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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에는 德을 베풀고, 義를 취하라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昏庸無道)… 박근혜 정권 중간성적표가 될 20대 총선
정용택 순천향대학교 외래교수 | 승인 2016.01.05 10:41|(190호)
세월호 사건, 메르스 정국 이후 각종 대형사건 처리와 총리 인사청문회, 문고리 3인방과 정윤회사건, 소위 성완종게이트, 유승민 파동, 그리고 법률안 처리과정에서 당청간 협의에 틈이 생겼고, 이제 “잘해 보자”고 하면 그것이 뉴스가 되었던 것을 기억한다. 야당은 꼭 이겨야 할 선거에서조차 패배함으로써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세월을 보냈지만 여당은 당청간 갈등으로 한 해를 보냈다. 그 결과 TK 등 다져진 고정지지층에서조차 흔들릴 정도였다. 즉 여당은 야당의 어처구니 없고 터무니 없는 행보에 득을 본 셈이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카드가 떠돌면서 중도 부동층에게 많은 기대와 실망으로 지지율 등락의 폭이 컸던 것이 지난해의 정치행태였다. 모든 것을 국회선진화법과 국회, 야당 탓으로 돌리는 비합리적인 태도에 실증을 느꼈고, 용납되기 어려운 부정부패에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작업에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했다. 국회선진화법이야말로 박 대통령이 벗어날 수 없는 법이다. 여야가 합의하여 통과된 법안임에도 태연하게 그 탓만 하고 있다니 자기모순 아니 자가당착적인 발언들이 난무하여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

 
김 대표는 “일각에서 비례대표, 험지 출마 등을 권유하고 있으나, 영도 출마 후 당대표로서 전국 지원유세에 나서겠다”며 “이번을 마지막으로 다음 21대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동안의 정치행태에 대하여
박근혜정권 출범부터 심상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었다. 박 대통령의 정치스타일로 볼 때 국회의장과 당 대표를 소위 비박계가 차지하면부터 예상된 문제였다. 정책을 놓고 생각이 달라서 논쟁을 하는 것은 좋으나 국가살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은 것들이 뉴스를 장식함으로써 “한심하다”는 평까지 받았다. 당청간에 잘한 것은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보통 수준은 유지해 왔으나 11월 들어 여당은 오픈 프라이머리를 포기하고 전략공천으로 방향을 틀더니 법안 처리가 어려워지니까 긴급재정명령권 발동이라는 엉뚱한 목소리가 등장하고, 원칙을 중시한다던 청와대에선 실현가능하지도 않은 직권상정이라는 카드를 들이댔다. 실로 당황할 일이다. 국회의장에게 법을 어기라는 주장을 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었다. 어떻게 해서 이런 말들이 나왔는지, 여권 주변에서는 뭘하고 있었는지, 당청간에 과연 소통은 있었는지, 역량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선거전에 돌입하면 여당에서 큰 타격을 받기 때문에 옳지 않다면 과감히 바른 목소리가 나왔어야 한다. 그동안의 당청간 정치행태를 보면 엇박자였지만 어떻든 노이즈마케팅이 되고 말았다. 그동안의 정치행태를 평가한다면 편안할 때 어려움이 닥칠 것을 미리 대비한다는 안거위사(安居危思)는 물 건너간 기분이고, 어려운 일을 당하여 온갖 꾀를 써 보아도 방법이나 대책이 없어 해결하지 못함을 뜻하는 백계무책(百計無策)이나 온갖 애를 썼지만 보람이 없다는 노이무공(勞而無功)이 아닐까 싶다.

집권 4년차에 총선으로 중간평가 받아야 한다
대선의 향배를 알 수 있는 선거가 바로 4월에 치뤄질 국회의원 총선거다. 전국적으로 동시에 실시되는 만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고, 여야 모두 박근혜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떠들어 댈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권후보들이 국민적 지지를 얻어 부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네탓 내탓 하면서 계파간 갈등이 심화될 것이고, 야권에서는 각자의 목소리가 우후죽순격으로 나와 혼란의 도가니가 전망되는 바, 안정된 국정운영에 타격을 받을 것은 뻔하다.
따라서 20대 총선이 중간평가형 총선이라는 점을 여당에서 선제적으로 내걸어 결집된 선거정국을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실업문제, 양극화 문제, 주택문제, 부채문제 등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정책들이 표심끌기의 도구로 사용될 것이다. 시장경제나 서민경제가 비틀거린다, 과연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뭘 했나 등 심지어는 와환위기 때보다 더 살기 어렵다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올 것이다. 그런데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망연자실(茫然自失)하고 답답해 할 것이다. 이러한 주장들을 수용할 것인지 아니면 어떻게 반박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또 기득권 내려놓기 경쟁이 가속될 것이다. 누구를 위한 정권이냐 무엇을 개혁했으며 누구를 위해 개혁했는가에 대한 주장들이 터질 것이다. 야당에서는 선명성 경쟁이, 여당에서는 계파간 책임론과 당론보다는 개인적인 소신들이 표심을 향할 것이므로 새로운 선거홍보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국민들, 중산층과 부동층에서는 그동안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누가 더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지 점수를 매길 것이다.

국민은 “힘 있는 정치인”을 바란다
그 힘은 국민적 지지를 통해 비축되어야 한다.
김무성 대표는 여당의 얼굴이자 새누리당 대표의 얼굴이다. 선거전에서는 새누리당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정권 차원에서는 여당이지만 우리 현정사에 제1당을 이끄는 얼굴이라는 뜻이다. 총선을 책임지고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한다. 지금은 제1야당이 분열되고 있고, 새누리당에서 개헌선까지 나올 수도 있다는 형국이다. 무당층, 중도층의 결집은 예상치 못하지만 독자적인 목소리가 나와야 이들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 그렇다고 불협화음을 내라는 뜻은 아니다.
여당에 머물다 보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박근혜정권의 실책을 방어하는 데 시간을 보내게 된다는 점이다. 방기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그것은 바로 잡되 새누리당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뜻이다.
솔직히 지금까지는 좀 강하게 표현하면 여당대표가 끌려 다니는 모습이었다. 보수언론에서조차 이렇게들 평가한다. 이 굴레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살아 있는 권력 앞에 한없이 미약했던 김대표의 양 어깨에 보수와 부동표 결집카드가 실려져 있다. 청와대와 여당대표 간 갈등에서 우리는 역사적으로 두 가지를 경험했다. 하나는 YS와 이회창, 또하나는 노태우와 YS의 갈등이다. 전자는 당내 역학관계로 찻잔 속의 태풍으로 비췄던 것이라 결국 보수 분열과 대선 패배로 이어졌다. 그러나 후자는 민주화 열기라는 확실한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고 파워게임에서 쟁취했고 대선에서 승리한 것이다.
청와대는 대선에서 당선시킬 수 있는 힘도 있고, 떨어뜨릴 수 있는 힘도 있어 양손에 두 칼날을 모두 쥐고 있다. 그래서 여당대표가 약해 보일 수는 있으나 명심해야 하는 것은 민주화 역량이 부족했던 군사정권하에서는 당청간 관계에서 여당대표가 종속변수였으나 그 이후에는 독립변수로 봐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만 국가적으로도 낭비요소를 줄여 의견을 하나로 묶어 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정운영에서는 협조적 관계를, 대권행보에서는 비전을 제시하는 이미지를 남겨야 한다. 야당에서는 신당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나 그다지 폭발적이지 못할 것으로 본다면 여당으로서는 누군가 대권을 겨냥한 행보가 있어야만 보수층과 부동층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우선 김무성 당 대표가 “나에게 국회의원 선거는 이번이 마지막이다”라고 하면서 이미 깃발을 들었고, 총선 유세장에서 또 다른 후보들도 큰 인물론으로 표심을 자극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크고 작은 선거에서 정책보다는 인물 위주로 판단하는 비율이 높은 나라다. 그러나 여당을 보면 소신이나 차별화된 정책, 트레이드 마크가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야당과는 개혁문제로, 당내에서는 배의 목적지가 분명해야 하듯 친박과 비박게임에서 대권과 정책게임으로 쉬프트(policy shift) 해야 한다.

 
<교수신문>은 올해 한국사회를 특징짓는 4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를 선정했다. 이 말은 <史記> ‘백이열전(伯夷列傳)’에 나오는 것으로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이 세상을 온통 어지럽고 무도하게 한다”는 뜻이다.
당청간에는 德을 베풀고 義를 취하는(飽德醉義) 관계여야 한다
혹독한 민심은 보약이라는 말도 있다. 가치관이나 철학적 관점이 아니라 일반대중이 바라보는 정치행태를 교수신문에서 사자성어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취임 첫해에는 도행역시(倒行逆施)라 했다.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 즉 잘못된 길을 고집하거나 시대착오적으로 나쁜 일을 꾀한다는 의미였고 작년에는 지록위마(指鹿爲馬)라 하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부른다, 즉 국민들에게 옳고 그름을 바꾸어 속였다라는 뜻이란다. 그렇다면 올해에는 혼용무도(昏庸無道)라 하여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 때문에 세상이 온통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외에도 사시이비(似是而非)라 하여 겉보기에는 맞는 것 같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뜻이고 길택이어(竭澤而漁)는 목전의 이익에만 관심을 두는 세태, 위여누란(危如累卵)은 달걀을 쌓은 것같이 위태로운 형태를 비유한 말인데 이런 단어들이 총체적 평가를 내리되 비유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비유에 문제도 있지만 비유의 정도가 과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고 여기에 크게 토를 단 사람들이 없다. 어떻든 지식인 계층에서 바라보는 시각이지만 국민 모두에게 확대해 볼 수 있는 문제다. 종합해 보면 한국사회를 모두 “위태롭고 혼란스럽다”라고 본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우문을 던져 본다. 권력의 속성상 당대표와 대선후보를 분리할 수는 없을까? 당청간에는 파워게임이 아니라 공동운명체, 공개념으로 바뀔 수는 없을까? 정치는 생물이고 짓밟으면 살아난다고 했거늘 당청간에 조화가 그렇게도 어려운 일인가? 창조적 파괴로 고정관념을 깰 수는 없을까? 등등.
그동안 당청간에는 각을 세우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러다가 당대표나 원내대표가 한없이 미약하고 작게 느껴진 적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는 언론에서 “여당은 이에 굴종하고 있다”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그런데 보수층, 부동층에서 볼 때 반갑지 않게 보였는지 그 때마다 지지율도 출렁거렸다. 이것은 일심동체라면서 소통없이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해결하려 드는 행태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보인다. 어쨌든 파워 쉬프트(power shift)는 선거를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야 한다. 그 기회가 집권 4년차인 이번 총선이다. 때를 기다린 것과 찬스는 항상 공존하는 법이다. 오픈프라이머리나 긴급재정명령, 직권상정만 놓고 보면 여당대표의 역할이 너무나 아쉬웠다. 틀렸음에도 틀렸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묵시적 동조에 해당될 것이다. 정치지도자들은 어려울 때일수록, 복잡할수록, 그리고 탄압을 받을수록 정도(正道)로 갔던 경험적 교훈을 배워야 한다.
2016년에도 경제는 안갯속으로, 정치는 게임의 실험장으로 변할 게 뻔하다. 총선결과에 따라 정치지형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총선 기상도가 관심사다. 정치인에게는 공천이 생명줄이기 때문에 좌불안석(坐不安席)일 게다. 낙천이 가장 무섭고, 공천 룰도 사지로 몰아 넣는 도구가 된다. 선출직은 권한이 큰 만큼 주기적으로 피 말리는 고통도 크고 또 참아 내야 한다. 대통령이 당총재를 겸임했던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있는 것은 역사를 뒤로 돌리는 것이다. 권위와 권위주의를 착각해서는 안되며, 총재가 대표최고위원으로 바뀐 배경을 잊어서는 안된다.
신년을 맞아 국민들이 우선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정치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잘하면 격려해 주고 못하면 매를 들어 심판할 것이다. 따라서 당청관계에서는 껄끄러운 관계가 상대방에게 빌미를 제공하고 정권창출이 어렵다는 점에서 포덕취의(飽德醉義) 즉 덕을 베풀고 의를 취하면 그 즐거움이 남는다는 옛말을 제발 기억했으면 한다.
<외부 필진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

정용택 순천향대학교 외래교수  jyt31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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