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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국회의사당 준공 40주년 기념행사 열려
정경NEWS | 승인 2015.09.01 18:16|(186호)
종이통장이 120여 년 만에 사라진다. 금융감독원은 2017년 9월부터 종이통장의 발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종이통장에 들어가는 비용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앞으로 2년간 서서히 종이통장을 없애다가 2017년부터는 발행을 중단하고 본인이 꼭 원할 경우에만 발행을 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이미 디지털로 가득하고 분명 무통장계좌의 장점도 많다. 하지만 종이통장은 단순한 계좌의 의미를 넘어 우리네 삶의 일부로 여겨졌다. 첫 월급을 받고 한푼 두푼 모아 통장에 목돈이 찍히는 과정을 보며 돈 모으는 재미도 알게 되고 돈의 소중함도 깨달았다.
 
1897년 최초의 근대 은행인 한성은행 설립 이후 120년 만에 종이통장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사진은 고객의 취향에 맞춰 고를 수 있도록 디자인된 종이통장들.
종이통장 퇴출은 시대적 흐름
지난 5월 말 기준 은행 계좌 중 종이통장이 발행된 계좌는 2억 7천만 개다. 국민 한 사람당 평균 5~6개의 종이통장을 갖고 있는 셈이다. 종이통장을 제작하는 비용은 개당 300원 정도지만 관리비용까지 감안하면 5,000원에서 많게는 18,000원까지 든다. 통장 분실과 훼손 등의 이유로 재발급을 받으려면 2,000원을 내고 재발급 받아야 하는데 통장 재발급을 위해 고객이 부담하는 수수료만 매년 60여억 원이다. 이를 막기 위해 금융감독원은 전면적인 전자통장 운영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7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통장기반 금융거래 관행 등 혁신 방안’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통장 분실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피해도 많다”며 또 “불법거래용 ‘대포통장’ 개설 피해를 막기 위해서도 전자통장 운영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전자통장은 체크카드의 집적회로(IC) 칩에 통장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잔액이 찍힌 종이통장이 없으면 해킹으로 은행 전산서버가 날아갔을 때 그동안 모은 돈을 모두 잃는 최악의 상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농협 통장에서 돈 2,000만 원이 쥐도 새도 모르게 빠져나가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2009년 ‘7·7DDoS 사건’, 2011년 ‘농협 전산장애 사건’, 그리고 2013년 방송사와 은행 전산망 마비 사태 등 전산서버만 믿고 있기 힘든 사고가 여러 차례 있었다.
종이통장은 미국·영국 등에서는 금융거래가 전산화되면서 대부분 사라졌다. 미국은 1990년대, 영국은 2000년대에 종이통장을 없앴다. 중국도 2010년대 들어서는 소비자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통장을 발급해주는데, 그 비율이 20% 정도다.
 
7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이 ‘통장기반 금융거래 관행 등 혁신 방안’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금감원은 종이통장 발행의 단계적 감축, 무통장 거래관행의 원활한 정착을 위한 보완대책, 장기미사용 금융계좌 정리 등에 대한 방안을 발표했다.
어쩔 수 없는 아쉬움
세계적으로 전자통장 운영이 대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통장은 서민들에게 꿈을 실현시켜 주는 도구였다. 통장에 차곡차곡 쌓이는 돈으로 꿈을 성취할 수 있었기에 종이 이상의 큰 의미를 가졌다. 그동안 우리 국민은 내집 장만, 자녀 교육, 결혼자금 마련 등 종류별로 통장을 만들어 장밋빛 미래를 그려왔다. 매일 밤 어머니가 통장을 좌르륵 펼친 채 장부를 정리하는 모습도 많은 이들의 추억이다. 이렇게 은행 계좌와 종이통장의 관계는 몇 푼의 이자만 가지고 따질 수 없는 존재다. 은행과 금융당국이 통장을 비용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아쉽다.
아버지가 어머니께 건네는 월급봉투가 사라졌듯 종이통장이 사라지는 것 또한 시대적인 흐름이다. 하지만 아직도 장년층일수록 종이통장 거래를 선호하는 편이다. 평생 종이통장으로 거래해 온 오랜 거래 습관도 있고 인터넷·모바일뱅킹에 서툴거나 안전성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들을 위한 배려를 계속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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