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공병호 경제칼럼
구조조정과 경제 재건 프로젝트
공병호 경영연구소장 | 승인 2016.04.12 10:33|(193호)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럼에도 최근 일부 기업들의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게 보인다. 지난 해 대우조선해양은 특정 기업의 적자액 가운데서도 두 번째에 해당할 정도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였다. 무려 5조원의 영업 손실액을 기록하게 되었다. 이 수치는 외환위기 당시 기아자동차의 64,937억원에 이어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이다. 환란이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급 상황이었음을 염두에 두면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적자는 단순히 보아 넘길 일은 아니다.

 

부실기업의 확산이 예상보다 심각

일부 기업의 부실 문제의 심각성은 조선업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업종을 넘어서 전체 부실 규모가 크고 부실 업체수가 많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말에 발표한 자료는 문제의 심각성을 말해주고도 남음이 있다. 금융권으로부터 500억원 이상의 대출이나 보증을 받은 대기업 가운데 부실기업의 숫자는 201065개사에서 2009512개사로 늘어났다. 이후에 상세한 자료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2011년을 기점으로 한국 경제가 내리막길을 걸어왔음을 염두에 두면 최근에는 상황이 상당히 악화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간 중소기업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지난해 1125,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구조조정 대상 중소기업 현황 자료에 주목하게 된다. 중소기업 가운데 워크아웃 혹은 기업회생절차를 밟은 기업 숫자는 201297개사에서 2015175개사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한국은행의 조사 결과도 금융감독원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3년 이상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부실기업의 수가 2009년의 2698개사에서 2015년에 3295개사로 늘어났다. 현재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노출시키는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500대 기업 가운데 10% 정도인 49개사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태에 있다는 사실이다.

 

구조조정에는 타이밍이 핵심 포인트

경제가 거래망으로 촘촘히 엮어져 있음을 염두에 두면 1차 협력업체나 2차 협력업체를 비롯한 중소기업들의 부실도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이 부실화되면 적자 규모가 눈덩어리처럼 늘어나게 된다. 미적거리면서 구조조정의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적자 규모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일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구조조정은 시간과의 싸움이다라는 이야기를 즐겨하곤 한다.

예를 들어, 대우해양조선만 하더라도 외환위기 당시 정상화 시키는 과정에서 상당 액수의 공적 자금이 투입된 회사이다. 국책은행들이 매각 타이밍을 놓치면서 또 다시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딱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글로벌 경제의 침체가 상당 기간 지속되고 오일가격이 바닥을 길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조선업은 앞으로도 고전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우해양조선은 현상 유지를 계속하는 한 적자를 거의 대부분 납세자들이 세금으로 지원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다. 이미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 해 10월에 대우조선해양에 단일 기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52천억원의 지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른 선진국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똑 같은 일이 다른 선진국에서 일어났다면 어떻게 처리하였을까? 불요불급한 부분과 핵심 인력을 제외하고 대규모의 인력감축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세금으로 연명하고 있는 회사에서 일부 사무직을 해고하는 노력 이외에 별다른 특단의 조치가 취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다. 세금으로 회사의 임직원을 먹여살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온정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그렇게 좀 하면 안되는 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사기업에 대해 5조원을 웃도는 납세자의 돈을 지원할 필요가 있는 가? 냉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대우해양조선이 정상화된다는 보장도 없지 않는 가?”

부실화된 기업을 구조조정 없이 회생시키는 일이 가능한 일인가? 결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 기업은 다른 유기체와 마찬가지로 내버려두면 계속해서 퇴적물이 쌓이는 강하구와 같은 모습을 갖게 된다. 끊임없이 퇴적물을 제거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런 작업을 우리는 구조조정이라고 부른다. 장치사업의 성격이 강하고,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세고, 오너쉽이 명확하지 않은 조직일수록 퇴적물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게 된다. 대우해양조선에는 회사에 숱가락을 얹혀놓고 먹고 사는 사람들이 그동안 꽤 많았다. 그동안 밝혀진 바에 의하면 “2006년 이후 고위관료, 예비역 장성, 국가정보원 간부, 전직 언론인, 자문역, 상담역 등의 이름을 붙여 비상근 임원으로 위촉하고 이들에게 100억원 가까운 급여를 지급했다.”고 한다. 이는 비상의 일각일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공적 성격이 강한 조직에서 이런 현상은 드물지 않을 것으로 본다.

 

부실화에 대한 과감한 메스를

국가경영이든 기업경영이든 핵심은 한정된 자원을 최적으로 배분해서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것인 가치 판단을 넘어서 정의로운 일이다. 자원을 낭비하는 일은 두고 정의로운 일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 않는 가! 상황이 복잡하고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는 원론적인 접근을 선택하면 된다. 과감하게 부실화 된 부분을 처 낼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긴급 자금을 수혈하는 일을 행하기 이전에 조직을 최대한 슬림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기업일수록 조직을 슬림화하는 것은 그 파장이 만만치 않다. 단기적으로 지역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인이든 관료든 가급적이로 발을 담그길 원하지 않는다. 바로 이런 일 때문에 구조조정에 대한 원론적인 합의에도 불구하고 한 발자욱도 전진하지 못한 상태로 몇 달이 흘러가고 있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투입된 귀한 자원들 가운데 낭비되는 액수를 늘어나게 된다.

나는 우리 사회가 좀더 정직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기적으로 고통이 따르더라도 지속적으로 가치를 만들어 내는 데 실패한 조직을 전체 혹은 부분적으로 정리하는데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이미 외환위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원활한 구조조정에 상당한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으면 풍부한 경험들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왜, 타이밍에 맞추어서 과감한 수술이 불가능한 것일까? 그것은 결국 정치적인 파급 효과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실 기업을 마치 없는 일처럼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부실화의 진행에 따라 훨씬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마땅히 개입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손을 대기를 싫어하는 것도 일종의 복지부동이 아니겠는가!

공병호 경영연구소장  estkin@mjknews.com

<저작권자 © 정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병호 경영연구소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인기뉴스
    발행인 인사말회사소개정경시론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0-010)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1-11 한서리버파크 1405호  |  대표전화 : 02)782-2121  |  팩스 : 02)782-9898
    사업자등록번호: 107-06-75667  |  제호 : 데일리정경뉴스  |  등록일자 2005년 5월  |  등록번호 : 서울아00449
    발행일 : 2000년 4월  |  대표이사: 최재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최재영
    Copyright © 2021 정경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