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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아시아 최초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한 골프 여제(女帝)“가장 큰 목표는 세계 명예의 전당과 LPGA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것”
한재희 기자 | 승인 2015.09.09 09:54|(186호)
이번에는 ‘아시아 최초’다. ‘최연소 우승’, ‘천재 골퍼’, ‘기록제조기’ 등 수식어를 이미 여러 번 갈아치운 박인비(27·KB금융)는 그녀가 가장 고대하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아시아 최초’가 됐다. 지난 8월 3일(한국시간), 박인비는 2015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세계에서 여자골퍼로는 일곱 번째로, 남녀 골퍼를 통틀어서는 사상 열세 번 째다. 타이거우즈와 미키 라이트에 이어 세 번째로 어린 나이에 이룬 대기록이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박인비의 이야기를 풀어본다.
 
   
▲ 박인비가 2015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후 우승컵에 입맞춤하고 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여러 시즌에 걸쳐 4개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는 것을 뜻한다. 박인비는 세 번째 도전 만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2013년에는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 US여자오픈에서 차례로 우승하면서 한 시즌에 LPGA투어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에 도전했었다. 하지만 마지막 대회였던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둬 아쉬움을 삼켜야만했다. 지난해에도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놓쳐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은 한 번 더 미루어졌다.
 
될성부른 떡잎에서 여제가 되기까지
박인비가 골프선수가 된 데에는 부모님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박인비의 가족은 3대가 모두 골프와 깊은 인연을 지니고 있다. 할아버지(박병준·83)는 1970년 골프를 시작했고, 아버지(박건규·54)는 한때 언더파를 칠 정도로 아마추어 고수였다. 어머니(김성자·52) 역시 일찌감치 골프를 배웠다. 박인비는 “어머니가 나를 임신하고도 7개월간 골프를 쳐 아마 그 피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것 같다”며 골프선수로 성장하는 데 가족의 영향이 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박인비를 ‘모태 골퍼’라 부르는 이유다. 그녀는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골프를 시작하고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일찌감치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나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했다. 아마추어 시절인 2002년, US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등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006년 프로로 전향한 후 LPGA 2부 투어부터 출발해 2007년 LPGA투어에 입성했다. 다음해인 2008년에는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최연소 나이(19세)로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2012년에는 3승, 2013년에는 메이저 3개 대회를 연속 제패하며 최고의 선수가 됐다. 올해에는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을 포함해 벌써 4승을 기록하며 여자 골프의 전설로 기록되는 중이다.
 
가족은 나의 힘
그녀가 늘 최고였던 것은 아니다.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 직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해 시즌 종료까지 상위권에 진입한 것은 단 한 번뿐이었다. 이듬해부터는 걷잡을 수 없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유 모를 슬럼프는 길어졌다. 4년 동안 이어진 긴 방황을 끝낼 수 있었던 것은 가족과 지난해 백년가약을 맺은 남편(남기협·34) 덕분이다.
 
결혼하기 전인 2011년부터 현재의 남편과 스윙 교정을 시작해 완전히 새로운 스윙을 몸에 익혔다. 박인비는 “남편을 믿었기에 스윙을 바꾸는 것이 가능했다”며 그를 향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항상 곁에 있어주는 가족도 큰 버팀목이었다. 박인비에게 ‘가족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그는 “가족이 없으면 나도 없고, 가족은 모든 ‘희로애락’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까지 내가 이룬 모든 것들은 가족 없이 이룰 수 없는 일이었고, 가족은 항상 1순위였다”고 답했다. 빨리 겪은 슬럼프는 오히려 득이 됐다. 부진에 빠지더라도 쉽게 극복할 수 있는 면역력이 생긴 것이다. 박인비의 강한 정신력의 원천은 바로 슬럼프를극복해낸 경험이다.
 
논란 일축, 가장 큰 목표를 위해 노력할 것
박인비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놓고 요즘 세계 골프계에서는 논란이 한창이다. 여자 골프 메이저 대회는 당초 US여자오픈, LPGA챔피언십, 브리티시여자오픈, 나비스코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 등 4개였다. 그러다 2013년 에비앙챔피언십이 메이저로 격상되면서 5개로 늘어났다. 박인비는 현재 메이저로 분류된 5개 대회를 모두 우승한 경력이 있지만, 에비앙챔피언십의 경우 메이저로 격상되기 전인 2012년에 우승을 했다. 상당수 미국·유럽 언론이 “모든 메이저 대회를 우승해야 그랜드슬램으로 인정하며, 박인비의 경우 2013년 이후 에비앙챔피언십 우승 경력이 없기 때문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박인비는 논란에 대해 “에비앙챔피언십은 메이저로 승격하기 1년 전인 2012년 이미 우승해 욕심이 없다”며 “그렇다면 레전드들은 다시 에비앙에서 우승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LPGA투어 역시 “그랜드슬램은 원칙적으로 4개 메이저 대회 우승을 뜻하며,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한 상태다.
 
논란을 뒤로하고 그녀의 새로운 목표는 세계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것이다. 자신의 이름이 사람들에게 기억됐으면 좋겠다며 세계 명예의 전당과 LPGA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인비의 별명은 “침묵의 암살자”다. 경기 중 표정 변화가 없고 어떤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에서 붙여졌다.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과 강한 정신력으로 새로운 기록을 써나가고 있는 박인비의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한재희 기자  wisehan@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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