이 이뤄지는 것은 수출입은행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지난 3월 말 기준 9.9%로 떨어져 자본 확충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1조 원을 현물출자하면 수출입은행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0.5% 선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예산을 책정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현금 출자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또 구조 조정에 따른 시장 불안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면 한국은행이 수출입은행에 직접 출자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수출입은행의 2대 주주다.
 

정부가 조선과 해운업 구조 조정을 지원할 국책은행(나라에서 세운 은행)의 자본 확충 방안을 확정했다. 대우조선해양·현대상선·한진해운 등 부실 조선·해운업체 회생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위해선 이들 기업에 돈을 대줄 은행들의 자본을 늘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대상 은행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다.

조선 업계의 자구 노력
해당 기업들은 자구 노력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14개 자회사를 모두 팔고 도크를 7개에서 2개로 감축하는 등 5조 3,500억 원 규모의 자구 계획을 마련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비핵심 자산 매각, 사업 조정 등을 통해 각각 3조 5,000억 원, 1조 5,000억 원 규모의 자구 노력을 벌이고 있다. 현대상선은 채무 재조정과 용선료(배를 빌려쓰고 주는 임차료) 인하 협상이 타결된 상태며, 한진해운은 채권단과 한진그룹 간 회사를 살리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
정부의 부실 기업 지원은 해당 기업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하지만 회사가 망해가는 와중에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파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파업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 대가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뿐이다.

흔들리는 조선 업계.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국내 상위 조선 3사가 시추 설비 계약 취소와 해양 플랜트 손실 등으로 사상 최악의 영업손실을 겪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우조선해양 본사의 모습.

산업은행 청문회 실시할 것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6월 17일 대우조선해양이 구조 조정의 상황까지 이어진 데 대한 책임으로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의 청문회 실시를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추후에 산업은행에 대한 국회 청문회 실시가 불가피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실질적으로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의 산업 구조 조정에 대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느냐에 대한 국민적 의심이 늘고 있다”라며 “산업은행에 대한 그간 모든 사항에 대해서 청문회에서 밝히고 구조 조정 과정에서 산업은행의 역할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 분명히 입장을 정립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만일 산업은행 청문회가 실시된다면 산 대우조선해양의 낙하산 사외이사는 물론 MB(이명박) 정부에 대한 청문회로 확산이 될 가능성이 많다. 그 안에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을 역임한 후에도 거액의 자금이 필요하다면서 산업은행장으로 간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도 포함될 것이다. 우리 조선 업계가 세계 1위의 위상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철저한 진상 규명과 그 대책은 강구되어야 한다.  

조선 업계 구조 조정에 대한 누리꾼 반응
네이버 누리꾼 henr****은 “이런 근본이 썩은 회사는 아무리 지원해봤자다. 경기 좋아져서 회생한다고 치자, 같은 경영진과 같은 감독 등 또 똑같은 짓을 한다는 것에 100% 확신한다. 우리 경제 다 말아먹기 전에 도려내라. 대통령이 나서서 본보기를 보여줘라”라고 지적했다.
jymo****는 “제발 부탁드립니다. 대우조선해양 퇴출해주십시오. 세금 내는 국민이 불쌍하지 않습니까”라고 밝혔다.
대부분 부실 조선사의 퇴출과 경영자들에 대한 처벌을 강력히 촉구하는 댓글 일색이었다.

본지 경제팀  www.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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