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회의사당

4·13 총선이 보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벌써부터 각 정당의 선거 이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결과에 따라 일부 정치인들이 책임론에 시달리거나 은퇴를 고려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면 승리의 주역이 된 인사들은 대선 후보로 거론되면서 입지 확보는 물론,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기대하는 의석은 160석 내외, 더불어민주당은 130석 내외를 예상한다. 여기에다 국민의당이 40석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 외 정당까지 합하면 정원 300석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일부 정당 지도부는 선거 이후 사퇴 압력을 비롯해 비난에 시달릴 우려가 크다.
 
새누리당의 경우 초기 180석까지 내다본다는 김무성 당 대표의 발언이 있었지만, 160석이나 180석이나 차이가 없다는 지적에 따라 현실적인 목표를 내걸었다. 비례대표 공천을 앞두고 비박과 친박 진영의 갈등이 걸림돌인데, 막판까지 변수가 없다면 목표의석은 어려워도 과반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렇게 되면 김 대표의 입지가 굳어지며 오는 6~7월 전당 대회에서 비박 진영이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된다. 즉, 지난 2014년 7·14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의원이 서청원 의원에 앞선 결과가 다시금 반복될 여지가 있다. 아울러 공천 파동으로 밀려난 유승민, 이재오 의원 등이 총선에서 승리 뒤 계파를 정비하면 세력 구도가 단번에 바뀔 수 있다. 친박 진영으로서는 내년 12월로 예정된 대선까지 당내에서 힘겨운 싸움이 계속된다는 얘기다.
 
반면, 선거 결과가 조금이라도 나쁠 경우 비박 진영으로써는 책임론에 시달려야 한다. 김 대표를 비롯한 비박 진영이 다음 전당대회에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고, 더 나아가 대권 도전도 위협받게 된다. 게다가 무공천 지역구에서 친박 후보가 당선된다면 정계 입지까지도 좁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결국 김 대표로서는 내년 대선을 위해서라도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이기는 싸움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야당의 경우는 셈법이 더욱 복잡하다.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이미 당선을 확정 지었지만 총선 결과가 나쁘면 가시방석에 앉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 입지가 좁다는 이유로 친노 패권을 무너뜨린 만큼 역공을 당할 수 있다. 정계에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친노 진영이 통 크게 양보했다는 평이 나오고 있어 당 대표의 부담이 작지 않다.
 
만에 하나 총선 결과가 전체적으로 좋아도 호남 지역의 선거 결과가 나쁘면 비난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텃밭을 국민의당에게 내주면 장기적 관점에서 지지기반이 흔들림으로써 대선까지도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다. 천정배 의원처럼 복당 대신 무소속으로 출마해 호남에서 당선되는 의원이 많을수록 더민주는 권력투쟁에만 열을 올린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국민의당은 원내교섭단체 결성은 물론, 제3당으로서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목표 의석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안철수 대표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당이 해체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정계의 관측이다. 총선 뒤, 탈당 의원을 막고 당선자 영입에 힘을 쏟는 물밑 작업이 벌어질 개연성도 다분하다. 결국, 이번 총선은 캐스팅보트를 지닌 야당으로 성장하느냐와 내년 대선에 후보를 낼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