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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평화적 핵협상 타결과 북핵 문제
정경NEWS | 승인 2015.09.01 18:12|(186호)
   
▲ 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겸 남북한문제연구소장
지난 7월 15일 이란의 핵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란 핵문제는 2002년 8월 반정부단체가 비밀 우라늄농축 시설을 폭로하면서 제기됐다. 이어 2013년 10월 이란 핵문제에 대한 재협상에 들어간 지 21개월 만에 해결됐다. 이로써 미국을 포함해 유엔(UN)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그리고 독일, EU 대표와 이란은 “핵무기 개발이나 확보를 할 수 없고, 핵농축 활동을 통한 핵개발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을 채택했다.
 
이란 핵협상의 주요 내용과 과제
핵협상 타결 이후 이란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우선, 이란의 핵관련 활동은 10년간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를 2/3 가량 줄여 5,060기로 제한됐다. 이란은 15년간 저농축 우라늄을 98% 줄여서 3.67% 농축분 300kg만 보유할 수 있다. 둘째, 15년간 새로운 우라늄 농축 시설이나 중수로 원자로 건설이 금지됐다. 신형 원심분리기를 중심으로 한 이란의 농축 및 이를 위한 핵기술 연구 개발(R&D)은 나탄즈(Natanz) 시설로 한정하고,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포르도(Fordow) 농축 시설에선 연구용 핵물질 저장을 할 수 없다. 이란은 합의안 이행 직후부터 10년간 나탄즈에서 신형 원심분리기(IR-4, IR-5, IR-6, IR-7, IR-8)의 연구는 계속할 수 있지만 우라늄 농축은 할 수 없다. 다단계(cascade) 방식이 아닌 최고 2단계까지의 기계적 실험만 가능해졌다.
셋째, 이란 핵협상 타결에서 최대 쟁점 중 하나는 IAEA의 핵 시설 사찰 범위와 방식이었는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파르친(Parchin) 군사시설을 포함해 의심되는 시설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참가국 대표로 이루어진 중재기구와 협의를 거치도록 했다. 일방적 접근이 아닌 이란과 주요 6개국으로 구성된 중재 기구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IAEA는 확실히 해명되지 않았던 2003년 이전 이란의 핵활동까지 포함하여 핵시설과 인력에 대한 사찰 결과를 사무총장은 오는 12월 15일쯤에 제출해야 한다. 넷째, 이란의 핵 활동을 제한했던 조치로 취했던 미국과 EU의 경제 및 금융 제재는 IAEA 사찰 결과 이후인 내년 초 해제될 예정이다. 이런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될 경우 2016년 초 미국과 EU에 의해 실시된 대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된다. 그러나 만약 이란 핵협상 타결 핵활동 제한과 관련한 협상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즉 불이행시에는 ‘스냅백(snap back)’ 조항에 의해 65일 안에 제재가 복원된다. 그밖에 UN의 대이란 무기금수는 향후 5년, 탄도미사일에 대한 제재는 8년간 유지된다. 이란과 주요 6개국은 최소 2년에 한번 타결안 이행 상황을 공동으로 점검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이란 핵협상은 평화적 핵농축 활동을 ‘제한적’으로 허용한 것이고, 핵무기 개발을 여러 측면에서 전면 차단한 것이다.
 
이란 핵협상 교훈과 북한의 선택
위와 같은 국제협력을 통해 타결된 이란 핵협상과 달리 현재 중단 상태에 있는 북핵 협상의 걸림돌에 대해 고려해봐야 한다. 이란 핵협상 해결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미국 주도 하에 협상 참여국들의 강한 타결 의지가 작용했다. 또 이란과 특수한 관계를 유지해온 러시아의 적극적인 중재 역할도 중요했다. 지난 20여 년 동안 북한의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미 양자 회담을 비롯해서 6자회담 등 다양한 채널과 국제협력이 시도됐다. 그런데 과연 이란 핵협상과 유사한 국제협력과 외교적 노력이 북한 핵문제 해결에 적용될 수 있을까? 그러나 상황은 그다지 긍정적이거나 낙관적이지 않다.
이란과 북한 핵은 개발 수준에서 큰 차이가 있다. 우선, 이란의 핵개발 의혹은 핵농축이 원전을 위한 평화적 핵활동 단계였지만, 북한은 초기 평화적 핵활동을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세 차례(2006년과 2009년, 2013년) 핵실험을 단행했다. 이어 북한은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2012년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했다. 2013년 4월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한 법”까지 만들었다.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자처하고, 핵능력 강화에 주력 중이다. 아울러 양국의 정권 상황에도 큰 차이가 난다. 이란 핵협상에서 잘 드러났듯이 지도자의 핵개발에 대한 의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란은 2005년 집권한 강경파지도자였던 아흐마디네자드(Mahmoud Ahmadinejad) 대통령은 협상보다는 핵농축 재개와 성공을 선언했다. 2006년 이후 네 차례의 UN 안보리 제재결의가 적용됐다. 그러나 2013년 온건파인 로하니(Hassan Rouhani) 대통령은 정권 출범 이후 평화적 핵협상을 통해 경제 제재 수순을 선택했다.
반면 북한은 3대 세습의 절대정권을 유지해온 절대권력을 유지해온 폐쇄사회로 강온파의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 김일성 정권 하에서 시작된 핵개발은 생존유지의 자구책이자 유훈사업이다. 김정일은 북미 양자회담을 통해 제네바 협상 타결이나 6자회담을 통해 평화적 핵문제 해결을 모색했지만, 핵협상 무력화와 핵개발 유지 등 이른바 ‘벼랑끝 전술’을 통해 의도적으로 대결을 반복해왔다. 심지어 김정은은 유훈사업을 운운하면서 2013년 3월 ‘경제개발과 핵 병진 노선’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비핵화가 아닌 평화협정이나 군축 등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북한의 반응은 예상대로 강경 일변도다. 북한은 주요국 대사들을 동원해 국제사회에 강력하게 ‘핵포기 불가’ 입장을 피력했다. 사실상 북핵 해결을 위한 남북대화와 국제적 채널은 중단된 상태다. 북한과 6자회담은 2008년 이미 중단됐고, 중재국 중국과는 2013년 3차 핵실험 감행과 장성택 처형 이후 더 악화됐다. 북한은 대화를 거부한 채 핵·미사일의 지속적인 개발과 핵탄두 소형화뿐만 아니라 투발수단까지 집중적으로 집중 개발 중이다. 이에 한·미 양국은 군사적으로 킬체인(Kill Chian)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를 중심으로 억제전략을 구사 중이다.
오는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전후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4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UN 등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가 단행될 것이고, 한반도에서 긴장은 더욱 더 고조될 것이다. 하루 빨리 북한은 무력도발을 멈추고 이란 핵협상을 교훈 삼아 6자회담을 통해 비핵화 수순을 선택해야 한다. 아울러 남북관계 개선과 대화 재개를 위해 정부와 국제사회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경NEWS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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