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언론인의 정치 참여 문제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른바 '폴리널리스트'로 불리는 이들이 과거 공직을 그만두고 다시금 언론 현장에 복귀하는 일을 두고 찬반양론이 갈린다. 권력을 꿈꾼 언론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견해부터 비판하는 입장까지 시각차가 작지 않다.

유정현 전 의원은 SBS 아나운서 공채 출신으로 지난해 MBN 뉴스 앵커로 현장에 복귀했다. 연세대 출신임에도 17대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에서 홍보위원을 거쳐 18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한나라당 서울시당 대변인, 대표최고위원 특별보좌역 등을 거쳐 정치인의 삶으로 인생 경로를 바꿨다. 그는 TV 드라마와 영화에도 출연할 정도로 언론은 물론 연예계에서까지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9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하는 바람에 국회 재입성에 실패했다. 정치인의 삶을 잃은 뒤 유 전 의원은 지난해 1월 MBN 8시 뉴스 앵커로 복귀했다. 워낙 인재가 많은 곳이라 복귀가 쉽지 않은데, 친근한 이미지와 인적 네트워크 덕에 무난한 입성을 이뤘다. 국회에서 보던 유 전 의원이 뉴스 앵커로 나오자 초반 시청자가 어색함을 느꼈으나 현재는 거부감이 줄었다는 평을 받는다. 

또 다른 복귀 사례는 김은혜 전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MBN 앵커로서 현장에 돌아오며 잠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과거 MBC에서 사회부와 정치부, 경제부 등을 거쳐 지난 2008년 현실 정치에 참여했다. 2010년에는 공직을 벗고 잠시 KT에 근무하며 언론계 복귀전까지 시간차를 뒀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현장 복귀를 위한 사전 준비였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폴리널리스트가 다시금 언론계로 돌아오는 데 거부감을 줄이려 완충 기간을 거쳤다는 얘기다. 

이 밖에도 정치권력을 꿈꾸고 꿈을 이룬 언론인이 여럿인데, 선거 사무실에서 후보자를 돕다가 정치에 입문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소위 권언유착, 폴리널리스트라는 말이 시작되는 과정이다.

이를 두고 언론계 주변에서는 언론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선례가 된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한다. 언론권력에서 정치권력, 다시금 언론권력으로 오락가락한 언론인이 국민에게 올바른 시각을 전달할 수 있느냐는 얘기다. 비판 견해를 드러낸 언론계 관계자는 "공정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사태를 바라보고 분석해야 하는 곳인데 폴리널리스트는 적합하지 않다. 권력을 추구하는 언론인은 탐욕스러운 정치인보다도 위험하다. 폴리널리스트의 언론 현장 복귀는 좋지 않은 선례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