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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이 트럼프 열풍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남북한문제연구소장 | 승인 2016.06.07 16:09|(195호)

 
현재 전 세계의 관심은 미국 대선에 쏠려있다. 물론 미국 대선은 언제나 전 세계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지금 미국 대선에 대한 관심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그 이유는 바로 트럼프 열풍 때문이다. 1988년 이후 트럼프는 5차례나 공화당 후보경선 참여를 고려했지만 직접 나서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고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처음 트럼프가 경선 참여를 선언했을 때 그의 지지율은 5% 내외였다. 언론은 그의 과격한 발언으로 인해 대선후보에 오르기 어렵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초반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지금 트럼프는 보란 듯이 공화당 대선후보가 되었다.
 
트럼프 열풍이 한미동맹에 불러올 새로운 변화
 
 
지난 20여년과 다르게 현재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 국민들의 생각을 고려하면 트럼프 열풍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저변에는 미국 우선주의가 깔려있다. 최근 어려운 미국의 경제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인 것이다. 2013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국방비 순위 세계 1위이며 연평균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은 4.3%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같은 해 경제성장률은 1.9%를 기록하여 경제성장률에 비해 국방비 지출이 크다고 볼 수 있다. CNN은 1998년~2008년 중국 중산층 소득이 70% 증가한 반면 미국 중산층 소득은 4% 증가에 머물렀다고 발표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중산층의 붕괴와 테러조직의 위협으로 미국 사회는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그러던 차에 멕시코와의 국경 차단, 불법체류자 전원 추방, 무슬림 입국 금지, 나토 탈퇴, 주한미군 철수 등 트럼프의 막말이 새로운 보수층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막말의 핵심은 철저히 미국 이익 우선주의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 경찰 역할을 포기하겠다는 의미와 같다.
이 같은 현상이 한미동맹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트럼프 측근들은 한미동맹을 더욱 견고하게 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 전에 한국과의 관계를 바로 잡겠다고 언급했다. 방위비 분담, 한미 FTA 재검토 등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런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는 발언도 있었다. 물론 이런 발언은 협상을 위한 움직임이라고 하지만 우리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발언들이다. 한미동맹에 대한 이런 트럼프의 생각이 단지 트럼프 개인의 생각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를 지지하는 수많은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에 대한 미국의 여론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우리는 한미동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대다수 우리 국민들은 한미동맹이 노력 없이도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군사동맹이 영원히 유지된 경우는 없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소련은 상호불가침 조약을 맺었지만 5년을 가지 못했다. 이처럼 자국의 이익에 따라 동맹은 진화하고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구한말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 한반도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1905년 미국은 일본과 ‘가쓰라-테프타 밀약’을 통해 필리핀과 한반도에서의 서로의 지배를 인정했다. 필리핀을 식민지로 만드는 것이 미국의 최우선 국가이익이었기 때문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얄타회담에서 일본이 아닌 한반도의 분할통치를 제안했다. 소련의 영향력이 태평양 지역으로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일본이 꼭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인식이 우리가 알고 있는 애치슨라인(Achesom Line)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소련 스탈린과 북한 김일성의 오판으로 우리는 동족상잔의 비극이라는 6.25 전쟁을 겪어야만 했다.
사실상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이후에도 한미동맹은 미국의 국익에 따라 좌우되었다. 1979년 중국과의 화해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지미 카터 미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다. 미국은 한반도의 안보 보다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더욱 큰 국익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2002년 ‘미선이 효순이 사건’으로 한국에서 반미감정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당시 반미시위, 성조기를 불태우는 행동으로 미국 내에서도 반한 감정이 악화되었다.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한국의 여론에 맞서 미국에서도 우리를 원치 않는 나라에 주둔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결국 동맹이라는 것은 국가이익에 반하면 언제든지 파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가 한미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굳건한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노력
 
 
우리는 한미동맹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을 해야 하는가? 누가 미 대통령에 당선되든 한미동맹에 미칠 도전요인은 불가피한 것이다.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변화 흐름에 맞는 우리의 다각적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미동맹의 근간은 한미군사동맹이다. 6.25 전쟁과 월남 전쟁에서 한국군은 미군과 수많은 피를 흘리며 같이 싸운 혈맹이었다. 이들 때문에 카터의 주한미군 철수 시도 등 동맹이 도전을 받는 상황이 많이 있었지만 한미군사동맹은 굳건하게 유지되었다. 하지만 당시 같이 싸웠던 많은 이들이 지금은 유명을 달리했다. 따라서 군사동맹을 유지하기 위해 군 차원에서는 한미 연합방위체제 유지, 연합훈련 강화 등을 통해 미군 내에서 군사동맹 필요성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
정부와 민간차원에서는 반미감정을 차단하고 미국 내 지한파, 친한파 등을 확대해야한다. ‘효순이 미선이 사건’은 한미동맹의 해체를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었다. 그후 동맹이 유지되고는 있지만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 민간차원에서 반미감정이 유발될 수 있는 상황을 억제하고 차단해야만 한다. 또한 미국 내에서 한국에 대한 긍정적 여론을 확대해야한다. 지한파 정치인들이 고령으로 은퇴하거나 유명을 달리하고 있다. 한국을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오피니언 리더들과 정치인들을 확보해야한다. 일본은 이런 측면에서 우리의 수십 배 이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래서 미국 정가에서 우리는 일본의 영향력을 따라갈 수 없다. 그와 병행해서 재미교포들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미국 내 유대인들의 영향력 때문에 미국은 항상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수준에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따라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한다. 한미동맹이 영원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양쪽이 같이 노력해야겠지만 우리가 한미동맹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얻을 것이 더 많기 때문에 더욱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미동맹은 유지될 것이다. 

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남북한문제연구소장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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