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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성과와 의미
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겸 남북한문제연구 | 승인 2016.01.04 16:54|(190호)
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겸 남북한문제연구소장
2012년 이후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한국을 중심으로 동북아시아와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자국의 국익을 확대하기 위해 각각의 그랜드 플랜을 제시하고 재원확보와 관련 기구 설립 등 국가간 복합적이고 다자적인 경제협력 방안을 꾸준히 추진 중이다.

남·북·러 나진〜하산의 시범운송 사업과 성과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유라시아 국제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에서 ‘하나의 대륙, 창조의 대륙, 평화의 대륙’이라는 세 가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은 미국, 일본 등 태평양을 중심으로 한 해양무역 확대와 중국, 러시아 및 유라시아 대륙과의 협력 증진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가 신북방외교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공간은 지구 육지 면적의 40%, 세계인구의 71%,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한다.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하는 ‘경제 자유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고, 부산에서 북한을 통과하여 러시아와 중국을 걸쳐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고, 유라시아 동북부를 철도와 도로로 연결하는 복합 물류네트워크 구축을 의미한다. 특히 해양의 범위는 북극항로의 상업적 활용이 포함된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실효적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관련국들과의 공동번영을 추구하며 주요 핵심 영역에는 북·중과 북·러 접경지역이 포함된다. 가시적 성과 달성을 위해 2008년 이후 중단됐던 남·북·러 3각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재추진이 진행 중이다.
한·러 양국은 2013년 11월 초 박근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2010년 3월 북한의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정부의 5·24 대북 경제제재로 인해 한국 기업의 대북 직접투자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코레일, 포스코, 현대상선이 러시아 지분을 통해 간접 투자하는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이로써 포스코·현대상선·코레일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러시아 지분 중 49% 내지 50%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우회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 채택됐다.
러시아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나진〜하산의 54km 철도 연결에 이어 나진항 3호 부두 현대화를 달성했다. 나진항 현대화 사업은 2012년부터 시작돼 2014년 7월 중순에 마무리됐다. 사실상 러시아의 광산지역과 아시아 항만을 연결하는 최단 경로의 수출항만이 조성된 것이다. 러시아는 나진항 3호 부두 현대화에 700억 원 규모를 투자했고, 49년간 장기 임대와 화물터미널을 현대화하는 공사를 마무리했다. 이어 한국은 북한의 자유경제무역지대인 ‘나진선봉경제특구’ 개발 참여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코레일·포스코·현대상선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사를 구성하여 개발 참여에 대한 두 차례의 타당성 여부를 실시했다.
이런 절차를 실시한 이후 실질적으로 3차례 ‘시범운송’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우선, 1차 시범운송 사업은 2014년 11월 27일부터 29일 포스코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으로 진행됐다. 러시아 서시베리아 쿠즈네츠크 탄전(Kuznetsk Coal Basin)에서 생산된 석탄 4만 500t이 레닌스크-쿠즈네츠키 1역에서 하산역을 거쳐 나진항까지 철도를 통해 북한으로 운송되었고, 나진항에서 중국 선적 화물선으로 환적되어 포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포스코는 러시아 석탄회사에 400만 달러(약 44억 원)를 지불했다. 이 회사가 다시 북·러 합작사인 라손콘트란스에 대금을 송금했다. 아울러 포스코가 러시아 석탄회사에 지불했던 비용 중 5∼10% 수준인 2억 2천만∼4억 4천만 원은 북한에 항만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지원되었는데, 2010년 5·24 조치 이후 처음으로 한국 기업이 대북경협 자금을 북한에 지불한 셈이다.
1차 시범운송 이후 국내 화력발전을 담당하는 5개 발전회사들이 이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2차 시범운송은 2015년 4월 말 실시됐다. 1차와 동일하게 서시베리아 쿠즈바스 탄전에서 북한의 나진항까지 철도로 운송한 후 항로를 통해 국내로 운송됐다. 수입물량은 1차 시범운송보다 3배 증가했다. 제3차 시범운송은 2015년 12월 5일 나진항에서 생수를 실은 컨테이너 10동이 7일 부산항에 도착했다. 5·24 대북 제재 이후 처음으로 민간 컨테이너 화물이 나진항을 거쳐 수입된 것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의미와 과제
앞서 살펴본 대로 남·북·러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경제와 물류 영역이자 남·북한과 중·러를 포함하는 동북아 접경지역과 유라시아 지역의 ‘복합안보체제’의 구축과 연계된 것이다. 현재 북한의 반대와 체제의 불안정성으로 한·러의 접근이 제한되고 있지만, 북·중과 북·러 접경지역과 나진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국제정치의 변화에 의해 새롭게 평가되고 그 가능성이 제고되고 있다. 탈냉전 시대 남·북·러의 나진〜하산 프로젝트와 북·중 접경지역의 다자경제협력은 한반도와 유라시아 국제안보의 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는 전략적 뉴이니셔티브에 속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남·북·러 협력과 남·북·중과 북·중·러 협력 사업이 활성화된다면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고, 한반도의 긴장 완화 조성과 평화통일 기반 조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증장기적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유치와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 관계 진전 등 정치적인 이슈의 해결 없이 대규모의 복합적인 산업단지 조성은 어렵다. 지정학적으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가시적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한·중·러의 ‘개방성, 복합성, 지속성’을 바탕으로 주변국들과의 역내 평화와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상호보완적인 협력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부연하자면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추진 중인 ‘신동방정책’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 정책과 상호이익이 관철되기 때문에 이런 시너지 효과는 북한의 개방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와 향후 가스관 연결 사업과 러시아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해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경유하는 ‘유라시아 실크로드’ 시대 개막으로 달성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중국의 일대로 정책을 중심으로 나진항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투자를 유도해야 하며, 동시에 러시아의 나진항에 대한 전략적 접근과 활용성 증진 등 정치안보적 역학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겸 남북한문제연구  mjknews21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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