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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특집② 이란에 뛰어든 세계, 한국만 양반걸음?수출 블루오션 이란, 수출부진 돌파구 될 듯
이채현 기자 | 승인 2016.03.11 13:25|(192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출처=이란 대통령 홈페이지).

지난 116일 이란은 국제사회와 약속했던 핵협상 이행 조건을 충족하면서 지금껏 이란을 압박해왔던 모든 경제·금융 제재에서 벗어났다.

이로써 지난 2012년 서방의 경제금융 제재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어왔던 이란은 약 1000억 달러(1232,500) 규모의 동결 해외자산을 회복하고 국제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석유강국 이란의 경제 제재가 해제되자 유럽과 중국, 일본 등이 진출을 위해 뜨거운 구애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경제사절단을 파견, 현재는 실무협상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수출수이가 18.5%하락하는 등 경제위기를 겪으면서도 2월말에야 첫 경제사절단을 파견해 너무 뒤처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동 제 2의 경제대국 이란

 이란은 2014년 기준 국내총생산이 4041억 달러로 중동 제2의 경제대국이다. 한국의 16배에 이르는 이란 영토는 지정학적으로 아시아-아프리카-유럽 3대륙의 연결통로로서, 과거 동서 무역로인 실크로드의 거점이었다. 이란은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 원유 매장량 4위의 자원부국이자 8천만 명의 인구를 지닌 소비시장인 것이다. 세계은행은 이란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5.8%, 내년에는 6.7%로 중동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세계 각국은 침체에 빠진 수출시장을 타개할 돌파구로서 이란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리란 정부가 제재 해제로 풀린 해외 동결자산 수백억 달러를 수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해 유럽 등 해외 투자자들을 들뜨게 했다.

이란이 본격적으로 경제 재건에 나서 2020년까지 214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발주하기로 했다. 올해만 해도 60조원이 넘는 건설 프로젝트를 해외에 발주할 계획이다.

이에 이미 1월 이란을 방문한 중국 시진핑 주석을 뒤로 각국 정상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이란에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이란시장 공략에 나섰다.

 

유럽, 이란과 280억 유로 규모 교역 기대

 이란을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독일이었다. 20157월 중순 독일은 시그마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를 선두로 폭스바겐, 린데, 메르세데스 벤츠 등의 기업인들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을 이란에 파견해 경제협력을 논의했다. 이에 벤츠와 이란 업체는 작년부터 이미 자동차 현지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에도 독일은 그해 9, 11월에 이어 올해 1월에도 경제사절단 및 무역 사절단을 잇달아 파견해 전력, 차량, 중장비, 제약 등 폭넓은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탈리아 역시 지난해 8월 초 이미 경제개발부 및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보험,금융,,의약 분야의 기업인들로 구성된 경제사절단과 함께 이란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탈리아 대표 석유기업 에니(Eni)는 다코빈 유전개발에 55천만 달러를 투자키로 했으며, 양국 금융기관 간 협약도 체결했다. 이탈리아는 이어 작년 12190여개 업체의 기업인으로 구성된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파견해 가죽, 대리석, 금융, 차량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투자 및 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이렇게 거래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자 지난 125일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유럽을 순방하는 로하니 이란 대통을 위해 로마 카피톨리니 박물관의 비너스상을 천으로 덮어버려 지나친 아부라는 일부 언론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로하니 대통령은 22조원의 돈 보따리를 풀어놨다. 이탈리아 송유관 업체 사이펨이 65,000억 원 규모의 사업을 따냈고 이탈리아 철강업체 다니엘리도 74천 억원 규모의 계약을 했다.

프랑스 역시 작년부터 꾸준히 경제사절단을 파견해 유럽순방중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에게 에어버스 항공기 114대를 판매하기도 했다. 이밖에 영국, 오스트리아, 스페인, 체코도 이란에 경제사절단을 파견하고 현지 무역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적극적인 경제교류 전략을 펴고 있다. 유럽은 과거 경제 금융 제재 전에는 이란의 가장 큰 교역 시장이었다. 이란은 현재 76억 유로 수준인 교역 규모를 280억 유로로 늘릴 계획이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유럽 순방 중 27일 프랑스를 방문, 에어버스와항공기 114대를 구매했다.(출처=엘리제궁)

발 빠른 대처로 건설시장 진입한 일본

일본도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일본은 지난해 8월 경제산업성 차관을 비롯한 21개사 대표들과 이란을 방문, 산업부, 석유부 장관과 중앙은행장과 면담했다. 이어 10월 중순에 열린 양국 경제장관회의에서는 교통, 도로개발, 석유화학, LNG정제, 차량, 통신 등에 관한 협력방안이 논의됐다.

일본 기시다 후미오 외무장관은 이란 제재 해제 소식이 알려진 다음날인 117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신속히 해제하고 이란과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하면서 2년 이상 이란 관련 무역 보험 계약을 금지 규제를 철폐와 동시에 일본 기업의 이란 석유,가스 분야 신규 투자를 허용키로 했다. 일본 정부는 또 그동안 이란과 양국 은행 지점 개설과 은행 간 환전 업무 등을 금지해 온 것도 조만간 해제할 방침이다.

이런 발빠른 대처로 일본 치요다 화공건설은 벌써 이란 기업과 손을 잡고 3000억엔(3582억원)에 달하는 공사를 따냈다. 이는 제재 해제 이후 일본 기업이 이란에서 따낸 첫 인프라 사업으로 기록된다.

 

실크로드 건설 그림 맞춰가는 이란-중국

이란과 P5+1 국가들의 비핵화 협상 타결 이후, 원유 수입을 늘리기 원하는 중국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다. 실제로도 중국은 2014년에도 이란으로부터의 원유 수입을 전년 대비 30% 늘리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또 중국은 지난해 7월 중순 이란 원자력청과 마크란 지역의 원전 2기 건설에 합의하고 현재 세부협상을 진행 중이다.

또 이란의 경제 제재가 완전 해제되자마자 시진핑 중국 주석은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이란을 방문하는 첫 주요국 원수가 됐다. 이란은 중국과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향후 25년 동안 실현해야 할 17개의 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2025년까지 600억 달러 규모의 교역을 달성하기도 했다. 모든 협약은 중국이 건설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다시 말하면 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일대일로에 대해서는 지난 26일 중국 기업이 이미 이란 내 테헤란-마슈하드 간 926고속철 프로젝트도 공사 착공을 시작했다. 시공기간은 36개월 간으로 총 21억 달러(3조 원)가 소요되며, 비용의 85%는 중국 측 대출로 채워진다이란으로서도 이는 반길만한 일이다.

 

시진핑 주석은 가장 먼저 이란을 방문해 일대일로를 위한 기틀을다졌다.

경제 제재 남아있는 미국은 잠잠

 유럽의 활발한 이란 공략과 달리 미국은 외부적인 움직임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미국인과 미국인이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회사는 미 재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이란과 직접 거래할 수 있다는 제재조항이 남아 있는 탓에 공개적으로 이란 내 사업을 모색하는 기업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미국 대선에서 이란 핵합의에 반대하는 공화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어 미국과 이란은 당분간 밀월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부진 타개책 이란

 이란은 한국 수출시장 타개의 좋은 기회다. 한국은 지난 1월 수출수이가 20098월 이후 최대폭인 18.5% 급락하는 등 경제적 위기 상황이다. 또 이는 중국의 경제 위기와도 관련 있다. 아애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수출 대상국 다변화를 위해서라도 이란 시장 진출의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란은 한국이 이란 경제 제재에 동참한 2010년 이전에는 한국의 핵심 수출 시장이었다. 해외 건설협회에 따르면 2009년 국내 건설사들이 이란에서 수주한 공사는 약 25억 달러로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리비아에 이어 5위였다. 그러나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에 참여하면서 이라 시장을 버려야 했다.

교역 규모 역시 2011년에는 한국-이란 교역규모가 174억 달러에 달하였으나 이란 제재 4년 만인 2015년에는 29억 달러에 불과했다.

 

경쟁력 잃고 있는 한국, 정부 발벗고 나서야

 제재 기간에도 한국 기업 13곳이 이란에 남아있었던 만큼 한국에 대한 현지 이미지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과거 우리 기업이 많이 진출했다고 해서 이번에도 이란 시장에 성공적으로 참여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막대한 자본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과 엔저에 우리와 분야가 겹치는 일본, 기술력이 뛰어난 유럽 국가들이 이란시장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이란 시장을 선점한 유럽·중국·인도 등 국가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결국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은 필수적인데 정작 컨트롤 타워 역할은 약해 보인다. 이란 경제제재 해제는 작년 7월 핵협상 타결로 예고돼 있었고 다른 경쟁국들도 그때부터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던데 비해 우리 정부는 이제야 지원센터를 만들고 대책회의를 한다며 다소 한가한 대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 경제 제재로 자금이 부족한 이란의 입장에서는 금융지원을 함께 업고 오는 기업을 원한다. 현재 한국 기업은 조달 금리나 금융한도가 중국과 일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이에 정부차원에서의 수출금융·무역보험 등의 금융지원 역시 필요하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이란 진출 확대를 위해 최근 총 70억 유로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건설업의 경우 최근 중동에서 발주되는 공사 규모가 건당 1조원을 훌쩍 넘는어 현재의 금융지원은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평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국책 기관의 금융지원 확대와 함께 시중은행의 자금조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란 정부가 다시 핵에 손을 댈 경우 생기는 스냅백(경제 제재로의 복귀)조항에도 대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

금융지원 외에도 이란 원유생산 증대에 따른 낮은 가격의 이란 산 원유의 선제적으로 확보와 함께 이란에 대한 유망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우리 기업의 원활한 진출을 위해 현지 상황에 맞는 수출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공사 발주 정보를 알려주고 수주 작업을 지원해줄 현지 업체와의 네트워크와 업무 대리인의 충원이 필요하다.

KOTRA의 발표에 따르면 이란에 대한 유망한 주요 수출 품목은 자동차·석유화학·철강·의료기기·정보통신기술(ICT) 관련제품·가전·풍력발전·산업기계·합성수지·종이·섬유·화장품 등이다.

현재 정부는 229일에야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를 이란 현지에서 개최했고 곧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 파견을 준비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수출부진의 탈출구 이란에 모두 뛰어들 필요가 있다

 

 

 

 

 

 

 

 

 

 

이채현 기자  redjoker@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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