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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과 해결하는 법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승인 2015.08.06 12:15|(185호)
   
▲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2008년 이후 중국은 GDP 1위안이 늘어날 때마다 빚은 2.79위안이 증가하였다.” 중국 증시가 크게 출렁거릴 때 서방전문가들이 내린 분석이다. 신용에 바탕을 둔 중국의 경기부양책은 2008년부터 본격화되었다고 하지만 이 수치는 무척 흥미롭다.
 
경제 건전성의 척도:빚 증가 속도 vs 경제성장 속도
간략하게 말하자면 빚의 증가속도와 경제성장 속도를 비교하는 일은 한 나라 경제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변수이다. 물론 빚이 늘어나는 속도와 성장률 사이에는 일정한 시차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대체적으로 한 나라가 얼마나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빚이 크게 늘어나는 데 반해서 성장률이 정체상태를 면하지 못한다면 자본이 낭비되고 있음을 뜻한다. 낭비는 첫째, 자본이 비효율적인 분야로 흘러 들어가고 있거나 둘째, 해외나 장롱으로 퇴장되어버리는 것을 말한다.
빚 문제는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알리안츠그룹이 발표한 ‘글로벌 웰스 리포트’에 의하면 한국의 가계부채비율(GDP 대비 부채 비중)은 92.2%로 아시아 평균 40%를 넘어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였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부채증가율이 5.7%로 전 세게 부채 증가율 3.6%를 크게 웃돌았다는 점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가계, 기업 그리고 공공부문 부채증가율을 조사해 보면 우리 경제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마도 부채증가율은 평균 경제성장률을 매년 1~3% 정도 상회하는 기록을 남기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상태가 오래갈 수는 없다. 이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자본의 낭비가 발생하지 않게 원활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도록 조치를 취하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성장률의 복원을 위해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일이다.
최근에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부실 기업 정리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업황이 악화되면서 부실화 조짐이 심한 조선, 해운, 건설, 철강 등이 채권단이 주도하는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본다. 일부 업종에서는 과거의 구조조정 선례처럼 정부 개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자생력을 상실한 기업들의 원활한 구조조정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자원의 낭비를 막는 방법이다.
다른 방법은 훨씬 공세적인 조치를 취하는 일이다. 그것은 성장률의 복원을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추가적인 조치는 없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이다. 창조나 혁신은 말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성장률의 복원은 누군가 돈을 벌기 위해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만들 때 가능한 일이다.
 
저성장, 저출산과의 전쟁
우리는 ‘범죄와의 전쟁’과 같은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이즘에서 우리는 ‘저성장과의 전쟁’과 같은 표현을 사용해도 좋다. 그곳에는 ‘저출산과의 전쟁’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솔직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젊은이들이 괜찮은 직장을 구하기 힘들고, 이처럼 주거비가 높은 상태에서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라고 권할 수 있는가?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우리 시대는 더 힘들었다고 이야기할 수지 모르지만 솔직히 필자는 이런 상태에서 아이를 낳아서 키우라는 이야기를 자신 있게 하기 힘들다.
 
고정관념을 뛰어넘어야…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저성장과 저출산 문제를 같은 반열에서 다루어야 한다. 그것은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는 일이다. 예를 한 가지 들어보자. 치산치수(治山治水) 정책 덕분에 우리나라는 산림 선진국이 되었다. 울창하게 만들어진 산림을 볼 때마다 참으로 장하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때 우리는 근본적인 고민을 해봐야 한다. 이렇게 잘 가꾼 숲을 보기만 해서야 되겠는가? 사람이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는 없는가? 당연히 깨끗한 환경보전을 지고지순의 목표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고정관념일 가능성은 없는지 생각해 보자.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를 방문할 때면 우리와 사정이 다르겠지만 산지 곳곳에 주거지가 마련되어있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물론 그들은 역사적으로 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 외침과 전염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일 말이다. 그러나 잘 가꾼 산지의 일정 지역에 제2의 집을 가질 수 있게 만든다면 어떨까? 황당한 것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우리가 지금 취해야 하는 것은 다수가 찬성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 기준으로 다소 황당한 아이디어일 수도 있다.
도심지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그린벨트에 대해서도 성역화된 고정관념이 아닌지 생각해보자. 서울과 경기도 일원에는 지하철과 도시철도가 잘 연결되어있다. 결혼한 젊은이들과 어린아이들을 낳아 키우는 젊은 부부를 위하여 이미 깔린 지하철이나 철도망 주변을 중심으로 과감하게 택지 공급을 늘려보면 어떨까? 택지 공급을 늘리는 것을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인센티브제도와 연계하는 방법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이미 놓여있는 기반시설을 기초로 그린벨트 고유의 기능을 상실한 땅들을 택지로 적극적으로 공급하는 일은 저출산과 수요 확대, 두 가지 토끼를 동시에 접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조치들보다 더 과감한 선택은 수도권의 입지 규제를 좀 더 과감하게 푸는 것이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아우성을 칠 것이다. 환경 단체도 들고 일어날 것이다. 이런 반대가 옳다고 생각하면 다른 대책은 없다. 이렇게 세월을 흘려보내면서 늙어가는 별 볼 일 없는 나라로 전락할 수에 없다.
내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곁에 저성장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자원이 널려 있는데 왜 그런 것들을 활용할 생각을 하지 못할까?’하는 점이다. 이 글을 쓸 즈음에 중앙일보의 한 언론인이 ‘2030세대는 미래에 뭘 먹고사나?’라는 칼럼을 기고하였다. “지금 한국의 국내외적 환경을 둘러보면 저성장의 탈출구는 아무리 생각해도 북한밖에 없다.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것도 북한과의 경제협력뿐이다.” 북한 대안론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 너무 커다. 그런데 필자가 제안한 방법은 지금 당장 100퍼센트 통제권을 갖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생각이 짧고 좁으면 고생할 수밖에 없다.
<외부 필진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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