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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아베정권의 기묘한 인연커버스토리 ⑤ 흔들리는 한반도-일본
·노다니엘 페닌슐러 모니터 그룹 대표(본지 주일특파 | 승인 2016.02.02 18:47|(191호)
·노다니엘 페닌슐러 모니터 그룹 대표(본지 주일특파원)

세계사회에서 고립된 왕조국가 북한이 존속을 담보하기 위해서 개발하는 핵무기가 의미하는 바는 관련국의 입장에 따라 전혀 다르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몇시간 거리에서 핵실험이 이루어지는 데도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위협을 못느끼는 기이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더 기이한 현상은 북한의 핵개발이 일본에게는 아주 고마운 일이라는 것이다. 이 역설적인 현상은 지금 정권을 잡고 있는 아베정부에 특히 잘 적용된다.

정치가 아베 신조에게 북한이라는 나라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짧은 미국유학을 마치고 고베철강이라는 회사에 근무하던 그가 부친 아베 신타로가 외무대신에 취임하면서 비서가 된 것이 그의 정치입문이었다. 그가 만 28세 되던 1982년이었다. 정치가 생소하던 그에게 특이한 사건이 하나 생겼다. 유럽에서 딸이 실종된 노부부가 외무대신에게 호소를 하기 위해서 찾아 왔는데, 이를 맡은 것이 비서 아베였다. 외무성이 상대를 하지 않아 대신을 찾아왔다는 호소는 아베에게 충격적이었고, 이 충격은 그의 뇌리에 깊이 남았다. 그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납치 문제에 주도적으로 관여하게 된 계기였다. 그 후로 지금까지 납치문제는 그의 정치아젠다에서 떠나지 않는 주요 메뉴였고, 이는 그가 행동하는 강성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일본인들에게 부각시키게 되는 큰 자산이 된다.

 대포동과아베

19988, 북한이 발사한 대포동 미사일이 일본열도를 넘어 태평양에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1945년에 전쟁을 끝낸 일본인들이 미국에 기대어 평화를 구가하던 중에 타국의 무력에 의한 위협을 처음으로 실감하게 한 사건이었다. 이때 이미 우경화을 걷고 있던 일본사회가 방위의 증강을 내세우기에는 절호의 소재였다. 구체적으로는 정보수집위성, 즉 첩보위성의 독자개발이었다. 당시 아베는 자미당 청년국장을 맡고 있었다. 수상 자리로 가는 필수코스의 하나였던 청년국장으로서 아베가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은 두말한 나위가 없다. 첩보위성의 개발은 부담을 덜고자 하는 미국이 환영하는 것이었고, 일본형 위성발사체 H-2 로켓트의 실용화에도 아주 적절한 사태 진전이었다.

그로부터 5년 후인 20033월에는 광학위성과 레이더위성으로 구성되는 일본형 정보수집위성이 미쓰비시중공업이 개발한 H-2A 로켓에 실려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일본의 방위청, 방산업계, 정권, 그리고 미국이 모두 바라던 거사의 실현이었다. 그리고 아베는 자민당의 간사장이라는 거물로 성장하고 있었다.

 관저정치의 토양

아버지의 비서로 정치를 시작한 아베 신조는 어쩌면 일본의 전후 정치하에서 가장 강력한 수상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그가 현재 주어진 2018년까지의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그 시점에서 그는 전후 가장 오래 집권한 총리가 된다. 게다가 현재 자민당의 판세는 아베1체제여서, 그가 2010년의 동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까지 마무리지게 해야 한다는 말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그는 한국인이 아는 일본의 어떤 정치가보다 오래 집권하는 수상이 된다.

정치가 아베가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가 일본정치사상 처음으로 대통령형 수상이라는 개념이 생길 정도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리더십의 핵심은 관저정치이다. 1955년에 만들어진 자민당의 오랜 집권의 한 특징은 나가타초 (국회가 있는 지역)과 가스미가세키 (행정부가 있는 지역)의 권력분점이다. , 지역에서 뽑힌 정치가들은 대신이라는 자리를 차지하며 얼굴마담의 역할을 하고, 실제로 정부를 움직이는 힘은 행정고시를 통과한 관료들에게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통을 깨기 시작한 것이 아베의 정치적 스승이라 할 수 있는 고이즈미였고, 그 전통을 확고한 패러다임으로 정착시킨 것이 아베이다.

아베가 관저정치의 묘미와 운영요령을 터특한 것은 고이즈미 수상의 아래에서 관방부장관을 한 경험이었다. 일본관료 엘리트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각 성청의 톱은 사무차관이다. 한국의 각료회의에 해당하는 사무차관들의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정무담당 관방부장관이다. 실제로 한국의 국무총리와 같은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다. 아베의 최초의 입각은 관방부장관이었는데, 고이즈미수상의 배려에 의하여 51세이던 2005년에 있던 일이다. 그로부터 1년간, 강력한 수상포스트를 구축하는 고이즈미 밑에서 아베는 관료들을 장악하는 요령을 터득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당시에 그가 흔들리지 않는 추진력을 가진 정치가라는 이미지를 일본에 전파시킨 가장 핵심적인 사인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였다. 수상 고이즈미를 대동해서 평양에 간 아베가 강경한 태도로 북한정권에 대응한 것은 일본인들에게 크게 어필하기도 하였다.

 그리고김정은정권의수폭실험

2016년에 접어든 아베정권의 위상은 미묘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관계가 대폭 개선되는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동맹체제를 강화하기 위해서 한국정부와 위안부문제에 관한 획기적인 합의에 이르렀다. 그러나 국내적으로는 아베노믹스의 전도가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다. 한편 미국해병대 기지 신설을 위한 오키나와현 정부와의 대립이 점차 격화되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전면전을 발사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참의원선거를 치루어야 하는 아베정부에는 다소 초조함이 있었다.

그런데 역시 아베정권에 뜻하지 않는 선물을 주는 것은 평양이었다. 북한이 감행한 4차 핵실험이 수소폭탄인지 아닌지는 아베정권에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김정은정권이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중국정권의 말도 안듣고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는 무모하고 예측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하여 아베정권은 기존의 미국과의 동맹강화의 중요성을 한층 부각시키면서, 북한에 대한 국제적인 봉쇄망을 펴는데 일본이 나서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를 강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아베에 대한 지지율은 수일 만에 5% 이상 상승하였다. 그는 이 여세를 몰아 참의원 선거에서의 압승을 노릴 것이다.

·노다니엘 페닌슐러 모니터 그룹 대표(본지 주일특파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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