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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상 백옥수' 원장 백옥수 인터뷰한국 전통복식 계승·발전시킨 한복계 大母
이채현 기자 | 승인 2016.02.16 12:17|(191호)
3대째 가업을 이어오는'한국의상 백옥수'의 백옥수 원장

변화하는 것에는 중심이 있어야 한다. 뿌리가 있고 정체성이 있어야 흔들리지 않는다. 의상 역시 마찬가지다. 시대에 따라 의상이 바뀌고 유행하는 것이 다르더라도 그 민족이 입는 의복 안에는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정서가 있다. 많은 문화들이 혼재하는 오늘날 한국의상 백옥수3대째 예와 격식을 상징하는 우리 전통 복식 한복을 만들어오며 그 안에 있는 한국인의 정서를 이어가고자 한다. 한민족 4대 명절의 하나인 구정 설을 맞아 백옥수 원장·조진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대담 본지 최재영 대표 정리·사진 이채현 기자 <redjoker@mjknews.com>

 한국의복 백옥수(이하 백옥수)’에는 화려한 경력을 뒤로하고 여타 한복샵처럼 유명인들의 착용사진, 각종 트로피 같은 것들이 전시되어 있지 않다. 오직 한복의 퀼리티만으로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백옥수 원장의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백옥수는 관련 업계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최상급 한복샵이다. ‘백옥수는 원단, 바느질, 재단법, 자수까지 하나하나 그들만의 방식이 따로 있어 브랜드 이름이 없더라도 누구의 손에서 나온 작품인지 알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3대째 이어오는 진짜배기 한복 디자이너

한국의상 백옥수는 안동 양반가문에서부터 3대째 가업을 물려받아 오고 있다. 한복 짓는 일에 한평생을 바쳤던 초대 시어머니(남정호 씨)의 뒤를 이어 30여년가까이 한복을 짓고 있는 2대 백옥수 원장, 아들 조진우 대표 역시 10년째 한복을 만들며 그 뒤를 잇고 있다. 백 원장의 시어머니는 한복장인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안동에서 이름난 원단 천연 염색 전문가이기도 했다. 그 영향 때문인지 샵을 찾은 고객들은 백옥수 원장의 원단에 대한 이해와 뛰어난 컬러감각에 놀란다. “천연 염색은 같은 염료를 사용한다 해도 그때그때 나오는 색감이나 문양이 모두 다릅니다. 그 하나하나를 생각해서 옷을 짓기 때문에 절대 같은 옷이 나올 수 없죠.”라는 것이 백 원장의 설명.

백옥수 원장의 한복은 우아함을 추구한다. 이에 전통을 고수하되 화려하면서도 무게감을 주는 것이 백 원장 한복의 특징이다.

동시에 새로운 스타일의 한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데, 이런 노력은 3대 조진우 대표의 젊은 피가 더해지며 더욱 활기를 띈다. 조 대표는 조선시대에 지어진 한복을 철저한 자료를 바탕으로 고증하기도 하고, 색감 뿐 아니라 다양한 소재를 통하여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의상 백옥수2010G20 ‘포멀 스타일 갈라부터 한국·중국·일본·인도 4개국이 준비한 전통 혼례시연행사, 2012년 뉴욕에서 열린 세계패션기구 연중 공식행사 ‘2012 영부인과 F4D를 위한 오찬에 초청 전시, 2015년 열린 한국·홍콩 디자이너 패션 교류전까지 한복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백옥수 원장과 조진우 대표는 편안하고 차분한 느낌이었다. 두 모자의 넉넉하고 다정다감한 모습과 함께 당신의 한복에 대해 얘기할 때 보여주는 단호한 신념이 그들이 만드는 한복과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들의 철학과 신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다음은 백 원장과 조 대표와의 일문일답.

 

Q.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계기는 무엇인가.

 

-조진우 대표: 한복을 지으시는 할머니와 어머니 덕분에 어릴 때부터 집안 곳곳에 있는 천 조각들을 가지고 놀며 자연스럽게 의복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처음부터 한복을 만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 서양 복을 전공하고 졸업 후 2008KBS 의상실에 입사하게 됐다. KBS의상실에서의 경험은 좋은 공부가 되었다. 당시 어머니가 한복을 만드신다는 사실 때문에 의상실 내 사극 분야를 담당하게 됐는데, 커다란 운동장 두 배 크기의 의상실에는 고조선부터 근현대사까지 시대별로 정리된 한국의상들이 진열돼 있었다. TV나 책으로나 볼 수 있었던 옷들을 실제로 만져보고 경험해 볼 기회가 얼마나 되겠는가. 같은 한복이지만 조금씩 변해가는 한복을 보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 한복이 단순히 오래된 복장이 아닌 앞으로도 발전시키고 지켜야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에 대학원에서 전통복식을 전공하며 자연스럽게 가업을 잇게 됐다.

 

백옥수 원장과 조진우 대표 모자가 삼회장 저고리를 선보이고 있다.

Q. 지금까지 총 몇 회의 의상 쇼를 해왔고,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어떤 무대였는가.

 

-조진웅 대표: 2000년대 들어서부터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한복을 선보이고 해외에 나가서도 한복을 선보였던 것 같다. 지금까지 1년에 적게는 한번, 많게는 2~3번 총 20회 이상의 패션쇼를 해왔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패션쇼는 2014년에 열렸던 디아스포라 한복쇼. 디아스포라는 특정 인종집단이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날은 러시아로, 브라질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하거나 궁핍한 형편에 독일 탄광촌에서 노역하셨던 한인들 등 전 세계로 흩어진 이민족들을 위한 자리였다.

흥미로운 것은 한인 1세대의 경우 어린 시절 한복을 입었다는 막연한 기억만이 존재하고 한인 2·3세대들 중에서는 한복이라는 존재 자체도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그 사람들에게 한복을 보여줬을 때 한복 쇼 후 한인 2·3세대들이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고유의 의복이라는 것이 있구나.”라며 한복에 대해 알게 됐을 때 뭉클함을 느꼈다.

 

-백옥수 원장: 사람의 한평생을 주제로 한 전시회 겸 패션쇼를 열었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 한국 사람은 태어날 때 배내옷부터 혼례복 또 무덤에 들어갈 때 입는 수의까지 한복이 함께한다. 보통은 한복을 잘 입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이라도 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백일이상이며 돌 복이 어떻게 만들어 지며 각각 어떤 의미가 있는가, 상례복은 어떤 것인가 등 한국인의 한 평생을 한복으로 정리하고 그것을 알렸던 것이 큰 의미가 있었다.

 

Q. 한복에 대한 신념이 있다면 무언인가. 또 다른 한복에 비교했을 때 어떤 점에서 차별화됐나.

 

-조 대표: 디자인은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명품이 오랜 시간 그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집만의 특징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양장역시 같은 원단을 사용해도 집마다 다른 느낌의 옷이 나오는 것처럼 한복 역시 바느질과 재단법에 따라 한복의 디자인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한국의상 백옥수역시 주로 사용하는 소재라든가 치마의 주름, 저고리의 배래 모양이나 섭 모양들이 각각 다르다.

 

-백 원장: 개인적으로 결혼 한복을 중요시하는 편이다. 요즘엔 잘 입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복을 많이 대여한다. 하지만 나는 이런 생각에 반대한다. 한평생 열심히 자식을 키워서 일생일대의 결혼을 시키는 축하의 자리다. 옷이 날개라고 이런 때야말로 그 날의 주인공이 새 옷을 입고 단정한 모습을 보여야할 자리가 아닌가. 또 예복을 대충 입는 사람들이 많다. 상황에 맞게 제대로 된 정장 스타일의 한복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에 충실한 백옥수원장의 한복

Q. 다양한 소재로 변형시킨 드레스들이 많은데 어디서 영감을 얻은 것인지.

 

-백 원장: 우리는 직접 문양을 디자인 한다. (디자인이 완성되면) 이를 가지고 원하는 색으로 염색을 하는데 주로 고객이 왔을 때 그 사람에 어울리는 색과 문양에 대해 영감을 얻는다. 같은 한국인이라 할지라도 개개인의 체형과 얼굴 색 등에 따라 빳빳한 원단·차분한 원단, 작은 문양·큰 문양 등 어울리는 문양과 원단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조 대표: 무언가를 창조할 때 중요한 것은 결국 디자이너 자신의 감성이다. 감성을 키우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해 봐야 하는 것이다. 고서적에서부터 트랜드 잡지 ,박물관에서부터 최신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적 요소에서부터 영감을 얻는다.

 

Q. 2016년 한복 트랜드는?

 

-백 원장: 신부의 상징색인 녹의홍상(녹색저고리에 빨강치마)를 선호하기 보다는 다양한 색의 한복을 선호한다. 예를 들면 황금색 치마에 짙은 먹색 모판에 소매와 고름을 빨강으로 강조한 옷이나 녹색치마에 분홍색 양단에 금사가 섞인 저고리를 입기도 한다. 저고리 형태는 배래선의 폭이 좁아지고 저고리의 등 길이가 다시 길어지는 경향도 보인다. 치마의 경우 폭은 더욱 풍성해지고 가슴부분의 주름 폭이 넓어져서 치마의 볼륨이 가슴 아랫부분에서부터 시작되는 형태가 있다.

-조 대표: 본인에게 어울리는 색과 한복의 형태는 일반인들이 찾기 쉽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맡기는 것은 옳지 않다. 예를 들어 몸이 큰 사람에게 밝은 색 저고리를 추천해준다 건가 목이 짧은 사람에게 넓은 동정이나 높은 깃을 추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너무 많은 장식요소, 금박이나 수를 넣는 것도 추천하지 않는다.

 

백옥수 원장의 한복에는 당신만의 소재, 바느질이 따로 있다.

Q. 구정 설을 맞아 독자에게 한복 차림새에 대해 조언해 준다면.

 

-조 대표: 요즘은 한복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보니 하나의 한복을 사계절용으로 입거나 젊은 분들의 경우 결혼식 때 맞췄던 한복을 입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따라서 제대로 갖춰 입기를 조언한다.

남성분들의 경우 한복 위에 코트나 점퍼를 입기보다는 두루마기를 입고, 특히 신발은 구두를 신기보다는 한복에 어울리는 한복용 신발을 신기를 당부한다. 남성 신발역시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전통의 것이 존재한다. 당장 광장시장을 가도 비싸지 않은 가격에 구할 수 있다.

 

-백 원장: 결혼식도 마찬가지다 특히 치마와 저고리 콤비만을 입는 혼주 분들이 많다. 콤비는 예복이 아니라 평상복이다. 혼주 한복은 치마와 저고리에 두루마기 한 벌로 입는 것이 원칙이나 이를 생략한다면 정장 겸용으로 입을 수 있는 삼회장저고리를 입는 것을 추천한다. 삼회장저고리란 깃, 고름, 곁마기, 소매 끝동에 옷길과 다른 색 천을 대어 만든 저고리를 말한다.

남자한복 역시 바지와 저고리, 조끼를 일습으로 하고 두루마기를 착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가끔 마고자로 두루마기를 대신하는 사람이 있는데 마고자는 덮 저고리로 두루마기와 다르다.

 

Q. 박근혜 대통령은 각국 정상 회담 때 한복을 자주 착용해 한복외교를 펼친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언론에 비친 박 대통령의 한복에 대한 품위와 바람이 있다면.

 

-조 대표: 우리나라 의복 역사는 반만년 역사이다. 세상에 그런 고유의 형태 가지고 있는 민족은 많지 않다. 우리의 정체성 담고 있는 한국의 전통문화 중에서 세계인들에게 가장 빨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지도자들의 공식행사에서 전통의복을 입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박대통령이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전통한복을 입고 외교에 임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 같다. 대통령부터 먼저 한복을 입는다면 결혼식이나 큰 행사 때만 찾아 입는 한복이 아닌 보다 다양한 곳에서 한복을 입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대통령의 한복을 입은 모습을 볼 때 마다 장소와 때에 맞춰 잘 갖춰 입는다고 생각한다. 어떤 기사에서는 오히려 너무 자주 한복을 맞춰 입는 것이 아니냐고 하면서 대통령의 소박한 모습을 기대하기도 하는데 매번 새로 맞춰 입는 것이 아니라 치마와 저고리를 서로서로 섞어가면서 입는 모습도 보기 좋겠다.

 

Q. 앞으로 한복의 미래는 어떠할까.

 

-조 대표: 한복은 기본에 가장 충실해야 하는 옷이다. 우리의 한복을 가지고 현대화 한답시고 억지로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설프게 현대화하다보면 오히려 전통한복의 기본이 흐려져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먼저 한복과 서양복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있은 후에 세련된 감각이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꼭 변형을 시켜야 한다는 강박을 갖기보다 한국인의 느낌, 감성을 가지고 옷에 담다보면 미래적인 한복이 나오지 않을까.

삼국시대나 조선시대 등 시대별로 보면 같은 한복이라 할지라도 소재나 느낌이 다르다. 앞으로도 100, 200년이 지나면 같은 한복이라고 해도 다른 모양이 있을 수 있다. 대신 그 안에 지켜져야 할 기본적인 것이 지켜져 있기 때문에 그것을 한복이라고 지칭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의상 백옥수의 전경

Q. 한복박물관 설립 등 전통한복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계획이 있는지.

 

-백원장: 때가되면 우리 민족의 얼이 담겨있는 한복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3대 전반에 걸쳐 다양한 자료를 계속 수집하고 있다. 좋은 자료가 있는 한복을 사랑하는 이들의 적극 협조를 부탁한다.

 

Q. 앞으로의 바람은.

-조 대표: 우리의 한복은 상고시대에 성립된 기본 양식이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켜지면서 우리 고유의 미의식을 실현한 전통 양식이다. 이는 세계 어느 복식사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한복 디자이너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도 하지만 옛 것을 지키고 발전해야 하는 의무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 것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한복의 뛰어난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고, 그 가치를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한복디자이너들이 됐으면 좋겠다.

 

-백 원장: 지금도 이곳에 전통한복을 배우러 온 문하생들이 있다. 그들과 함께 조 대표가 대를 이어 다음세대 전통한복을 이끄는 선두에 서길 바란다.

 

 

 

이채현 기자  redjoker@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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