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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안보위기타개③남북합의문 발표 이후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국정 후반기 박근혜 대통령 통일대박으로 가는가?
김의상 기자 | 승인 2015.09.09 10:43|(186호)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반환점을 돌자마자 터진 남북고위급회담 합의문은 박근혜정부에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을 가져다주었다. 물론 박 대통령이 일관되게 추진했던 통일에 대한 원칙주의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세계의 흐름이라고도 볼 수 있다. 북한은 더 이상 개혁개방의 물결에 역행할 수 없게 되었고, 우리는 새로운 경제 도약을 위해서라도 북한 경제의 편입 없이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어 내기 힘든 입장이다. 북한 경제의 편입이란 북한과의 교류협력 증대를 의미한다. 최근 북한의 지뢰도발이 가져다 준 남북 정세의 변화는 기존과는 다른 어떤 것이 존재하는 듯하다. 그것이 무엇일까?
 
새벽 2시의 합의문
국민이 새벽까지 뜬눈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가운데 남북고위급회담이 극적으로 타결되었다. 8월 25일 새벽 2시. 그동안 긴장되었던 일촉즉발의 팽팽함이 눈 녹듯 풀리는 순간이었다. 지난 8월 4일 북한의 지뢰도발과 8월 10일 대북방송 실시, 이어진 8월 20일 포격사건으로 촉발된 대결 국면은 남북 간의 무력시위를 유발시켰고 전쟁 발발 직전의 위기 상황에까지 치달았다. 북한 준전시상태 진입, 우리 군 위치콘 상향조정. 일촉즉발.
 
그러나 북한의 제의로 고위급회담이 전격 열리면서 평화협상의 기대를 품게 했다. 고위급은 남한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한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등 소위 2+2 회담이다. 회담의 포인트는 남측은 지뢰도발 사과와 재발방지, 북측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이었다. 남측은 시도 때도 없는 북한 도발의 악순환을 끊고, 북한은 삐라 배포나 포격보다도 더 무서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원했다. 회담은 22일부터 시작하여 25일 새벽까지 불철주야 3박 4일간 마라톤회담으로 이어졌고, 양측은 주요 쟁점 사항에 대해서는 청와대와 평양에 각기 훈령을 받아가면서 협상을 계속했다. 표면상 고위급 접촉이었으나 실제로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간접 정상회담인 셈이었다. 그러는 동안 양측은 협상팀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각기 뒤에서 큰북을 치듯 무력시위를 과시하기도 했다.
 
25일 새벽 2시 남북 양측에서 6개항의 공동합의문이 발표되자 국민들은 환호하며 전쟁 위기가 해소된 데 대하여 안도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도 일제히 환영의 성명을 발표했다.
 
   
▲ 지난해 2월 25일 남북이산가족 상봉을 마치고 헤어짐이 아쉬워 눈물을 흘리며 다음 만남을 기약하고 있다.
이번 회담, 남북 서로 윈윈(win-win)
이번 회담의 성공은 쌍방의 윈윈이다. 북한은 당장 확성기 방송 중단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당초 포격도발도 확성기 방송 때문이었다. 우리는 지뢰도발에 대한 사과를 받아내고,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다시 방송을 재개한다는 뉘앙스를 담았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양측은 그것보다 훨씬 큰 소득을 얻게 되었다. 바로 1항과 5,6항의 합의사항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협상의 성공은 모두 국민이 하나로 힘을 모아준 덕택이라며 남북이 합의한 구체적 사업들을 후속 회담들을 통해서 원활하게 추진하여 남북 간 긴장을 해소하고 공동의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근혜정부 통일논의 탄력 받나? 2+2 고위급 접촉은 지난 7년여 동안 경색된 남북 간의 경색을 풀고 화해무드에 진입할 수 있는 절호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런 기회는 고도의 전략으로 세세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날려버릴 수도 있다. 후속으로 열리는 회담에서 우리가 각별한 마음가짐으로 상대에게 신뢰 있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동안 허공만 맴돌던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아 나아간다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도 드디어 가동될 기회를 얻게 됐다.
 
박근혜정부는 이명박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5·24조치와 금강산관광 금지조치 때문에 이렇다 할 대북정책을 구가하지도 못한 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드레스덴 선언’, ‘통일 대박론’ 등 대북 구상만 잇따라 내놓아 북한의 이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하고 집권 절반을 보냈다. 박 대통령은 이번 광복 70년·분단 70년을 계기로 획기적인 남북관계 개선책이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로 부풀었지만 북한의 DMZ 지뢰도발로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렸다. 실제로 박 대통령의 8·15담화에는 획기적인 대북 메시지가 당초에 들어 있었다고 한다. 얼마나 한심한 노릇인가. 우리 국민도 잔치 때마다 무력도발로 찬물을 끼얹는 북한의 소행에 더 이상 인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한 번 도발에 100배 갚아주기’를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고위급회담 합의는 그런 국민적 지원이 자산이 되었다.
 
정부는 북한 도발 악순환의 고리 끊기 원칙을 고수하고 대화를 통한 안보위기 극복에 성공하여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빛을 보게 되었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과 경원선 복원 사업 등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북측은 이번에 금강산관광 재개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5·24 대북제재 조치 완화 문제도 논의에 올랐지 않았겠는가. 합의문 제6항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바로 그런 맥락에서 선정된 항목일 것이다. 민간교류가 활성화되면 5·24조치는 많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근혜-김정은의 간접 회담이었다
이번 남북고위급 접촉은 남북정상회담을 대신해 이루어진 사실상 정상회담에 준하는 회담이었다. 양측이 이렇게 장시간 마주앉아 이야기함으로써 많은 부분 시각차를 서로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고 상대측의 문제에 대해서도 서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본다.
분단 이후 최장시간의 대화 그 자체로도 상호 이해의 계기를 마련했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것 역시 양측에게 소중한 자산이 되었을 것이다.
 
이번 2+2 회담은 남북관계 개선의 확실한 출발점이라고 평가해도 부족함이 없다. 이들의 장시간 회담이 이끌어낸 합의는 한반도를 전쟁위기에서 건진 값진 쾌거이며 한편의 서사시이다. 이런 면에서 2+2 즉 우리 측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북측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라인은 향후 남북의 대화채널로 굳어져도 좋을 것 같다.
 
   
▲ 지난 2007년 금강산 관광을 찾은 관광객들이 해금강의 절경을 만끽하고 있다.
남북이산가족 만남, 남북 협력사업 물꼬 트여야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이 바야흐로 눈앞에 전개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 합의문에 열거되었듯이 지금부터는 남북 각계각층의 대화와 협력사업이 물꼬가 트일 것이다. 이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가이드하고 관리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너무 오래 막혀 있던 길을 다시 가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예기치 않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민족 통일의 길을 개척하는 일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남북이산가족 상봉도 절대 중단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 8·15 경축사에서 박 대통령은 이산가족들의 생사확인을위해 이산가족 6만 명의 전체 명단을 북한에 전달하겠다고 말하고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을 연내에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랐다. 지난 70년 눈물과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드리는 일에 북한은 성의 있는 자세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이산가족이 금강산 면회소를 이용하여 수시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번 합의로 인해 올해 추석 전 이산가족 만남은 이제 가능하게 되었다. 이산가족의 만남이 열리면 금강산이 열리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과 맞물린 5·24조치만 해도 북한의 사과 문제 때문에 모든 교류가 막혀있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민간교류마저 포기하지 말고 우회해서 가는 길도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 합의문 6항은 민간교류협력을 활성화하는 조항이다. 이 조항은 5·24조치를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는 활발한 민간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박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국민 안위를 위협하는 북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면서 “도발과 위협은 고립과 파멸을 자초할 뿐”이라고 경고하면서도 “북한이 대화와 협력으로 나온다면 경제 발전의 기회를 잡을 것”이라며 “DMZ에 세계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하고 남북 간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면 유라시아 차원의 협력을 실현하는 새로운 축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진정한 광복은 민족 통일의 완성”이라며 “남북 간 보건의료와 안전협력체제를 구축하고, 학술 문화·체육 교류는 중단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2+2 합의로 박대통령의 구상이 상당부분 실현 가능해졌다고 보인다. 이번 남북화해는 일전불사(一戰不辭)의 각오로 남북 국민이 서로 목숨을 걸고 이뤄낸 합의이다. 어떤 암초에 부딪히더라도 민족을 위해 가야할 길, 통일의 길이라는 것을 가슴에 담고 상호 이해와 관용으로 포기하지 말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 우리 민족에게 통일은 대박이기 때문이다.

 

김의상 기자  estkin@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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