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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연 (사)한국의소리 ‘숨’ 이사장2016 통일기원 굿 해원상생 ‘굿바람 신바람’
글·사진 이채현 기자 | 승인 2016.05.04 16:39|(194호)

 
 
본향 노랫가락을 부르는 이호연 명창
형형색색 찬란한 봄의 향연이 펼쳐지는 4월 2일과 3일, (사)한국의 소리 ‘숨’의 통일기원 굿 해원상생 ‘굿바람 신바람’이 성황리에 개최했다. (사)한국의 소리 ‘숨’은 국에 산재돼 있는 민요를 발굴하여 체계화하고 보존하기 위해 지난 2013년 이호연 명창이 창단한 단체다.
이번 공연은 2015년 ‘통일아리랑 대축제’에 이어 (사)한국의 소리 ‘숨’의 두 번째 공연으로 이번 공연은 경기민요의 대표곡인 노랫가락과 창부타령의 원류를 재조명하는 공연으로 굿이 전하는 해원상생의 메시지를 담았다. ‘굿바람 신바람’ 공연을 이끈 이호연 명창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제 2장에서 고금성 명창이 장군거리를 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재수 받으시오~ 재수! 훠이!”
 
치렁치렁한 옷깃의 무당이 오색기를 휘두르며 무대를 종횡무진 하더니 이번엔 재수를 주겠다고 관객석 곳곳을 돌아다녔다. 굿거리를 무대공연 양식으로 선보였지만 또 다시 무대와 관객을 허무는 순간이었다.
불운을 쫓고 재수를 준다는 말에 혹자는 복을 받겠다고 앞섶을 둘둘 맸고 “아 요즘은 가짜가 더 잘해~”라는 고금성 명창의 맹랑한 말에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이번엔 진짜 무당이 나와 쩌렁쩌렁한 방울 소리와 함께 진짜 배기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웅장하면서 신비로운 배경과 함께 등장한 이호연 명창의 소리는 단연 독보적일정도로 무대를 압도했다. 그야말로 가벼우면서 무겁고 유쾌하면서 경건한 무대였다.

통일 염원담은 ‘굿바람 신바람’
 
해원상생(解寃相生)은 원한을 푼다는 ‘해원’과 서로 잘되게 하자는 의미의 ‘상생’을 결합한 말이다.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가 훌쩍 지났지만 아직도 통일은 먼 얘기처럼 들린다. 특히 북한의 핵 도발로 그나마 화합의 상징으로 남아있던 개성공단까지 철수되면서 남북관계는 유례없이 냉랭한 분위기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단절 속에서도 민족의 한만큼은 지난 오천년 이래 선천적이며 후천적인 과정을 통해 남북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정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민족의 한은 문화 및 예술을 사랑하고, 고통을 내적으로 승화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민족의 한을 풀고자 한 것이 굿 샤머니즘 문화다. 굿은 전통적으로 한을 풀고 액을 막고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제의식의 하나다.
 
이날 굿 외에도 박경랑 안무자 등이 도살풀이춤과 검무, 승무 등볼거리를 제공했다.
무속인과 국악인의 예술적 만남
 
지난 4월 2일과 3일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양일간 진행된 2016 통일기원 굿 해원상생 ‘굿바람 신바람’은 전통적인 한양 굿을 통해 시대의 희망인 통일의 염원을 담아 미움을 풀고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민족의 염원을 담았다.
특히 ‘굿바람 신바람’은 무속인들과 국악인들의 예술적인 만남에 의미를 가지고 기획했다는 점과 고분벽화에서의 배경이나 다양한 전통 옷을 선보였다는 점, 청중이 직접 참여하는 무대라는 점이 눈에 띈다.
공연은 크게 4장으로 나뉘어 졌다. 먼저 제1장의 제제는 청정(淸淨)으로 오탁악세(五濁惡世)를 정화한다는 의미에서 신칼 대신무를 토대로 부정춤을 재구성했다. 두 번째 장은 생기(生氣)로 무녀 창부타령 가락이 잘 나타나고 있는 불사거리, 장군거리, 신장거리, 대감거리, 창부타령 등이 공연됐다. 제 3장의 제제는 해원(解寃)으로 베가르기대목에서는 도살풀이춤을 새롭게 안무하여 구성했다. 마지막 제 4장의 제제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는 의미의 상생(相生)으로 가정, 사회, 국가가 안녕하고 통일을 이뤄 상생할 수 있는 기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나누며 선반풍물놀이와 함께 청중과 더불어 뒤풀이마당으로 마무리했다.
다음은 이호연 명창과의 일문일답이다.
 
 
베가르기는 죽은 자와 산 자의 얽히고 맺힌 것을 풀고극락왕생을 기원하는 해원대목이다
Q. ‘통일아리랑 대축제’에 이어 또다시 통일을 염원하는 공연을 펼쳤습니다. 통일을 주제로 하는 공연을 재차 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A. 1999년도 세종문화회관에서 밀레니엄 프로젝트 ‘한국의소리가 바뀐다’는 주제로 퓨전이라는 생소한 형태의 공연을 기획한 적 있습니다. 그때 국악을 대중화시켜 전 세계에 우리의 것을 알리면 언젠가 그 공연을 남과 북이 하나 되어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나온 것이 통일의 소리 옥피리라는 음반입니다. 이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그 생각이 쭉 이어져오다보니 통일의 아이콘이 된 것 같네요. 하하. 사실 제가 좋아하는 곡은 사실 아리랑 구음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왕 이렇게 된 것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아 계속해서 화합과 소통을 담은 통일 아리랑 시대를 열어나가려 합니다.
 
Q. 이번 공연은 ‘굿’과 국악을 함께 보여줘 실제 무속인도 함께 나오는 등 관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겨줬습니다. ‘굿’을 보여주고자 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요.
 
답; 우리국악 속에는 무속의 뿌리가 공존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가령 경기민요 창부는 무당의 남편이면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을 칭합니다. 그렇게 창부 굿에서 불러지던 무가가 후에 경기민요 소리꾼들에 의해 통속 민요로 변하였습니다. 다시말해 ‘노래가락’과 같이 원래 서울의 굿판에서 무당이 부르던 무가(巫歌)였던 것이 후에 경기민요 소리꾼들에 의해 통속 민요로 변한 것입니다. ‘창부타령’의 창부는 광대의 혼령을 뜻하는 “광대신”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광대신인 창부를 불러서 재수가 있게 해달라고 비는 굿이 창부 굿인데, ‘창부타령’은 이 굿판에서 불리던 노래였다고 합니다.
이 ‘창부타령’이 통속 민요로 바뀌면서 “디리리 디리리리리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라는 후렴구가 첨가되고 더불어 가락의 흐름이나 장식음의 처리가 다듬어지면서 후에 경기 민요 중 가장 섬세하고 세련되며 넓은 음역이 필요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노래로 변모했습니다.
‘창부타령’은 보통 민요와 같이 메기고 받는 형식이 아니고, 독창으로 한 절씩 기교를 부려서 노래를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번 공연은 그런 의미를 낱낱이 따지기보다 병신년 새해를 맞아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노래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무속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굿과 함께하는 국악의 색다름을 보여 주려고 노력 하였습니다.
 
Q.‘신바람 굿바람’ 공연에는 전통 춤이나 고분벽화 배경 등 시각적인 부분에도 많은 신경을 쓴 것이 보였습니다.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연출자 선생님과 긴 회의를 거치며 기성의 국악 속 굿 공연을 탈피하려고 많이 연구 하였습니다. 기획하시는 분들마다 개인적인 생각이 있겠지만 저는 과감하게 굿상을 차리지 않는 굿으로 하되, 화려한 의상을 선보임과 동시에 무속인과 국악인이 함께 대동단결하는 모습으로 차별화를 두어야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또 작고하신 은사님의 영혼을 달래는 모습을 통일의 염원처럼 꾸며 보았어요. 다소 호흡이 긴 굿의 지루함을 탈피하기 위해 굿과 함께 시각적인 부분들을 최대한 드라마틱하게 구성해 보았습니다.
 
Q. 이번 공연의 준비과정 중 있었던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일엔 어떤 것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글쎄요. 공연연습 중 귀신이 보이면 좋은 징조라고 들은 적 있는데 스치듯 그런 모습들이 보이곤 했지만. 크게 말할 만한 것은 없는 것 같네요. 공연준비는 일단 각 지역에 활동하시는 80명 이상의 출연자 분들이 모이다 보니 그 분들의 스케줄을 맞추는 부분이 좀 힘들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열정적으로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네요. 특히 3달가량 일주일에 두세 번씩 본격적인 연습을 했는데 밤늦게까지 연습이 이어지다보니 식당들이 일찍 문을 닫아서 저녁밥을 많이 굶으셨건 것이 죄송스러웠습니다.
 
Q. 공연장이 만석이 될 정도로 인기가 좋았는데 양일간만 진행돼서 아쉽다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공연을 끝마치고 소감 한마디 말씀해 주십시오.
 
A. 처음에는 3일간 공연할 예정이었는데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기에 사실 조금 두려운 부분도 있었고 그러다보니 완벽한 공연 리허설을 위해서 이틀로 변경하게 됐습니다. 막상 관객 분들의 뜨거운 응원을 보고 저도 조금 아쉬운 감이 있네요. 어쨌든 찾아와 주신 관객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공연이 끝나면 항상 아쉬운 부분들이 남는 것이 마련이기는 하지만 관객 분들의 뜨거운 성원으로 모든 부분들이 아름답고 행복하게 느껴져서 그냥 감사하고 행복할 따름입니다.
 
제 4장 상생에서는 가정, 사회, 국가가 안녕하고 통일을 이뤄 상생할 수 있는 기원과 희망의 메세지를 담았다.
Q. 앞으로의 공연계획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A. 일단 ‘굿바람 신바람’ 공연 후 지난 4월21일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풍류극장에서 문화재청 전승지원 사업공연 ‘이호연의 경기소리 숨’ 공연을 시작했고요, 방방곡곡 예술단체 우수공연 지원 프로그램사업 ‘이호연의 통일아리랑대축제’ 역시 춘천과 태안 두 곳에서 시작 합니다. 해외공연은 베트남과 몽골에 문화교류 공연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경기민요 큰대회로는 ‘제7회 안비취대상전국민요 경창대회’라고 자라나는 꿈나무들과 경기민요 전공자분들의 등용문대회가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Q. 기타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A. 전국에 신나는 희망의 바람을 전하고 싶습니다. 왜곡되고 변질되고 있는 우리의 것들이 새로운 문화의 열정으로 다시 피어나길 희망 합니다. 뜨거운 열정을 가진 우리 예술인들과 합심하여 힘 닳는데 까지 소외된 지역에서의 소규모 공연 또한 열심히 하고 싶네요. 공연을 열심히 하는 일이 저의 소명이라 생각하고 자라나는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활동 하겠습니다. 앞으로 관심 있는 많은 기업과 열정을 가진 소리꾼 숨 여러분들과 더욱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 합니다.




 

글·사진 이채현 기자  redjoker@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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