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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4차 핵실험, 심리전쟁의 전장이 되어버린 한반도
정경NEWS | 승인 2016.04.12 10:38|(193호)
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겸 남북한문제연구소장

2016년 1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유발된 긴장은 한반도를 심리전쟁이라는 ‘전쟁터’로 돌변하게 됐다. 그러나 심리전쟁이 수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은 심리전쟁의 중요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단순히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심리전쟁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북 심리전쟁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심리전쟁의 중요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우리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응하여 전략 및 전술적 수준에서 다양한 심리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점을 유념하고 우리도 전술적 수준에서 실시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넘어서서 국가 차원의 통합된 심리전쟁을 수행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남북한 심리전쟁의 배경과 경과

사실 남북한의 심리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6‧25 이후 지속되어오던 심리전쟁이 2004년 6월 4일 장성급 군사회담 이후 중단되어 최근까지 실시하지 않았을 뿐이다.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로 군사회담이 개최되었는데, 당시 북한은 장성급 군사회담시 다른 어떤 것보다 심리전 방송 중단을 최고의 목표로 삼았다. 북한은 90년대에 이르러 국제적인 공산주의의 붕괴와 고난의 행군이라는 경제난을 겪으면서 체제 와해를 두려워하였고, 심리전 방송은 그런 북한의 급소를 찌르는 비수와도 같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의 김정일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최대 숙원 사업으로 삼고 집요하게 방송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우리 정부는 남북 평화공존을 위해 큰 틀에서 심리전 방송 중단이라는 북한의 요구를 서해에서 무력충돌 방지라는 대한민국의 요구 사항과 교환하게 되었다.
남북한의 군사회담 합의의 유효기간은 길지 못했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과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인해 남북한의 긴장은 고조되었다. 우리는 북한과 교역금지를 골자로 하는 5.24 조치를 단행하게 된다. 우리는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기로 방침을 세운 뒤 군사분계선 지역 11곳에 확성기 방송 시설을 다시 설치했다. 다만 북한의 도발 빌미가 될 것을 우려하여 대북 방송 실시를 유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 방송이 실시된 것은 5년 후인 2015년 일명 ‘목함지뢰 사건’이 발발이후였다. 2015년 8월 4일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폭발로 대한민국 군인 2명이 크게 다치고,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대한민국 국군은 8월 10일 대북 심리전 방송을 시작하였다. 북한은 군사행동으로 대북 방송 중단을 요구하며 으름장을 놓았지만 우리 국군의 반격과 전쟁 불사의 단호한 태도에 굴복하여 결국 남북합의를 제안하였다. 남북은 고위급 접촉을 통해 8·25 남북 합의를 도출하였다. 이 합의문 제3항인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생산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 12시부터 중단한다’에 따라 대북방송은 중단되었다.
지난해 8월 대북 심리전 방송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북한이 심리전 방송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단하기 위해 권력 서열 2위였던 황병서와 대남 전략 전문가 김양건을 파견하여 무박 4일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을 이어나갔다. 지뢰도발 사과와 책임자 처벌이라는 우리의 완강한 태도에도 북한은 쉽사리 협상을 중단하지 못하고,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단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의 가장 큰 소득은 심리전쟁이야말로 북한이 가장 아파하는 압박 카드라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우리는 올해 1월 북한이 단행했던 4차 핵실험을 8·25 남북합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규정하고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였다. 하지만 지난해 8월과는 달리 북한은 학습효과를 얻어 국가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여 우리의 심리전 방송에 능숙하게 대처하고 있다. 우리의 대북 심리전 방송 시간에 맞춰 북한군이 동요하는 것을 방지하는 오염방지 방송과 대남 심리전 방송을 역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와 병행하여 남으로 대북 심리전 방송을 비판하고, 우리정부와 정책을 비난하면서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전단을 살포하는 적극적인 대응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북한은 우리의 대북 심리전 방송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국가적 차원의 대북 심리전쟁 전략과 전술 개발이 절실

이에 반해 우리는 대북 심리전을 국가적 차원보다는 군에서만 주로 실시하고 있으며, 군에서 실시하는 수준도 전술적 수준에서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국가적 차원에서 심리전쟁을 수행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는 국가적 차원에서 심리전쟁 수행의 새로운 방법과 방안을 만들어야 된다. 범국가적인 심리전 수행 통합기구를 만들어서 전략적 및 전술적 차원에서 대응책을 찾아야한다. 군에서는 대북심리전단의 역할을 확대하고, 정부차원에서는 전문가를 양성하여 북한 도발에 대한 전략을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 또한 국제사회와 연계된 심리전쟁 수행방법을 정립해야한다.
우선, 전술적 차원에서 현재 실시하는 대북심리전 방송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심리전쟁 수행방안을 강구해야한다. 우리의 대북 심리전 방송은 북한지역의 극히 일부분에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고 그마저도 북한의 오염방지 방송으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접경지역을 넘어 많은 지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동 심리전 방송장비 및 수단’을 갖춰 심리전을 전개해야 한다. 둘째, 시각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광판을 설치하여 북한의 오염방지 방송에도 심리전을 지속하고 북한 주민들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전단 살포 등으로 북한의 심리를 흔드는 다양한 심리전 수단이 필요하다. 우리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대강’의 대결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북한을 ‘사면초가’로 만드는 심리전을 선택해야한다. 북한 주민의 눈과 귀를 여는 현명한 선택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무력대응은 북한 주민들을 결집하게 만들고 한반도에서의 심리적 통일을 요원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북의 도발에 지혜롭게 대응하기 위해서 심리전을 수행하여 북한의 내부부터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국제적 차원에서 북한을 고립시키고 통일 여건 조성을 위한 다각적인 정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북한의 4차 핵실험과 6차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인해 동북아를 비롯한 세계의 비판 여론이 형성되었고, 북한에 대한 한미일 독자제재와 UN 차원의 국제적 제재가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제재를 실효성 있게 추진하고 북한을 고립시켜 통일의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경NEWS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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