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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국민의 요구에 화답할 것인가
최재영 본지 발행인 | 승인 2016.05.03 14:40|(194호)
 
4.11 총선 이후 이제 정치권의 관심은 자연스레 차기 대선 주자들에게 쏠리고 있다. 제1당으로 올라선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가 단연 돋보인다. 사실상 문재인 전 대표에 의해 당이 좌우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최근 김종인 대표와의 갈등이나 불화설 등이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그럼에도 ‘문재인 없는 김종인 대표’는 생각하기 어렵다. 둘의 관계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표현이 딱 맞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김종인 대표의 존재는 대선 가도로 가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 있어서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16년만에 양당체제를 종식시키면서 ‘3당 정립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더욱이 정당 득표율에서는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보다 1.2%p 더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우리 정당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런 지지에 힘입어 안철수 대표의 대선 행보는 한 층 더 탄력을 받고 있다. 지금 이대로의 기세라면 야권 전체의 대선 정국을 주도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는 새로운 시험대 위에 섰다. 과연 국민적 지지에 어울리는 정치역량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그리고 3당 정립체제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도 잘 지켜볼 대목이다. 이번 총선 압승이 ‘기회’임과 동시에 ‘위기’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새누리당 대선주자들 초토화 되다
문제는 새누리당이다. 지난 총선 결과 과반 의석을 가진 집권 새누리당은 과반의석이 무너지고 동시에 제2당으로 전락했다. 집권당의 이런 참패는 우리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더 큰 문제는 단지 의석수만 잃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들도 덩달아 마치 추풍낙엽처럼 거의 모두가 회복 불능 상황으로 추락했다. 여권 내 가장 강력한 대선 주자였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잠재적 대선 후보로 거론됐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총선의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안대희 전 대법관도 여권의 대선주자로서 ‘다크 호스’로 분류됐지만 역시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오세훈 전 시장과 함께 여권의 쌍벽을 이뤘던 김무성 대표는 어렵지 않게 당선 됐지만 총선을 진두지휘한 대표로서의 책임이 너무 막중하다. 게다가 당내 계파 간 공천 갈등의 책임마저 불거져 대선주자로서의 한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말았다. 앞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겠지만 이전처럼 강력한 리더십을 회복할지는 불투명하다. 물론 유승민 의원도 대선주자로 거론되고는 있지만 차기 대선에서의 대안으로는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권 내 유력한 대선주자는 이제 찾아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사실상 이렇게 초토화된 상황에서 여권의 대선 전략은 위기를 넘어 거의 공포 수준에 가깝다.
일각에서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 등을 언급하지만 현직 광역단체장이라는 한계가 있다. 당장 당내 지지기반을 구축할 여력이 없을뿐더러 중도에 사퇴를 하더라도 그 비난과 정치적 부담이 결코 간단치 않을 것이다. 물론 대선주자로서의 역량이 갖춰져 있는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그래서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이처럼 여권의 대선주자 그룹이 사실상 초토화 되자 멀리 뉴욕에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그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반기문 총장, 이제 결단의 시간이 오나
본지가 ‘창간 16주년’ 기념으로 대선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본지 기사 참고). 그 결과 반기문 총장을 제외하고는 차기 대선을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미 국민의 마음속에 반기문이라는 이름이 깊숙이 각인돼 있음을 확인했다. 유력한 대선주자들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지지를 받고 있을뿐더러 야당의 누구와 경쟁을 하더라도 반기문 총장의 압승으로 조사가 됐다. 물론 이 데이터만 보고 판단할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총선 이후의 현 정국에서 반기문 총장이 갖는 정치적 의미는 매우 크다는 점이다. 여권 지지층이 반기문 총장에게 집중하는 이유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지난 달 24일 보도된 국민일보 여론조사도 예외가 아니다(국민일보 4월 24일자 참조). 국민일보에 따르면 차기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6.4%로 선두,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2위(17.9%),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3위(16.9%)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반 총장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생각보다 훨씬 견고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대를 제외하고는 전 세대에 걸쳐 고른 지지를 보였으며, 새누리당 지지자들 가운데서는 무려 41.7%의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반기문 총장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물론 지금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직분에 충실해야 하겠지만 임기 종료 이후의 구상까지 마냥 뒤로 미룰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국민적 지지가 이렇게 높게 나오고 있으며 특히 여권 지지층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절박한 민심에 화답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정치적 발언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그의 성품이고 원칙이라 하겠지만 이제부터는 좀 더 내밀한 정치적 고민과 구상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국민이 원한다면 반 총장이 마다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전 세계를 무대로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의 가치를 가장 앞서 실천하고 있는 반 총장이 아니던가. 그런 반 총장이 조국의 부름에는 어떻게 화답할지가 참으로 궁금한 대목이다. 이제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도 않다.
이명박정부 때부터 거의 9년 동안 남북관계는 꽁꽁 얼어붙어 있다. 아니 점점 더 악화되는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러는 사이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까지 하면서 그들의 정치 군사적 이익을 극대화시켜 나가고 있다. 우리의 경제상황 마저 비명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남북관계마저 악화되고 있다면 우리나라의 출구는 어디서 찾아야 할 것인가. 마치 숨통을 조여 오는 듯한 우리나라의 운명이 안타깝고 통탄스런 현실이다. 차기 대선은 그 출구를 찾을 수 있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 어쩌면 ‘통일한국’의 희망이 꽉 막힌 우리 경제의 숨통을 터주고 더 나아가 무능하고 무책임한 우리 정치권의 일대 혁신을 도모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반기문 총장의 긍정적 화답이 기다려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더 큰 기쁨과 행운이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최재영 본지 발행인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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